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타자에 강해 더 믿음직... 김광현 후계자 "日엔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된다" [★투손]

투손(미국 애리조나주)=김동윤 기자  |  2023.02.17 08:28
구창모./사진=김동윤 기자 구창모./사진=김동윤 기자
6년 전 일본에 쓰라린 경험을 했던 구창모(26·NC)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그들을 상대로 복수를 꿈꿨다.


구창모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 키노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열린 WBC 대표팀 첫 공식 훈련을 마치고 "만약 한일전에 나갈 수 있다면 무조건 이기겠다. (일본엔)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 된다. 일본에 좋지 않은 기억도 있어 나간다면 꼭 설욕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힘줘 말했다.

선수 본인의 절치부심과 별개로 그는 유력한 일본전 선발 투수로 꼽힌다. 일본, 호주, 중국, 체코와 1라운드 B조에 속한 한국은 2라운드 진출을 위해 일본을 꺾어야 유리하다. 가장 강한 상대인 만큼 현시점 최고의 기량을 지닌 선수 중 하나인 구창모가 출격하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한국 좌완 에이스 계보를 잇고 있는 김광현(35·SSG)도 지난 11일 SSG 스프링캠프에서 있었던 인터뷰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는 구창모 선수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나도 이번에 같이 뛰면서 어떻게 피칭하는지 보고 배울 점이 분명히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후계자로 그를 콕 집어 언급했다.

구창모가 일본전 선발이 유력한 이유는 차고 넘친다. 지난해 19경기 11승 5패 평균자책점 2.10으로 뛰어났던 정규시즌 성적도 있지만, 더 믿음직스러운 점은 좌·우타자를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타자로는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 지난해 일본프로야구(NPB) 홈런왕 무라카미 무네타카(23·야쿠르트) 등이 꼽히지만, 앞서 언급된 야마카와, 야마다 테츠토(31·야쿠르트) 등 우타자 라인업도 만만치 않다. 양의지(36·두산)의 경우 대표팀 훈련을 마치고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 국제대회에서 결정적인 안타를 계속 맞았다"면서 무라카미와 함께 야마다를 일본의 주요 타자로 꼽았다.

구창모./사진=NC 다이노스 구창모./사진=NC 다이노스


하지만 구창모는 상성 상 불리한 좌완임에도 우타자에 더 강한 모습을 보인다. 류현진(36·토론토)이 서클체인지업으로 우타자들을 요리하는 것처럼 구창모는 스플리터로 상성을 극복한다. 그 결과 지난해는 우타자 상대로 피안타율 0.189, 피OPS 0.526으로 좌타자를 상대로 했을 때(피안타율 0.270, 피OPS 0.683)보다 강한 면모를 선보였다. 지난해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 0.238, 좌타자에게 0.235로 좌·우 가릴 것 없이 강력한 슬라이더는 말할 것도 없다.

또한 먼저 2019년 스프링캠프에서 봉중근(43)이 전수한 빠른 견제 동작은 세밀한 야구가 장점인 일본을 견제하는 데 제격이다. 구창모는 2019년부터 312이닝 동안 자신을 상대로 한 17번의 도루 시도 중 11명의 주자를 잡아냈다. 견제가 뛰어나다고 알려진 탓에 KBO의 웬만한 주자도 그를 상대로 도루를 섣불리 시도하지 않는다.

여기에 KBO 리그보다 까다로운 WBC 공인구(메이저리그 공인구) 적응도 끝냈다. 구창모는 한국에서 쓰던 공보다 표면이 매끄럽고 실밥이 밋밋한 WBC 공인구(메이저리그 공인구)에 대해서도 "(한국에서부터) 계속 손에 들고 있어서 문제없다. 공 자체가 미끄러운 것이 컸는데 이제 어느 정도 손에 익어서 (KBO 공인구)와 큰 차이를 못 느끼고 있다"고 자신했다.

그가 이토록 일본전에 열의를 불태우는 이유는 6년 전 일본에서 열린 2017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에서의 기억 때문이다. 당시 구창모는 한국이 4-1로 앞선 6회말 구원 등판해 야마카와 호타카(32·세이부)에게 투런포를 얻어맞으며 7-8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구창모는 "그때 야마카와라는 선수에게 홈런을 맞았는데 이번에도 엔트리에 들었더라. 만약 일본전에 나가면 꼭 설욕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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