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롯데, 두산..." KBO구단 정확히 외운 '신개념' 외인, KIA가 마음에 들었다 [★투손 현장]

투손(미국 애리조나주)=김동윤 기자  |  2023.02.18 13:46
숀 앤더슨(가운데)./사진=KIA 타이거즈 숀 앤더슨(가운데)./사진=KIA 타이거즈
"KIA, 롯데, 두산, LG, 이글스(한화), KT 위즈, 랜더스 SSG, 다이노스(NC)...."


이런 외국인 선수는 또 처음이다. KIA 타이거즈 새 외국인 선수 숀 앤더슨(29)이 KBO 10개 구단 외우기에 실패하자 아쉬움을 나타냈다.

앤더슨은 1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팀 훈련을 마치고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뛰었던 선수들을 몇 명 알고 있다"면서 "앤드류 수아레즈, 케이시 켈리, LG, 벤자민, KT, 양현종, KIA...."라고 선수의 이름과 그들이 KBO에서 뛰었던 소속팀까지 정확히 말했다.


과거 샌프란시스코 시절 동료인 수아레즈와 켈리의 성과 이름을 말하는 것도 모자라 소속팀까지 모두 맞히는 모습에 취재진은 혹시 KBO 10개 구단을 다 아는지 물었다. 그러자 앤더슨은 10개 구단 하나하나 손가락으로 꼽으며 말하기 시작했고, 키움과 삼성의 이름만 스스로 떠올리는 데 실패했다. 통역이 키움과 삼성의 이름을 말해주자 알고 있었는데 떠올리지 못했다는 듯 아쉬워했다.

외국인 선수들은 흔히 같은 질문에서 친구 혹은 동료의 이름만 말하거나, 한두 명의 이름과 그 소속팀의 기업명만 말하는 데서 그친다. 그러나 신개념을 보여준 앤더슨은 "누구와 플레이하는지는 알아야 하니까"라며 남다른 학구열을 보였다.


앤더슨은 KIA가 2023시즌을 앞두고 총액 100만 달러에 영입한 우완 투수다. 신장 193㎝, 체중 102㎏의 큰 체구에서 나오는 최고 시속 154㎞의 빠른 공과 슬라이더가 강점이다. 외국인 선수의 성공에는 적응력이 꼭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앤더슨은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숀 앤더슨./사진=KIA 타이거즈 숀 앤더슨./사진=KIA 타이거즈


앤더슨은 "(캠프에) 처음 왔을 때부터 환영해주는 분위기였다. 내가 적응할 수 있게 도와줬다. 경기를 치르면서 팀원들과 더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소감을 밝히면서 "KIA와 계약해서 좋았던 것 중에 하나가 팬들이 열광적이라는 것이었다. 한국에서 뛰었던 선수들을 통해 들었고 그래서 좋았다"고 새 소속팀을 마음에 들어했다.

스스럼 없이 동료들의 존재도 고마웠다. 특히 텍사스 시절 잠깐 함께한 양현종(35)의 존재는 특별했다. 앤더슨은 "양현종은 KIA에 오기 전부터 알고 있었고, 이의리, 유승철이 내게 말을 많이 걸어준다"면서 한 가지 일화를 소개했다.

양현종과 앤더슨이 텍사스에서 함께한 시간은 한 달도 채 안 됐지만, 그 인연을 소중히 여겼다. 양현종이 있던 2021년 당시 텍사스는 6월 19일 미네소타로부터 앤더슨을 웨이버 영입했으나, 11일 뒤인 30일에 다시 지명할당했다. 앤더슨은 "양현종이 항상 통역이랑 다니다 보니 난 조금 더 그를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다른 팀에서 막 넘어와 다른 문화에 대한 것도 듣고 싶었다. 그렇게 양현종과 대화를 시작하게 됐고 점점 친해졌다"고 설명했다.

한국 야구에서 가장 이뤄보고 싶은 것은 역시 우승이었다. 앤더슨은 "마이너리그와 대학에선 해본 적이 있는데 프로에 와서는 없다. 그래서 플레이오프에서 공도 던져보고 싶고 정말 이곳에서 우승해보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도 "야구 외적으로는 한국의 많은 음식에 도전해보고 싶다. 그러니 한국 문화도 소개해줬으면 좋겠다"며 유머를 잃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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