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예능 전성시대, 그 이면엔 선정성 과열 [2022 예능 결산②]

[2022 방송 결산]

최혜진 기자  |  2022.12.27 13:34
/사진=MBN, 웨이브, IHQ, 쿠팡플레이 /사진=MBN, 웨이브, IHQ, 쿠팡플레이
2022년에는 연애 예능의 붐이 일었다. 남녀들의 리얼한 사랑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고, 드라마를 뛰어넘는 스토리로 화제를 모았다.


이에 연애 예능이 우후죽순으로 등장했고, 방송사간의 경쟁은 치열해졌다. 이로 인해 부작용도 등장했다. 더 많은 시청자들의 겨냥하기 위해 방송사들은 '선정성'을 키워드로 내걸었다. 과열한 경쟁으로 아슬아슬한 수위를 넘나들었던 연애 예능의 그 이면을 돌아봤다.





◆ 수영장 스킨십으로 방심위까지 간 '돌싱글즈3'





/사진=MBN /사진=MBN
MBN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돌싱글즈3'는 아슬아슬한 스킨십 장면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돌싱글즈3'는 이혼한 남녀들의 만남을 실제로 관찰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지난 8월 방송된 9회분에서는 남녀 출연자가 수영복을 입고 노천탕에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그려졌다. 남성과 여성은 노천탕에서 가까이 앉아서 자연스럽게 스킨십을 했다. 과감한 대화도 이어졌다. 여성 출연자는 "(수영복 끈) 잘 묶였어?"라고 물었고 남성 출연자는 "풀어?"라고 받아쳤다. 또한 남성 출연자는 "여기 분위기가 말 안 하는 순간 오묘해지는 분위기"라며 19금 분위기임을 암시하기도 했다.

'돌싱글즈3'의 시청 관람가는 15세다. 그러나 이와 어울리지 않는 출연진들의 대화와 연출들이 문제가 됐다. 이에 11월 방심위 방송심의위원회는 해당 장면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44조(어린이·청소년 시청자 보호) 제2항을 위반했는지를 판단했다.

방심위가 8일 공개한 '제36차 방송심의소위원회(11월 1일) 회의록'에 따르면 4명의 위원 중 3인은 '문제없음', 1명은 '의견 제시'로 판정해 최종적으로 문제없음으로 의결됐다.

정민영 위원은 해당 장면에 대해 "저는 이 내용이 청소년 정서발달에 특별히 해가 될 만한 내용인지는 의문이 있다. 15세이상시청가에서 이 정도는 허용되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문제없'음 의견이다"고 밝혔다.. 황성욱 위원도 같은 의견을 냈다.

반면 윤성옥 위원은 '돌싱글즈3' 수위에 우려를 표했다. 윤성옥 위원은 "15세 등급에 이 장면들이 조금 편집이 됐으면 좋겠다, 편집하거나 아니면 19세 등급을 달거나 이렇게 요구는 해야 하는데 그게 약간 제가 조금 고민이 됐다"며 "이 해당 안건에 대해서는 이 정도의 '의견제시'나 '권고'를 줄 수는 있겠지만, 추후에 이것들이 허용되는 범위라고 너무 명확하게 방송사들이 인지했을 때 이런 장면들이 무분별하게 나오지 않을까 싶어서 우려되는 측면이 있다 일단은 '의견제시' 의견을 내겠다"고 전했다.

이광복 위원장은 "사실 문제없다고 넘기기에는 조금 마음에 걸려서 '의견제시'쯤 했으면 싶었는데, '의견제시' 2인, '문제없음' 2인으로 해서 갈릴 만한 사안도 아니고, 내가 '문제없음'으로 의견을 내겠다"고 설명했다.





◆'잠만 자는 사이', MZ세대로 사랑법으로 포장?





/사진=웨이브 /사진=웨이브
웨이브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잠만 자는 사이'는 과감한 키워드를 내걸고 출발했다. 지난 10월 첫 공개된 '잠만 자는 사이'는 로맨스가 필요한 MZ 세대들의 '식스 투 식스' 시크릿 밤 데이트를 보여주며, 8인의 '잠만 자는 사이'가 깨우는 연애 세포 잠금 해제 리얼리티다.

