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구단주가 다 있다, 프런트 건의 적극 수용→통 큰 재계약 결단 '우승 방점'

인천=심혜진 기자  |  2022.11.09 06:18
정용진 SSG 구단주./사진=뉴스1 정용진 SSG 구단주./사진=뉴스1
SSG 랜더스 프런트는 지난 7일 한국시리즈 5차전이 끝난 후 눈물을 쏟았다. 우승을 확정짓는 경기는 아니었다. 그만큼 감격스러운 승리였기 때문이다. 배경은 또 있다.


SSG는 5차전을 앞두고 김원형(50) 감독과 재계약 소식을 전했다. 자세한 조건은 나누지 않은 상태로 재계약하기로 했다는 방침을 공개한 것이다.

이례적이다. 한국시리즈 도중 사령탑의 재계약을 체결한 사레는 극히 드물다.

그 배경에는 정용진(54) SSG 구단주의 화끈한 결단이 있었다. 이는 SSG의 창단 첫 통합 우승에 방점을 찍었다.

SSG는 KBO리그 역대 최초로 정규시즌에서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1위를 한 번도 뺏기지 않고 우승을 차지하는 와이어 투 와이어 위업을 달성했다. 그리고 김원형 감독의 재계약을 논의한 시점은 10월 8일 대구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정규시즌 최종전을 치르고 1위 축승회를 할 때였다.

정용진 구단주도 참석한 행사에서 당시 재계약을 하겠다는 원론적인 얘기만 오갔다. SSG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고 알리는 것도 나쁘지 않았기에 바로 외부에 공개하지는 않았다. 계약 조건 협의도 한국시리즈 이후로 미뤘다.

그런데 상황이 급변했다. 한국시리즈에서 키움이 매서운 반격을 하며 시리즈 전적 2승 2패로 맞춘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LG가 올해 구단 최다승(87승) 신기록을 작성하며 정규시즌 2위를 이뤄낸 류지현 감독과 결별하고 염경엽 감독을 선임하자 야구계 안팎으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할 경우 김원형 감독도 재계약에 이르지 못한다는 루머였다.

이를 파악한 SSG 프런트는 결단을 내렸다. 소문을 잠재우고 현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5차전을 앞두고 재계약을 발표하기로 했다. 그러기 위해선 정용진 구단주의 결재가 필요했다. 평소보다 일찍 인천 SSG랜더스필드에 도착한 정 구단주에게 프런트가 건의했고, 정 구단주는 흔쾌히 재가했다.

SSG 관계자는 "구단주가 프런트의 의견을 적극 수용해준 케이스다. 정말 의미있는 행보가 아닐 수 없다. 정용진 구단주의 통큰 결단이 있었기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경기는 생각대로 풀리지는 않았다. 구단은 선수들이 구단주의 '깜짝 선물'을 알고 경기에 좀더 집중하도록 경기 시작 1시간 전에 발표했는데, 의도한 대로 되지는 않았다. 갑작스러운 발표에 해당 사실을 모르는 선수들도 꽤 있었다.

경기는 오히려 끌려갔다. 에이스 김광현이 초반 난타당하면서 0-4로 뒤졌다. 하지만 경기 막판 드라마가 쓰였다. 8회말 최정이 추격의 2점 홈런으로 따라갔고, 김강민이 9회말 무사 1, 3루에서 만화보다 더한 대타 끝내기 역전 3점 홈런을 작렬시켜 승리로 이끌었다. 이보다 극적인 승리는 없었다.

더그아웃 한 편에서 SSG 프런트는 눈물을 흘렸다. 마음고생을 더는 눈물이자 기쁨의 눈물이었다. 만약 패했다면 정용진 구단주의 결단이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었다. 오히려 재계약 발표가 독이 됐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끝내기 승리로 장식했고, 구단도 한숨돌릴 수 있었다. 이후 SSG는 5차전 승리를 발판삼아 6차전도 잡으며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일궈냈다. 정용진 구단주의 결단이 SSG 구단에게는 큰 힘이 된 것은 분명하다.

통합 우승을 거머쥔 SSG 정용진 구단주(앞줄 오른쪽 두 번째)와 민경삼 대표, 김원형 감독과 주장 한유섬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환호하고 있다. 통합 우승을 거머쥔 SSG 정용진 구단주(앞줄 오른쪽 두 번째)와 민경삼 대표, 김원형 감독과 주장 한유섬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환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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