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타효과 나온다!" 강민호 외침, '지옥훈련'은 삼성을 춤추게 한다 [★오키나와]

온나손(일본 오키나와)=안호근 기자  |  2023.03.07 08:23
삼성 강민호(오른쪽)가 6일 SSG와 평가전에서 홈런을 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OSEN 삼성 강민호(오른쪽)가 6일 SSG와 평가전에서 홈런을 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OSEN
"특타효과 나온다."


강민호(38·삼성 라이온즈)는 홈런을 쏘아올린 뒤 홈베이스를 향하며 이 같이 외쳤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얼마나 잘 준비했는지 자신감이 담긴 말이다.

강민호는 6일 일본 오키나와현 온나손 아카마 볼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평가전에서 솔로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팀의 6-5 승리를 이끌었다.

6연패 후 3연승. 캠프 막판 삼성의 분위기가 완전히 살아나고 있다. 베테랑 포수는 '지옥훈련'이라 불릴 정도로 많은 훈련을 소화한 덕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지난 시즌 7위에 머물렀다. 2011년부터 4연속 통합우승을 이뤘고 2015년 아쉽게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감한 뒤 내리막길을 걸었다. 5년 연속 가을야구에 나서지 못했고 2021년 정규리그 2위로 반등하는가 싶더니 지난해 다시 추락했다.

시즌 후 지난해 감독 대행으로 팀을 이끈 박진만을 사령탑 자리에 앉혔으나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돈을 쓰지 않았다. 올 시즌 삼성의 전망에 대한 긍정적 시선이 보이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누구보다 이러한 시선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이번 캠프를 맞는 마음가짐이 달랐다. 오키나와에서만 한 달 이상을 보내고 있는 삼성은 이 기간 내내 혹독한 훈련을 펼치고 있다. 선수들의 얼굴엔 피로감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그러나 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4일엔 일본프로야구(NPB) 명가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잡았고 5일엔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진 상태로도 정예 멤버로 나선 KIA 타이거즈를, 이날은 SSG에 역전승을 거두며 3연승 신바람을 냈다.

특히 강민호는 팀이 0-1로 뒤진 2회초 SSG 투수 애니 로메로를 상대로 좌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동점 솔로포를 만들어냈다. 홈으로 향하던 그는 커다란 외침으로 시선을 모으기도 했다. 이에 대해 강민호는 "과거 배운 적이 있었던 김원형 SSG 감독님을 향해 '훈련량이 많으니 방망이가 잘 나온 것 같다'고 표현한 것"이라며 "지금 홈런은 아무 의미 없다. 캠프 준비해가는 과정이다. 한국가면 시범경기를 하는데 그때부터 투수와 싸울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 일찍 캠프에 들어와서 몸을 만들어서 그런지 아픈 곳도 없고 준비는 아주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민호(오른쪽)가 홈런을 친 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OSEN 강민호(오른쪽)가 홈런을 친 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OSEN
편한 사이라고는 해도 상대 수장에게 당당히 훈련 효과에 대해 외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올 시즌을 얼마나 잘 준비하고 있는지를 읽어볼 수 있다. 강민호는 "진짜 많은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며 "부상 이탈자도 있지만 남은 선수들은 모두 스케줄을 끝까지 소화하려고 한다. 힘든 훈련 속에서 서로 의지하며 전우애도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혹독한 훈련으로 인해 선수들은 체력적으로 힘들어보였고 이는 6연패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를 극복하자 3연승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맛볼 수 있었다. 박한이 코치는 훈련과정 내내 웃는 얼굴로 후배들을 다독이는 강민호의 역할이 컸다고 말하기도 했다.

강민호는 "훈련량이 많다고 고참 선수가 앞에서 투덜대고 하기 싫은 표정을 지으면 팀이 잘 돌아갈 수 없다"며 "밑에 선수들이 고참부터 바라보는데 고참이 그러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자연스레 후배들은 그를 보며 따르고 특히 김재상(19), 이재현(20), 김현준(21), 이해승(23)과 같은 어린 선수들이 3연승 기간 중 과정과 결과 모두 좋은 모습을 보였다. 강민호는 "젊은 선수들의 운동량이 많다보니 그 안에서 느낄 수 있는 게 있을 것이다. 그게 요즘 경기력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약체라는 평가지만 언더독의 반란을 꿈꾼다. 앞서 많은 훈련량으로 인해 "5강에 못 들면 억울할 것 같다"고 했던 그는 "프로야구에서 20년을 하고 있지만 야구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반전 있는 스포츠다. 분위기 반전해서 상대가 우리를 편하게 볼 때 지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준비 잘해서 잘 붙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3연승에도 삼성의 훈련프로그램엔 변화가 없었다. 통상 캠프 중엔 경기 후 미팅을 간단히 하고 퇴근을 하는 게 보통이지만 삼성은 러닝까지 마친 뒤에야 일정이 마무리됐다. 이후에도 숙소까지 1시간 여 거리를 운동 삼아 걸어가는 선수들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었다.

강민호는 "삼성은 그런 것 없다. 원래 타격 훈련도 하는 거였는데 경기를 이겼다고 코치님께서 이겨서 뺐다고 말씀하시더라. 에누리가 없다"고 장난스럽게 볼멘소리를 했다.

솔선수범하는 베테랑은 인터뷰를 마친 뒤 자신을 기다리는 선수들에게 향했다. 강한 바람에도 상의까지 탈의한 뒤 한참 러닝을 한 뒤에야 훈련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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