티저 영상부터 과감한 내용이 담겼다. 티저에는 '오늘 처음 만난 이성과 하룻밤을 보낸다면?'이라는 자극적인 문구가 등장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벗을까, 그냥?", "잘 때 손 넣는 버릇 있어", "왁싱한 사람이 좋더라" 등 출연진간의 수위 높은 대화도 담겼다.

베일을 벗은 방송에서도 자극적인 내용은 이어졌다. 출연자들은 성적 취향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한 침대에 누워 신체를 접촉하기도 한다.

또 우려를 모은 것은 이를 'MZ세대의 사랑법'이라 포장했다는 점이다. 사랑보다는 스킨십이 먼저라는 과감한 연애 방식을 MZ세대와 엮어 홍보했다. 그러나 MZ세대의 큰 관심을 모은 것은 아니다. 그저 코미디언 딸 표바하의 등장만이 잠시 화제가 됐다.





◆ '에덴2'→'맥시멈 러브', 고수위 연애 예능에 빠진 IHQ





/사진=IHQ /사진=IHQ
IHQ가 고수위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빠졌다. 특히 선정적이고 수위 높은 장면들을 강조해 연출하거나 이를 홍보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공개된 '에덴2'는 일반인 남녀 출연진이 본능적으로 끌린 상대방의 조건을 하나씩 추리해가며 사랑을 찾는 연애 리얼리티다.

특히 지난 6일 전파를 탄 방송분은 과감 그 자체였다. 이날 방송에서는 8인의 출연진들이 새로운 액티비티 '러브 다이브'에 임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출연진들은 수영복을 입고 과감하게 노출하며 저마다 짝을 이뤘다.

한 여성 출연자는 자신의 섹시한 수영복 자태로 시선을 분산시키는 작전을 쓰겠다고 말했다. 이어 "일로와 이거 볼래?"라며 수영복을 들추는 동작을 보였다. 몇몇 커플은 과감한 스킨십도 취했다. 여성 출연자들은 거침없이 남성 출연자들의 몸을 만졌고, 일부 출연자들 역시 "만져 볼래?", '팬티에 손 넣자" 등의 발언도 했다. IHQ 측은 방송 전부터 해당 내용을 홍보 문구로 적극 활용했다.

/사진=IHQ /사진=IHQ
IHQ가 지난 10월 선보였던 또 다른 연애 리얼리티 '맥시멈 러브'는 더 선정적이다. '맥시멈 러브'는 3박 4일이라는 기간 동안 유일한 남성 출연자 탁현우가 9명의 맥심 모델을 만나며 탈락과 선택을 통해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내용이다.

여성 출연진들은 무려 남성 잡지의 모델이다. 한 명의 남성 출연자들은 이들 중 한 명을 선택해 캠핑카 안에서 밤을 보낸다. 프로그램 기획 의도부터 설명까지 모든 게 고수위다.





◆쿠팡플레이도 뛰어든 연애 예능 대전, 키워드는 '체인'





/사진=쿠팡플레이 /사진=쿠팡플레이
쿠팡플레이도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대전에 뛰어들었다. 지난 9월 공개된 '체인리액션'은 사이판으로 떠난 10명의 남녀가 체인에 묶여 낮밤을 보내는 수위 높은 데이팅 예능이다.

방송 전 쿠팡플레이 측도 "몸이 먼저 가까워지면 마음도 가까워질까?"라는 과감한 문구를 내세웠다. 제작진이 공개한 관전 포인트도 화끈하다. 제작진은 "생전 처음 보는 남녀가 체인에 묶여 밤낮을 보낸다는 화끈하고 신선한 설정"을 관전 포인트로 언급하며 "체인 연결 후에는 해제음이 울릴 때까지 절대 해제할 수 없다는 룰이 있어 재미를 더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방송에서는 자극적인 내용은 없었다. 서로를 묶은 체인은 각자의 생활이 가능할 만큼 길었고, 후반부로 향하면 체인을 풀고 자유롭게 데이트를 즐길 수도 있었다. 과감한 설정과 홍보 문구만큼이나 화끈한 이야기가 없었다는 점이 아쉬움을 모았다.

깊은 감정선이 없었던 점도 '체인리액션'의 아쉬운 부분이다. 단순히 체인으로 묶여 가까운 거리만을 유지할 뿐, 그 마음이 가까워지진 않았다. 선정성만을 좇다 연애 리얼리티의 핵심인 감정선을 채우지 못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최혜진 기자 hj_6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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