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에 김진수까지, 결국 벤투도 분노한 '부상 변수'

김명석 기자  |  2022.11.11 05:45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수비수 김진수. /사진=대한축구협회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수비수 김진수. /사진=대한축구협회
카타르 월드컵을 앞둔 벤투호에 또 다른 부상 변수가 생겼다. 손흥민(30·토트넘)에 이어 이번엔 김진수(30·전북현대)다. 손흥민처럼 수술대에 오른 정도는 아니지만, 훈련 복귀 시기가 미정이라는 게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의 설명이다.


벤투 감독은 아이슬란드와의 평가전(11일)을 하루 앞둔 10일 경기 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김진수의 상태는 좋지 않다.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내일(아이슬란드전)도 출전은 못할 것이고, 언제부터 훈련에 합류할지도 미정이다.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수는 소속팀 경기를 모두 마친 지난 3일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 입소했지만, 지금까지 줄곧 훈련에서 제외돼 재활에만 전념했다. 지난달 열린 FC서울과 FA컵 결승 2차전에서 당한 햄스트링 부상 여파다.

문제는 지난 6월 K리그 경기 도중에도 벤투 감독 앞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들것에 실려나갈 정도로 이번 시즌 반복되고 있는 부상이라는 점이다. 여기에 올 시즌 그야말로 혹사 수준으로 경기에 출전한 피로도까지 누적되면서 회복이 더뎌지고 있는 상황이다.

벤투 감독이 이례적으로 분노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이날 벤투 감독은 "김진수 부상에 대해서는 놀랍지는 않다"며 시즌 내내 이어진 강행군에 시즌 막판 홈 앤드 원정 방식으로 진행된 FA컵 결승전 일정 등 소속팀 전북과 대한축구협회를 겨냥해 날선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K리그 막판까지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심지어 마지막 경기(인천유나이티드전)는 우승이 무산된 상황에서도 김진수는 60분, 김문환(27·전북)은 90분을 소화했다. 컵대회 결승도 1, 2차전으로 진행됐다"며 "선수들 휴식은 필요 없고 중요한 게 돈, 스폰서가 아닌가 생각한다. 대표팀이 한국에서는 중요하지 않다고 보는 것 같다는 게 내 의견"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월 FC서울과의 FA컵 결승 1차전에 출전한 전북현대 수비수 김진수(오른쪽). /사진=대한축구협회 지난 10월 FC서울과의 FA컵 결승 1차전에 출전한 전북현대 수비수 김진수(오른쪽). /사진=대한축구협회
가뜩이나 월드컵 일정 탓에 K리그 강행군이 이어져온 데다 소속팀 전북이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4강)와 FA컵(우승)까지 치르는 과정에서 김진수에게 적절한 휴식이 보장되지 못한 점, 또 대한축구협회가 월드컵을 앞둔 시즌 막판 3일 간격으로 FA컵 결승 1·2차전 일정을 잡은 점에 대해 강하게 아쉬움을 드러낸 것이다. 월드컵을 준비하는 대표팀과 선수들을 위해 소속팀과 협회의 배려가 부족했다는 게 벤투 감독의 주장인 것이다.

이미 2014년 브라질 대회와 2018년 러시아 대회에도 각각 발목과 무릎 부상으로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낙마했던 김진수는 세 번째 아픔만은 피하기 위해 재활에 전념하고 있다. 그러나 "훈련마저 언제부터 복귀할 수 있을지 미정"이라는 벤투 감독의 우려를 돌아보면 '최악의 상황'에도 어느 정도는 대비가 필요한 처지까지 몰렸다. 일찌감치 김진수를 왼쪽 측면 수비수 핵심으로 분류한 벤투 감독이 분노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문제는 김진수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닐 경우 대안은 지난해 말부터 사실상 대표팀 주전 경쟁에서 밀린 홍철(32·대구FC)이 사실상 유일하다는 점이다. 홍철 외에 박민규(27·수원FC)가 지난 3월과 6월, 그리고 이번 아이슬란드전에 소집되긴 했지만 앞선 두 차례 6경기 모두 벤치만 지키거나 엔트리에서 아예 제외되는 등 아직 A매치 데뷔전조차 치르지 못한 상황이다.

11일 오후 8시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아이슬란드와의 월드컵 전 마지막 평가전을 통해 최소한의 대비를 하는 것도 중요해졌다. 벤투 감독은 "월드컵 전 마지막 경기인만큼 중요하지만, 소집 후 이 경기만 보고 준비한 건 아니고 그 이상을 생각하면서 준비했다"며 "최종 명단 구성을 앞두고 최선의 결정을 하기 위해 이번 소집을 진행했다. 최종 엔트리는 경기 후 결정을 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이슬란드는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62위로 한국(28위)보다 34계단 낮은 팀이다. 역대 전적에서는 1전 1승으로 한국이 앞서 있다. 지난 1월 튀르키예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5-1 대승을 거뒀다. 이번 대표팀은 대부분 아이슬란드 자국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로 구성됐고, 23명 중 13명은 2003년생을 포함해 23세 이하 선수들이다. A매치 출전 경험이 5경기 이상 있는 선수는 4명 뿐이다.

기자회견 중인 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기자회견 중인 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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