불가피해진 '손흥민 없는' 전술... 4년 준비한 벤투호 '초비상'

김명석 기자  |  2022.11.04 05:45
파울루 벤투 감독(왼쪽 3번째)이 3일 파주 NFC에서 열린 축구대표팀 훈련에서 선수들에게 훈련을 지시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파울루 벤투 감독(왼쪽 3번째)이 3일 파주 NFC에서 열린 축구대표팀 훈련에서 선수들에게 훈련을 지시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그야말로 초대형 악재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주장이자 에이스 손흥민(30·토트넘)이 결국 수술대에 오른다. 복귀 시기를 두고는 현지에서도 의견이 크게 엇갈리는 가운데,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포함되더라도 경기 출전은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사실상 남은 기간 '손흥민 없는' 전술을 새롭게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토트넘 구단은 지난 3일(한국시간) 손흥민의 왼쪽 눈 부위가 골절돼 수술을 받게 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손흥민은 전날 열린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마르세유(프랑스)전에서 찬셀 음벰바의 어깨에 얼굴을 강하게 부딪쳤다. 현지에선 늦어도 5일엔 수술대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회복 속도에 따라 보호 장비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이르면 다음 주 경기에 출전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수술을 받는 만큼 사실상 손흥민의 월드컵 꿈이 산산조각이 났다는 일부 현지 보도도 있다. 구단에서 아직 정확한 부상 정도를 공개하지는 않아 재활 기간이 얼마나 필요한지는 수술 이후에나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다만 아무래도 수술이 필요할 정도의 부상인 데다, 만약 안와골절일 경우 적어도 4~6주는 재활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빠른 회복은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자칫 무리하게 출전을 강행했다가 강한 충격이라도 받으면 수술 부위가 다시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게 조재영 경희대병원 성형외과 교수가 뉴시스를 통해 밝힌 내용이다.

지난 2일 마르세유전에서 부상을 당한 뒤 부어오른 손흥민의 얼굴 모습. /사진=중계화면 캡처 지난 2일 마르세유전에서 부상을 당한 뒤 부어오른 손흥민의 얼굴 모습. /사진=중계화면 캡처
월드컵을 앞두고 그야말로 청천벽력의 소식을 접한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축구대표팀 감독 입장에서도 머리가 아파질 수밖에 없다. 손흥민이 최종 엔트리에 포함되더라도, 더 큰 부상 위험을 무릅쓰고 경기에 출전시키는 무리한 선택을 하지 않는 한 벤치나 라커룸에서의 역할에만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그라운드에선 손흥민이 없는 공격 전술로 전환해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다.

문제는 지난 4년을 준비하는 동안 손흥민이 없는 '플랜 B'는 사실상 없다는 점이다. 월드컵 예선 등 중요한 경기를 제외하더라도 평가전 등에서조차 대부분 손흥민을 풀타임으로 기용했기 때문이다. 부상 등 출전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 아닌 경기에서 벤투 감독이 직접 손흥민을 선발에서 제외한 건 4년간 단 1경기, 지난해 6월 당시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당시 204위 스리랑카전이 유일했을 정도다. 그 외의 경기에선 대부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A매치 기간마다 손흥민의 혹사 논란이 일었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그동안 벤투호 공격 전술에 변화가 이뤄지더라도 핵심은 결국 손흥민의 위치 변화 정도였다. 물론 에이스인 손흥민이 그 중심에 서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의 체력 안배 등을 통해 보다 많은 공격 자원들을 시험대에 올려 공격진 풀을 넓히거나 다양한 전술 등을 찾으려는 준비는 사실상 없었던 것이다. 이강인(마요르카)이 지난 9월 소집 후 단 1분도 출전 기회를 받지 못했던 것도 같은 맥락일 수 있다.

손흥민의 부상이 예상보다 심각하지 않고 재활 역시 빠르게 끝나 정상적으로 월드컵에 나설 수 있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벤투 감독 입장에선 남은 기간 플랜 B를 빠르게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문제는 남은 평가전은 오는 11일 열리는 국내파 중심의 아이슬란드전이 유일하고, 현지 평가전은 없다는 점이다. 손흥민이 없는 전술을 제대로 된 시험대에 올릴 기회조차 없이 월드컵에 나서야 한다는 의미다. 지난 4년을 준비한 벤투호는 월드컵 첫 경기 20일을 앞두고 초비상이 걸린 것이다.

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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