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재수' LG 임찬규 심경고백 "쥐죽은듯이 지냈어요, 우승에 헌신 못해 미안해서..." [★인터뷰]

김우종 기자  |  2022.11.16 19:51
LG 임찬규. LG 임찬규.
그동안 어떻게 지냈냐는 말에 "쥐죽은 듯이 지냈어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늘 생글생글 웃으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했던 임찬규(30)였지만, 그랬던 그 역시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고백했다.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플레이오프 3차전이 열린 서울 고척스카이돔. LG가 4-6으로 뒤진 가운데, 8회말 키움의 공격. LG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올 시즌 내내 선발로 뛰었던 임찬규였다. 본인은 물론, 보는 팬들도 생소하게 느껴졌던 불펜 투수 임찬규의 투입. 선두타자 야시엘 푸이그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후속 3타자를 깔끔하게 범타 처리하며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2022 시즌 임찬규의 마지막 투구였다.

LG 팬들 모두가 기대했던 한국시리즈 진출 그리고 우승을 또 다음으로 기약한 올 한 해, 임찬규는 생애 첫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었다. 프로야구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영광의 기회인 FA. 그러나 임찬규는 고심 끝에 FA 권리를 행사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

임찬규는 15일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제가 시즌 때 잘하지 못했기에 (PO 선발 탈락도) 겸허하게 받아들였다. 후배들이 잘해서 플레이오프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김)윤식이가 잘했고, 저 역시 플레이오프 무대에 나갈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2011년 2차 전체 1라운드 2순위로 LG에 입단한 임찬규는 LG 트윈스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어느덧 그도 내년이면 프로 13년차가 된다. 2018 시즌 11승에 이어 2020 시즌에는 다시 10승을 따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6승 11패 평균자책점 5.04를 기록, 본인 스스로도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냈다.

그는 "그동안 제가 해왔던 야구가 있었는데, 올 시즌 내내 제대로 펼치지 못해 마음 고생도 많이 하고 힘들었다. 어영부영 하다가 시즌이 끝난 느낌이었다. 많은 것을 느꼈다. 이런저런 시도도 많이 해봤는데, 어려웠던 시즌이었던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LG의 내년 시즌 목표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우승이다. LG는 '명장' 염경엽(54)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하며 우승을 향해 본격적으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임찬규 역시 지금부터 몸만들기에 들어갔다.

임찬규는 "올 시즌 팀에 많은 도움이 되지 못했다. 저 또한 성적이 안 좋았다. 팬 분들께 많은 실망을 안겨드렸고, 욕도 많이 먹었다. 프로는 못하면 질타를 받는 게 당연하다"면서 "LG 우승을 위해 하나도 공헌한 것 없이, 미안한 마음이 있는 상태에서 FA 신청을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 자체가 배신이라고 느껴졌다. LG에서 정말 우승을 꼭 하고 싶다. 그게 첫 번째다. FA 신청은 팀에 헌신을 한 상태에서 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FA 재수를 결심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제 임찬규는 오로지 내년 한 시즌만 바라보고 다시 뛴다. 물론 만만치 않은 내부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를 통해 선발 투수를 8~9명 정도 만들어놓고 시즌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 투수조장으로 후배들을 이끌었던 그가 이제는 그들과 진정한 경쟁을 벌이게 된 것이다.

임찬규는 "최대한 선발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지만, 감독님께서 중간으로 나가라면 나갈 것이다. 비시즌 기간 동안 선발과 불펜 모두 준비할 것이다. 준비를 잘해 후배들과 선의의 경쟁을 펼쳐 보이겠다. 후배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을 하면서 제 가치와 실력을 통해 팀에 헌신하고 싶다. 올 시즌 안 좋았던 부분을 체크하며, 내년에는 어떤 투구를 펼쳐야 할지 벌써부터 공부하고 있다. 제가 그동안 기회를 못 잡은 것도 맞다. 충분히 잘할 수 있고, 더 좋아질 수 있다고 믿는다. 아직 젊습니다"라며 그의 별명 '당찬규(당찬 임찬규)'답게 당차게 말을 맺었다.

LG 임찬규. LG 임찬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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