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쟁이 아마노' 걸개 신경쓰였지만..." 그래도 웃으며 박수 [★울산]

울산=양정웅 기자  |  2023.02.25 17:14
전북 아마노 준이 25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울산과 개막전에서 뛰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북 아마노 준이 25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울산과 개막전에서 뛰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2023 K리그1 개막전의 주인공 아닌 주인공이 된 전북 현대의 아마노 준(32·일본)이 친정팀을 만난 소감을 밝혔다.


아마노는 25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울산 현대와 개막전 종료 후 "(야유가) 신경 쓰이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그렇지만 전북 팬들을 위해 전력을 다해서 경기했다"고 말했다.

이날 전북은 울산과 '현대가 더비'를 펼쳤다. 전통의 라이벌인 두 팀은 특히 올 시즌을 앞두고 아마노의 이적 과정에서 불꽃 튀는 신경전을 펼쳤다.

홍명보(54) 울산 감독은 전북 이적 후 아마노가 울산에 잔류하기로 약속했다가 돌연 전북으로 이적했다며 "거짓말을 하고 전북으로 갔다. 지금까지 일본 선수를 많이 만나봤지만, 역대 최악의 선수"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자 아마노는 "감독님이 그런 발언을 하신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도 홍 감독은 "개인적 감정은 없다"면서도 "떠나는 과정에서 잘못한 행동을 지적했다. 프로라면 누가 되더라도 거짓말하고 떠나라고 가르칠 수 없다"며 아마노를 저격했다.

아마노는 울산과 만나는 첫 경기에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김상식(47) 전북 감독은 "아마노와 얘기했고, 선수 본인은 덤덤하고 차분했다"며 "주눅들지 않고 플레이를 잘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전북 아마노 준이 25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개막전에서 지난해 우승팀 울산을 위한 '가드 오브 아너'에 참가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북 아마노 준이 25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개막전에서 지난해 우승팀 울산을 위한 '가드 오브 아너'에 참가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경기가 시작했고, 아마노는 지난해 우승팀 울산을 위해 필드에 도열해 박수를 쳐주는 '가드 오브 아너'에 참석했다. 본인이 우승 멤버였지만 축하해주는 입장에 선 것이다. 그는 웃으면서 울산 선수들을 축하해줬다.

그러나 경기장 분위기는 그렇지 않았다. 울산 팬들은 아마노를 향해 엄청난 야유를 쏟아냈고, 서포터즈석에는 '거짓말쟁이 아마노'라는 걸개가 걸렸다. 선수 본인도 "현수막을 보고 신경이 쓰였다"고 고백할 정도였다.

아마노는 이런 야유를 뚫고 선제골에 기여했다. 전반 10분 아마노는 페널티 박스 안으로 날카로운 패스를 날렸다. 송민규가 공을 받아 왼발 슛을 날렸고, 울산의 골망을 흔들면서 올 시즌 K리그1 1호 도움을 기록했다. 아마노는 후반 14분 안드레 루이스로 교체될 때까지 뛰었다.

경기 후 아마노는 "지긴 했지만 긴 시즌 중에 겨우 한 경기 진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점점 좋은 성적, 좋은 결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득점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고, 자신을 평가하자면 50점 정도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비록 감독과는 갈등이 있었지만 선수들은 여전히 반가운 모습으로 맞이했다. 아마노는 "오늘 경기에 입장하는 울산 선수들이 친하고 아는 얼굴들이 많아서 웃으면서 박수 쳐줬다"고 밝혔다. 이어 "시합 중 간단한 이야기를 나눴다"며 "부딪혔을 때 '괜찮지 않냐' 등 말했다"고 설명했다.

반년 만에 상대팀으로 만난 울산, 아마노는 어떻게 봤을까. 그는 "확실히 좋은 팀이다"며 간단하고도 확실하게 대답했다.

아마노 준.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아마노 준.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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