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프 빠진 '황의조' 위로한 전화 한 통... '대선배' 기성용이었다 [★현장]

천호동=이원희 기자  |  2023.02.22 21:10
황의조. /사진=뉴시스 제공 황의조. /사진=뉴시스 제공
"유럽에 있을 때 기성용 형에게 전화가 왔다.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해줬다."


K리그로 컴백한 국대 스트라이커. 황의조(31·FC서울)가 '대선배' 기성용(34)에게 진심을 전했다.

서울과 단기계약을 맺은 황의조가 22일 서울 강동구 천호동 HJ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전지훈련 미디어데이에서 이적 소감을 밝혔다. 짧은 기간이지만 최대한 많은 골과 승리를 안겨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서울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된 '대표팀 선배' 기성용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황의조는 유럽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지난 해 여름 전 소속팀 프랑스 보르도를 떠나 잉글랜드 노팅엄 포레스트로 팀을 옮겼던 황의조. 곧바로 노팅엄과 구단주가 같은 올림피아코스(그리스)로 임대이적을 떠났다. 새로운 도전이었지만 일이 잘 풀리지 않았다.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출전시간이 줄어들었고 컨디션도 떨어졌다. 2022 카타르 월드컵 활약도 아쉬웠다.

슬럼프에 빠진 황의조를 위로한 이는 다름 아닌 기성용이었다. 황의조는 "서울에 오기 전 유럽에 있을 때 기성용 형에게서 전화가 왔다.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해줬다. 선수로서, 또 한 사람으로서 많이 와 닿았다"고 떠올렸다. 덕분에 국내리그 복귀도 결심할 수 있었다. 황의조는 "K리그로 돌아오는 것에 확신이 섰다. 서울로 돌아와 기성용 형, (나)상호 등 좋은 선수가 많아 훈련하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내용은 이랬다. 유럽무대를 경험했던 기성용이 자신의 힘들었던 때를 들려주며 황의조에게 힘을 주었다. 황의조는 "기성용 형도 서울로 오기 전에 유럽에서 부상으로 오랫동안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뛰지 못해 힘들었던 점 등을 공유했다. 저도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하고 있어 그런 부분에서 공감이 많이 됐다"고 설명했다.

'리빙 레전드' 기성용은 일찍이 유럽 진출에 성공한 선수다. 현재 대한민국 공격수 오현규가 뛰고 있는 스코틀랜드 명문 셀틱을 시작으로 스완지 시티, 선덜랜드, 뉴캐슬(이상 잉글랜드), 마요르카(스페인) 등에서 뛰었다. 좋은 활약을 펼치며 주목을 받았지만, 타지에서의 어려움과 고충도 분명 있었다. 황의조도 같은 상황이었다. 기성용이 이를 모를 리 없었다. 그는 황의조가 서울에 오기 전부터 후배를 챙기는 대선배다운 배려를 보였다.

기성용. /사진=뉴시스 제공 기성용. /사진=뉴시스 제공
한국 대표팀 주전 공격수로 활약했을 만큼 황의조는 언제든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선수다. 서울에서 터닝포인트를 마련하고자 한다. 기성용을 비롯해 나상호, 지동원 등 대표팀에서 함께 한 선수들이 많다. 황의조의 적응을 도와줄 수 있는 동료들이다.

안익수 서울 감독도 황의조가 K리그에서 뛰던 시절 그를 지도한 바 있다. 아무래도 자신을 잘 아는 감독이 있으면 자신감이나 경기력 측면에서 도움이 될 수밖에 없다. 황의조도 "신인 시절에 안익수 감독님을 처음 뵀다. 그때나 지금이나 무서운 건 당연하다. 하지만 선수들 편에 서서 많은 부분을 신경 쓰고, 선수들을 위해 소통하려고 하신다. 많이 달라지셨다"며 "안익수 감독님이 원하는 건 빌드업 축구다. 선수들이 감독님 축구를 만들어 가면서도 서로 맞춰 하는 축구도 중요할 것 같다. 빌드업 축구 안에서 많은 부분을 발전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안익수 감독도 "2013년 처음 황의조와 함께 했다. 그때는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현재는 언행 하나하나가 대중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회적으로나 팬들에게 중요한 선수로 성장했다. 황의조도 알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더 노력하고 있다. 더 높은 과정으로 향하기 위해 충실하게 하고 있다. 멋진 모습으로 변화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황의조 본인도 부활하겠다는 의지가 남다르다. 그는 "제 자신에게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어떻게 하면 좋은 감각과 경기력을 유지할지,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을지 연구한다. 저는 아직 배워야 하고 많이 발전해야 하는 선수다. 그런 부분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6개월간 서울에서 좋은 퍼포먼스를 통해 다시 한 번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느 리그, 어떤 팀을 가더라도 새로운 곳에 갈 때 항상 목표를 두 자릿수 득점으로 잡았다. 일본과 프랑스, 그리스 때도 그랬다. 이번에도 서울에서 두 자릿수 득점이 목표라고 말하고 싶다"고 힘줘 얘기했다.

FC서울 공격수 황의조가 22일 서울 강동구 천호동 HJ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전지훈련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FC서울 공격수 황의조가 22일 서울 강동구 천호동 HJ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전지훈련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타뉴스 단독

HOT ISSUE

스타 인터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