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 내야수'도 쫄았다, '괴물루키' 한화 문현빈이 뜬다 [오키나와 스타]

고친다(일본 오키나와)=안호근 기자  |  2023.03.08 11:49
한화 신인 내야수 문현빈. /사진=한화 이글스 한화 신인 내야수 문현빈. /사진=한화 이글스
"진심으로 쫄려요."


후배의 가파른 성장세를 바라보는 골든글러브 수상자 출신 내야수는 이렇게 말했다. 올 시즌 한화 이글스가 기대감을 품는 이유가 괜한 헛바람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말이다.

막바지에 다다른 스프링캠프. 한화 이글스는 연습경기에서 5승 1패로 남다른 기세를 보이고 있다. 그 배경엔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눈에 들어온 영건은 누구일까. 7일 일본 오키나와현 고친다 야구장에서 KIA 타이거즈와 평가전을 앞두고 그의 생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수베로 감독은 주목되는 젊은 선수를 뽑아달라는 말에 "문(Moon), 그리고 문(Moon)"이라며 "첫 문씨는 작년에도 1군에서 경험한 선수인데 로테이션 후보로도 거론되는 문동주"라고 말했다. 2년차 신예 문동주(20)는 연습경기에서 최고 시속 156㎞ 빠른공을 뿌릴 만큼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충분히 예상 가능했던 답변.

이어 수베로 감독은 "둘째는 현빈이다. 둘의 공통점이 본인의 실제 나이를 앞서는 멘탈적 성숙함이 큰 장점이자 무기"라고 칭찬했다. 북일고를 졸업하고 2023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11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신인 내야수 문현빈(19)이 일찌감치 사령탑의 눈에 든 것이다.

수베로 감독이 7일 인터뷰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수베로 감독이 7일 인터뷰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수베로 감독은 "문현빈은 1군 타석에 선 적은 없지만 이미 1군의 일원인 것처럼 연습하고 그런 마음가짐으로 항상 훈련에 나선다"며 "성숙함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성적을 떠나 훈련 태도와 정신자세에서 감독의 눈도장을 찍은 것.

타격 재능은 더 남다르다. 캠프에서 남다른 타격감각을 자랑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였고 내부 평가와 연습경기를 지켜본 팬들의 기대감도 커졌다.

내부 경쟁자로서 바라본 문현빈의 재능은 더욱 크게 느껴지는 듯 했다. 6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또 다른 내야수 정은원(23)은 문현빈의 가파른 성장세에 잔뜩 긴장감을 나타냈다.

올 시즌 내야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정은원은 "오랜 만에 겪어보는 느낌이다. 도움이 많이 된다. 절실하게 야구했던 시간을 돌아보는 계기도 된다"고 말했다. 그 중에서도 문현빈이 그에겐 가장 큰 자극제가 되고 있다.

"무섭다 진짜. 하... 위협 정도를 넘어서는 것 같다. 먹힐 것 같다"고 말문을 연 정은원은 "정신을 단단히 차려야 할 것 같다. 엄청 자극이 된다. 한편으로는 현빈이가 잘해주는 게 기특하기도 하다. 같은 야구 선수로서 고마운 존재다. 자리를 뺏길 수도 있고 지킬 수도 있지만 현빈이라는 존재로 인해 경각심도 많이 느끼고 있고 야구 인생 떠나 인생 자체를 도와주는 사람이라는 생각이다. 마인드를 바꾸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정은원이 7일 인터뷰에서 문현빈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정은원이 7일 인터뷰에서 문현빈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정은원은 데뷔 초기부터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2021년엔 붙박이 주전 2루수로 활약하며 타율 0.283 105볼넷을 얻어내며 출루율 0.407를 기록했고 그 결과 팀에 85득점을 안길 수 있었다. 그 시즌 정은원은 2루수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됐다.

문현빈의 등장이 그에게 큰 자극제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어찌보면 당연했다. 그동안은 그의 자리를 위협할 만한 확실한 선수를 찾기 힘들었다.

엄살처럼 들리지 않았다. 정은원은 "원래도 절실한 편이긴 하지만 그거랑 좀 다르다. 진심으로 쫄린다"며 "(문현빈은) 확실한 뭔가가 있다. 아우라가 있다. 신인 캠프 때 나를 보는 느낌이다. 그때 내가 그렇게 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못하는 것 같아 반성도 된다"고 고백했다.

같은 내야수에 우투좌타라는 점도 공통점이다. 체격조건도 거의 비슷하다. 정은원의 문현빈 찬양(?)은 그칠 줄 몰랐다. 그는 "워낙 다 잘한다. 스스로 자신감이 굉장하다"며 "처음엔 조용하고 말 없고 야구만 하는 성격인줄 알았는데 말도 많고 좀 수다스럽기도 하다. 모두에게 그렇다기보다는 친해지면 확 놓는 스타일인 것 같다. 나랑은 그렇게 많이 친해지진 못했다"고 웃었다.

사령탑과 정은원 외에도 올 시즌 자유계약선수(FA)로 친정팀에 돌아온 베테랑 내야수 오선진(34) 등도 그의 훈련 자세 등을 보며 '대성할 선수'라고 입을 모은다.

너무 일찍 김칫국을 마실수는 없다. 팬들도 이 기간 지나친 설레발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고졸루키에 대한 끊이지 않는 칭찬이 단순히 재능 적인 것만이 아니어서 더 눈길이 간다. 뛰어난 재능에 남다른 노력과 자신감, 성숙한 자세까지 갖춘 신인에게 기대 어린 시선이 집중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지난 3일 평가전에서 수비를 마치고 들어오는 문현빈(가운데)를 반겨주고 있는 정은원(왼쪽). /사진=한화 이글스 지난 3일 평가전에서 수비를 마치고 들어오는 문현빈(가운데)를 반겨주고 있는 정은원(왼쪽). /사진=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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