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MB도 "긴장 못 늦췄다"... '감독 없는' 흥국생명, 잘해서 더 안타깝다

인천=김동윤 기자  |  2023.01.11 23:18
흥국생명 선수단./사진=한국배구연맹 흥국생명 선수단./사진=한국배구연맹
잘해서 더 안타깝다. 흥국생명이 몇 경기째 사령탑이 부재한 상황에서도 팬들에게 최고의 경기력을 선사하고 있다.


흥국생명은 1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현대건설에 세트 스코어 2-3(28-30, 20-25, 25-16, 25-21, 11-15)로 패했다.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됐다. 상대는 외국인 선수가 빠졌다고는 하나 전력을 다해도 꺾기 어려운 우승 후보 현대건설이었다. 그런데 사령탑마저 없었다. 최근 흥국생명은 2일 권순찬 감독 경질 후 감독 대행 체제로만 3경기째 치렀다. 5일 GS칼텍스전 승리를 이끈 이영수 수석코치는 경기 직후 자진 사퇴했고 차기 사령탑으로 선임된 김기중 전 수석코치는 10일 감독직을 고사했다. 그러면서 김대경 코치가 지난 IBK 기업은행전부터 감독대행으로서 팀을 이끌고 있다.

전략은 권순찬 전 감독이 짜놓은 것을 바탕으로 했다. 권 전 감독이 했던 것처럼 김연경과 옐레나를 전위에 함께 세우면서 공격을 풀어나갔다. 김대경 감독대행은 경기 전 "현대건설은 높이가 좋다. 중앙의 양효진이 잘 풀리면 어려워진다. 서브로 리시브를 흔들고 윙으로 가게 해서 블로킹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려 한다"고 밝혔다.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흥국생명은 강한 서브로 매 세트 선취 득점을 올리며 시작했다. 현대건설은 리시브 효율 31.37%를 기록했고 서브 득점도 4차례 빼앗겼다. 전위의 옐레나, 김연경 쌍포도 위력적이었다. 옐레나는 31점, 김연경은 24점으로 양 팀 통틀어 득점 1, 2위를 했고 전위에서 특히 40점을 합작하며 위력적이었다. 경기 후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상대 서브가 공격적으로 들어왔고 리시브도 흔들렸다. 김연경 김연경, 옐레나, 이주아가 전위에 있을 때 부담도 있었다"면서 어려움을 토로했다.

결국 양효진을 밀어내진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양효진은 블로킹 4점을 포함해 팀 내 최다득점인 21점을 올리면서 왜 자신이 국보급 미들블로커인지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또 리시브를 흔든 것은 좋았으나, 결국 승부를 결정낸 것은 현대건설의 끈질긴 수비였다.

하지만 흥국생명은 세트 스코어 0-2에서 풀세트 접전까지 끌고 가 승점 1점을 챙겼다. 특히 3세트, 4세트는 홈 팬들의 열화와 같은 응원을 등에 업고 극적인 승부를 만들어냈다. 그 결과 흥국생명은 16승 5패(승점 48)로 1위 현대건설(19승 2패·승점 53)을 추격하면서 선두 싸움의 여지를 남겼다.

수훈 선수가 된 양효진도 흥국생명의 투혼에 혀를 내둘렀다. 양효진은 "경기가 5세트까지 긴박하게 이어지면서 저조차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면서 상대가 워낙 강한 팀이라 우리도 끈기 있게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현대건설 양효진(왼쪽)과 흥국생명 김연경./사진=한국배구연맹 현대건설 양효진(왼쪽)과 흥국생명 김연경./사진=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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