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왕'으로 울산 컴백... 주민규 "그땐 물음표, 지금은 느낌표 됐다"

울산=양정웅 기자  |  2023.02.26 10:14
울산 현대 주민규(왼쪽 4번째)가 25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전북 현대와 개막전 경기 도중 상대와 경합을 벌이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울산 현대 주민규(왼쪽 4번째)가 25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전북 현대와 개막전 경기 도중 상대와 경합을 벌이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4년 만에 K리그1 울산 현대로 돌아온 '득점왕' 주민규(33)가 팬들 앞에서 복귀 신고식을 치렀다. 공격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으나 만족할 모습을 보였다.


울산은 25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전북 현대와 개막전에서 2-1로 승리했다.

이날 울산은 주민규를 원톱으로 내세웠다.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은 그는 2019시즌 이후 4년 만에 울산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그는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2021년 K리그1 득점왕(22골)에 올랐고, 지난해에도 17골로 득점 1위에 올랐으나 경기 수 차이로 조규성(25·전북 현대)에게 득점왕을 내줬다.

주민규는 지난해 팀 우승에 공헌한 마틴 아담(29)을 제치고 선발로 출전했다. 홍명보(54) 울산 감독은 "주민규나 마틴 누가 나가도 전력에 지장은 없지만, 경기 초반엔 선수들 커뮤니케이션 등에 있어 주민규 경험 필요하다는 생각이다"며 이유를 밝혔다.

이날 경기에서 주민규는 득점을 기록하진 못했다. 찬스에서 과감한 공격에 나섰으나 상대의 견제 속에 눈에 띄는 장면은 없었다. 전반 41분에는 위협적인 슈팅을 날렸으나 골키퍼 손끝에 걸리면서 골대를 넘어가고 말았다.

하지만 전북 수비의 시선이 주민규에 쏠린 사이 다른 울산 선수들이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공간을 창출해내면서 숨통이 트인 것이다. 울산은 선제골을 내준 후 전반 43분 엄원상, 후반 12분 루빅손이 연달아 골을 넣으면서 결국 2-1 역전승을 거뒀다.

첫 선을 보인 주민규를 향해 울산 내부에서는 호평이 쏟아졌다. 홍 감독은 "첫 경기치고 좋았다"며 "첫 경기를 승리했다는 건 어깨를 가볍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점골의 주인공 엄원상은 "슈팅을 때릴 때 민규 형에게 두세 명이 붙어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규 형이 작년에 아쉽게 득점왕을 못했지만, 올해는 득점왕을 하고 제가 MVP 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울산 현대 주민규가 25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전북 현대와 개막전 종료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울산 현대 주민규가 25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전북 현대와 개막전 종료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경기 후 주민규는 "정말 부담이 많이 됐다. 잠도 안 오고 소화도 안 될 정도였다"며 "그 정도로 정말 간절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내가 온 후 전북과 첫 경기고, 이겨야 된다고 생각했다"며 "다른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줘서 이길 수 있어 한시름 놓았다"고 고백했다.

엄원상의 발언에 대해서는 "내게 (수비가) 많이 붙으면 원상이가 골을 많이 넣어 득점왕을 타서 밥을 살 것이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나는 한번 탔으니까 누가 득점왕을 하든 개의치 않고, 일단 우승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력한 득점왕 경쟁자로도 엄원상을 꼽은 그는 "좋은 커리어를 쌓고도 주목을 못 받았는데 빛이 났으면 한다"며 후배를 치켜세웠다.

오랜만에 홈으로 찾은 울산은 주민규에게 자극을 줬다. 그는 "2019년 전북과 결승전 같은 경기를 할 때 팬들의 응원을 들으며 입장하는데 심장이 뛴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걸 오늘 또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게 '울산의 힘'이라는 걸 느꼈고, 안일하게 경기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2019년과 지금의 주민규는 달라졌다. 그는 "당시에는 나라는 선수에 대해 물음표가 있었다면 지금은 느낌표로 바뀌지 않았나 싶다"며 "득점왕도 했고 기대치가 있을 거라고 본다"고 했다. 이어 "부담은 있지만 최대한 즐기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3월 A매치 일정이 나온 가운데, 아직까지 한 번도 태극마크를 단 적이 없는 주민규의 대표팀 승선 여부도 관심이다. 그는 "(기대감은) 제로다"면서 "항상 마음은 있지만 될 거라는 생각은 안 하고 있다"며 의연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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