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범위 의심된다" GG 2루수 향한 부정적 ML 시선, WBC서 뒤집힐까

김동윤 기자  |  2023.01.07 18:39
김혜성. 김혜성.
김혜성(24·이상 키움 히어로즈)에게 이번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자신을 향한 메이저리그(ML)의 의심의 눈초리를 뒤집을 절호의 기회다.


김혜성은 지난 4일 발표된 2023 WBC 최종 엔트리 30인 명단에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2020 도쿄올림픽 이후 두 번째 태극마크다.

기대되는 역할은 내야 유틸리티다. 이강철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은 "에드먼은 2021년 메이저리그에서 골드글러브를 받은 선수다. 김하성과 함께 키스톤 콤비를 이룰 수 있는 자원"이라면서 "김하성이 3루로 갈 경우 오지환이 유격수로 간다. 에드먼도 3루는 볼 수 있지만, 김하성이 좀 더 낫다고 판단했다"고 내야 운영 계획을 밝혔다.

어디에도 김혜성의 이름은 없다. 김혜성은 KBO리그 최초로 골든글러브 2루수(2022년), 유격수(2021년) 부문을 석권한 능력 있는 내야수다. 하지만 내야진이 메이저리거만 2명이 포함되는 등 쟁쟁한 탓에 일단 백업으로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김혜성과 함께 전문 3루수로는 최정(SSG), 유격수로는 오지환(LG), 김하성(샌디에이고), 2루수로는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이 뽑혔다.

주전이 아니라고 낙담하긴 이르다. 경쟁자들이 뛰어날뿐 김혜성의 뛰어난 운동능력과 다재다능함은 KBO리그뿐 아니라 메이저리그에서도 인정하고 주목하고 있다. 2021년 도루왕을 차지했던 빠른 발은 경기 후반 흐름을 뒤집을 수 있는 중요한 무기다.

미국 야구 통계 매체 팬그래프는 지난해 12월 해외리그 선수들에 대한 정보를 업데이트하면서 "김혜성의 콘택트 툴과 스피드 툴은 그를 메이저리그에서 유틸리티 선수로 뛸 수 있게 한다. KBO리그에서 지난 두 시즌 합쳐 80도루를 해냈고 홈에서 1루까지 4초 밑으로 끊었다"고 평가해봤다.

김혜성./사진=키움 히어로즈 김혜성./사진=키움 히어로즈


한 가지 눈에 띄는 대목이 있다. 팬그래프는 "그런데 김혜성의 (빠른) 스피드는 수비에서 덜 보여지고 있다. 때때로 그의 수비 범위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언뜻 듣기에는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김혜성이 송구가 다소 불안한 탓에 유격수보단 2루수로 더 적합하다는 평가는 받고 있지만, 수비 범위에는 이견이 적다. 2루수로 한정하면 충분히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지난 몇 년간 고척스카이돔을 몇 차례 방문했던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도 "김혜성의 운동 능력은 국내 유격수 중에서도 최고다. 수비 범위도 정말 넓다"고 칭찬한 바 있다.

많은 경기를 보지 못해 나온 평가라면 이번 WBC는 그러한 부정적인 눈초리를 뒤집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한국은 일본, 호주, 체코, 중국과 함께 1라운드 B조에 속했다. 2라운드로 진출하면 대만, 네덜란드, 쿠바, 이탈리아, 파나마 중 상위 두 팀과 겨룬다. 주전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위해 김혜성이 선발로 나설 기회는 충분하다.

김혜성은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당초 백업 유틸리티로 예상됐으나, 최주환(SSG)의 부상, 박민우(NC)의 자진 사퇴 등 여러 이유로 기회를 잡아 주전으로서 맹활약했다. 수비에서도 오지환과 함께 좋은 호흡을 이뤘고 타격 성적도 6경기 타율 0.615(13타수 8안타), 2도루로 자신의 강점을 가감 없이 보여줬다. 그런 면에서 김혜성에게도 이번 WBC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쇼케이스인 셈이다.

팬그래프는 "김혜성은 주로 2루수로 뛰지만, 유격수에서 뛸 수 있는 어깨와 운동능력을 지니고 있다. 빅리그에서 주전 2루수로 뛰기에는 장타력이 부족하기에 수비적으로 좀 더 다재다능함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면서도 "그의 나이와 얼마 안 남은 서비스 타임은 잠재적으로 2024년 메이저리그 FA 선수로 만든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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