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현빈 중견수 '깜짝' 기용, 한화 수베로 "포지션 유동성 위해" [오키나와 현장메모]

고친다(일본 오키나와)=안호근 기자  |  2023.03.08 14:18
8일 삼성과 평가전에서 외야수로 출전한 한화 신인 문현빈. /사진=한화 이글스 8일 삼성과 평가전에서 외야수로 출전한 한화 신인 문현빈. /사진=한화 이글스
8일 일본 오키나와현 고친다 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스프링캠프 마지막 연습경기. 경기를 앞두고 공개된 선발 라인업을 본 이들이 모두 의문을 가졌다.


한화 이번 전지훈련에 유일하게 합류한 신인 야수 문현빈(19)이 내야가 아닌 외야, 중견수에 배치됐기 때문이다.

문현빈은 이번 캠프에서 가장 뜨거운 신인 가운데 하나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물론이고 선배이자 경쟁자인 정은원, 오선진까지도 문현빈의 재능과 성실한 훈련 태도 등에 대해 칭찬이 자자하다.

그러나 고교 시절에도 주로 내야에서 활약했고 이번 캠프에서도 줄곧 내야수로 기용됐기에 의아함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이날 경기 중계를 지켜보던 팬들도 문현빈의 중견수 기용에 대한 의문을 떨치지 못했다. 일부 팬들은 기존 야수들을 두고 문현빈을 활용하는 것에 대해 볼멘소리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내 궁금증이 풀렸다. 수베로 감독은 구단을 통해 "문현빈의 고등학교 시절 외야 경험을 바탕으로 프로 무대에서 포지션 유동성에 참고하기 위해서 기용했다"고 밝혔다.

한화는 올 시즌을 앞두고 7년 만에 외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었다. 6년 90억 원을 투자한 채은성 효과는 벌써부터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여기에 장타력을 기대하고 외국인 타자도 브라이언 오그레디로 교체했다. 오그레디는 7일 KIA 타이거즈와 경기에서 실전 무대 첫 홈런을 날렸다.

나머지 외야 한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다만 장운호와 이원석, 노수광, 이진영 등이 있다. 수베로 감독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영입한 이명기도 경쟁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고 암시했다.

다만 누구도 확실한 우위를 점하진 못한 상황이다. 잠재력은 충분하지만 아직 확실히 주 포지션을 결정짓지 못한 문현빈의 활용성을 체크해보긴 위한 결정이었다. 물론 팬들의 생각과 달리 갑작스럽기만한 선택은 아니었다. 수베로 감독은 "수비 능력 확인을 위해 문현빈은 애리조나 캠프 때부터 중견수 훈련을 조금씩 해왔다"고 말했다.

전지훈련에서 펼쳐지는 연습경기는 말 그대로 점검에 초점을 둔 경기다. 한국으로 돌아가 치를 시범경기는 보다 정규리그에 가까운 모의고사이기에 실험의 폭이 제한된다.

손혁 한화 단장은 "수베로 감독님이 문현빈을 외야로 한번 테스트해보고 싶어했다"며 "어차피 확인을 해볼거면 이렇게 부담이 적은 경기에서 써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사령탑의 선택에 존중의 뜻을 나타냈다.

물론 더 익숙한 쪽은 내야수다. 그러나 문현빈이 외야수로서도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기존 자원들 가운데 부족함이 느껴지거나 핵심 선수의 부상 이탈 등이 발생했을 때 빈자리를 메울 카드가 하나 늘어나는 셈이다. 공교롭게도 1회부터 문현빈에게로 연달아 타구가 향했고 특별한 실수 없이 잡아내며 사령탑을 미소 짓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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