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업 마스터, WBC 공인구 만나니 펄펄... 일본전 선발도 보인다

투손(미국 애리조나주)=김동윤 기자  |  2023.02.17 10:51
KT 고영표가 1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열린 2023 WBC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과 NC 다이노스의 연습경기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뉴스1 KT 고영표가 1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열린 2023 WBC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과 NC 다이노스의 연습경기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뉴스1
체인지업 마스터가 그 공을 잘 살려주는 공인구를 만나니 무적이었다. KT 위즈 에이스 고영표(32)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첫 경기부터 펄펄 날았다.


고영표는 17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연습경기에서 대표팀의 2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으로 8-2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국제대회 단기전에서 필요한 탈삼진 능력과 투구 수 제한으로 인해 더 중요해진 효율적인 피칭까지 모두 보여줬다. 2회 등판한 고영표는 이날 나선 7명의 대표팀 투수 중 가장 적은 16개의 공을 던졌음에도 5명의 타자를 잡아내는 효율의 극치를 보여줬다. 무사 1루에서 서호철의 땅볼 타구를 직접 잡아 1-4-3 병살을 만들고 오장한을 헛스윙 삼진 처리해 공 10개로 이닝이 끝냈다. 컨디션 확인차 20~25개의 공을 던지기로 약속돼 있었고 결국 안중열을 헛스윙 삼진, 한석현을 1루수 땅볼로 잡은 후에야 마운드를 떠날 수 있었다.

또 하나 긍정적인 것은 WBC 공인구에 완벽히 적응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이번 WBC에서는 표면이 미끄러운 것으로 유명한 메이저리그 공인구를 쓴다. 경기 후 고영표는 "횡으로 회전하는 커브나 슬라이더는 손에서 조금 미끄럽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면서도 "조금 부담스러웠는데 그걸 감안하면 오늘은 제구가 좀 잘 됐던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반면 잘 맞는 구종도 있었다. 포심 패스트볼과 미묘한 차이를 내는 것이 중요한 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이 그에 해당했다. 고영표는 "체인지업은 편안하게 던지고 있고 투심 패스트볼도 생각보다 무브먼트가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WBC 공인구의 특성을 설명했다.

한국 야구 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지난해 구종 구사율이 체인지업 45.6%, 투심 패스트볼 37.3%로 두 구종에 특화된 고영표로서는 최고의 공인구인 셈이다. 특히 고영표는 체인지업에 관해서는 리그 최고 수준으로 KBO리그의 체인지업 마스터로 불린다. 지난해도 체인지업 피안타율이 0.220, 피OPS가 0.543일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잘 맞는 공인구와 만나 계속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일본전 선발 가능성도 커진다. 일본, 중국, 호주, 체코와 1라운드 B조에 속한 한국은 3월 10일 도쿄돔에서 일본과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현시점에서 가장 기량이 뛰어나고 스플리터에 강점이 있는 구창모(26·NC)가 일본전 선발로 유력하지만, 고영표가 등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고영표는 "감독님이나 코치님들이 도쿄돔은 체인지업이나 떨어지는 공에 장점이 있다고 하신다. 그래서 체인지업을 중점적으로 연습하고 견고히 해서 많은 헛스윙을 끌어내려 한다"면서 "지난 2020 도쿄올림픽 때 야마다 테츠토에게 2루타를 맞은 기억이 있다. 우리를 상대로 잘 치는 타자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좀 경계하고 있다. 그때보다 더 정교한 체인지업을 만들어가서 많은 헛스윙을 유도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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