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믿을 수밖에 없었다" 조재성 '병역비리 혐의', 구단도 속수무책

김동윤 기자  |  2022.12.28 05:02
OK금융그룹 조재성./사진=한국배구연맹 OK금융그룹 조재성./사진=한국배구연맹
선수를 믿고 기다린 결과가 최악의 형태로 나타났다. 프로배구 남자부 OK금융그룹 배구단이 주포 조재성(27)의 병역 비리 혐의로 인해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OK금융그룹 배구단은 27일 "조재성이 지난 25일 오후 구단에 본인이 병역 비리에 연루돼 수사기관에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는 사실을 자진 신고했다. 구단은 해당 사실을 인지한 즉시 조재성을 모든 훈련과 경기에서 배제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2021년 초 OK금융그룹은 조재성의 시즌 종료 후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대를 생각하고 있었다. 보통 남자배구단은 선수들의 입대를 체계적으로 관리해 장기적인 계획을 세운다. 이태환 OK금융그룹 사무국장은 27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조재성은 2021년 1월, 뇌전증이 발견됐다고 알리면서 그로 인해 재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본인 입으로 말했다. 그래서 우리도 일단은 받아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뇌전증은 입증이 어려운 탓에 진단을 받아도 약을 복용하면서 1년 동안 추적 관찰을 한 뒤 신체검사를 다시 받도록 돼있다. 당초 3급(현역)이었던 조재성은 올해 2월 재검사를 통해 4급(사회복무요원) 판정을 받았다.

일련의 과정에서 구단은 속수무책이었다. 이 사무국장은 "군대 관련 신체검사를 받는 것은 개인이 한다. (선수의 말에서)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했고 지금까지 이런 일이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당연히 선수를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당혹스러운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OK금융그룹은 조재성의 병역비리 연루 사실에 즉각적인 대응에 들어갔다. 자진 신고 다음 날(26일)에 변호사를 대동해 사태의 심각성을 논의했고 곧장 선수단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27일에는 한국배구연맹(KOVO)에 해당 사실을 고지했고 몇 분 뒤 언론에 보도자료를 통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 사무국장은 "당연히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많진 않지만, 아직 군대를 가지 않은 선수들이 있어 조사했고 더 이상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도 이번 일로 인해 군대 관련 추가 방안을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조재성은 2016~2017 V리그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1순위로 입단한 아웃 사이드 히터로 올 시즌 OK금융그룹의 주포 역할을 하고 있었다. 공격 성공률 52.48%로 194득점을 올리면서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병역 비리 논란으로 시즌 아웃 위기에 놓였고 내년 1월 초 코트 대신 검찰에 출두해 조사받는다.

구단은 관련 의혹이 사실로 판명날 경우 계약 해지까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OK금융그룹은 "조재성 관련해서는 현재 수사기관에서 조사가 진행 중인 사건으로 구체적인 내용은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해당 선수의 범죄 사실이 확인될 경우 구단은 '무관용의 원칙'으로 처리할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KOVO도 일단은 검찰 조사를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KOVO 관계자는 "혐의가 완벽하게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신중히 지켜보려 한다. 아직 상벌위든 실무위(구단 사무국장 간 회의)든 계획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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