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율 0.792' 호주 폭격한 타자전향 2년차, SSG 우타거포 목마름 해결할까

김동윤 기자  |  2023.01.24 12:15
하재훈./사진=SSG 랜더스 하재훈./사진=SSG 랜더스
2023년 SSG 랜더스에는 33세의 나이지만, 유망주 못지않게 기대되는 선수가 있다. 올해 타자로서 풀타임 2년 차가 된 하재훈(33)이다.


하재훈은 마산용마고 졸업 후 독특한 경력을 쌓았다. 2008년 시카고 컵스를 통해 미국 무대에 도전했고 마이너리그에서 외야수에서 투수로 포지션 전환을 시도하는 등 6년간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일본 독립 리그를 거쳐 야쿠르트 스왈로스를 통해 일본프로야구(NPB)도 경험했고, 2019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전체 16번으로 SK(현 SSG)에 지명돼 11년 만에 한국으로 복귀했다. 데뷔 첫해부터 인상적이었다. 마무리를 맡아 61경기 5승 3패 3홀드 36세이브 평균자책점 1.98로 KBO 구원왕에 올랐고 시즌 후에는 2019 WBSC 프리미어12를 통해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후 2년은 어깨 통증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지난해 타자로 전향했다. 하재훈은 주로 좌익수로 출전하며 60경기 타율 0.215, 6홈런 13타점, 출루율 0.246 장타율 0.458을 기록했다. 한 번 걸리면 그대로 담장을 넘기는 파워는 보여줬으나, 4볼넷 40삼진으로 좋지 않은 선구안을 보였고 여느 '신인 우타자'가 그렇듯 타율 0.143, OPS(출루율+장타율) 0.452로 우투수를 상대로 고전했다.

하지만 타자 하재훈의 첫 시즌은 15년 전 패기 있게 미국에 도전했던 잠재력을 장타로써 보여줬다는 것으로도 가치가 있다. 프로 14년 차의 그도 타자로는 KBO 기준 늦깎이 유망주나 다름 없었다. 보통 신인 우타자들은 아마추어와 프로 우투수들의 수준 차 탓에 최소 2~3년은 악전고투한다. 육성에서도 우타자는 상성 상 우투수의 공에 대처하기 쉬운 좌타자보다 난이도가 좀 더 높다.

하재훈./사진=질롱 코리아 제공(ABL_SMPimages) 하재훈./사진=질롱 코리아 제공(ABL_SMPimages)


부족한 경험을 메우기 위해 하재훈은 호주야구리그(ABL) 질롱 코리아로 향했다. 그곳에서 21경기 타율 0.306, 11홈런 18타점 4도루, 출루율 0.354 장타율 0.792 OPS 1.146으로 폭격하며 리그 정상급 활약을 펼쳤다. 6볼넷 16삼진으로 선구안은 크게 개선됐다고 보기 어려우나, 우투수 상대로 5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하는 등 향상된 대처 능력을 보였다. 투박하지만 힘 있는 호주 투수들을 상대로도 4경기 연속 홈런 포함 17경기 만에 11홈런을 기록한 것은 '우타 거포'에 목말랐던 SSG에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하재훈은 25일 1차 선발대부터 미국으로 출발하는 SSG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됐다. 올 시즌도 일단은 우투수 전문 요원으로서 추신수(41)와 함께 지명타자로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외야에 좌익수 기예르모 에레디아(32), 중견수 최지훈(26), 우익수 한유섬(35)이 주전, 김강민(41), 오태곤(32)이 백업으로서 자리 잡고 있기 때문.

하지만 하재훈이 2023시즌 말미에 SSG랜더스필드 외야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올 시즌 KBO리그는 외국인 투수 슬롯이 벌써 19명(아직 1명을 선택하지 못한 NC 제외) 중 14명이 우투수로 채워지면서 지난해보다 우타자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반면 SSG는 최정(36) 외에 이렇다 할 우타 거포 자원이 없다. 새 외국인 타자 에레디아도 통산 장타율이 메이저리그 0.346, 마이너리그 0.382로 현재로선 타격이 기대되는 선수가 아니다. 그런 상황에서 이미 지난해 좌투수 상대로 타율 0.294, OPS 0.980으로 가능성을 보인 하재훈이 우투수에도 리그 평균 이상의 활약을 보여줘 우타 거포 갈증을 해결해준다면 주전 외야수로 발돋움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하재훈./사진=SSG 랜더스 하재훈./사진=SSG 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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