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판왕' 앞 '155㎞' 루키, 클로저 현재-미래 맞붙었다 [오키나와 현장]

고친다(일본 오키나와)=안호근 기자  |  2023.03.08 16:21
한화 김서현이 8일 삼성전에서 9회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한화 김서현이 8일 삼성전에서 9회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한국 야구에 살아 있는 역사 오승환(41·삼성 라이온즈)과 향후 10년 이상을 책임질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 김서현(19·한화 이글스)이 적으로 만났다.


오승환과 김서현은 8일 일본 오키나와현 고친다 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한화의 평가전에서 각각 양 팀의 불펜 투수로 등판해 1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파이널보스' 오승환은 설명이 필요없는 한국 야구 역사상 최고의 클로저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일본프로야구(NPB)에서 뛴 기간을 제외해도 KBO리그에서 12시즌 동안 370세이브를 수확했다.

오승환이 먼저 등판했다. 양 팀이 3-3으로 맞선 6회말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16구를 던지며 1이닝을 틀어막았다. 노수광에게 내야안타를 내주긴 했으나 김태연과 장운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실점을 내주지 않았다. 16구 중 스트라이크가 12개에 달할 정도로 공격적 피칭이었다. 최고 구속은 144㎞로 전성기 때에 비하면 다소 부족함이 느껴졌지만 타자들을 압도하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경기 후 오승환은 "첫 실전 경기여서 결과보다는 볼과 스트라이크 차이를 좁히는데 집중하면서 던졌다"며 "오늘 공은 생각만큼 괜찮게 들어갔던 것 같다. 남은 기간 시즌 시작에 맞춰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오승환이 8일 한화와 평가전에서 역투를 펼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이 8일 한화와 평가전에서 역투를 펼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20년 가까이 프로 생활을 하며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은 서두르지 않고 차근히 시즌을 준비해가고 있었다.

올 시즌 한화의 마무리 후보 중 하나로 평가받는 김서현은 9회초 한화의 마지막 투수로 등판했다. 김서현은 앞서부터 마무리투수에 대한 욕심을 나타냈다. 수베로 감독도 그가 1군에 합류한다면 구원투수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날 미리 클로저로서 모의 훈련을 한 김서현은 경기 후 "나중에 한 번쯤 9회에 나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지금이 그때라는 생각으로 던졌다"고 전했다.

동점 상황 자칫하면 승리를 헌납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김서현은 안정적인 투구를 펼쳤다. 첫 타자 김동엽을 상대로 좌익수 뜬공을 잡아내며 시작했다. 김동엽의 방망이가 힘차게 돌았지만 타구는 멀리 뻗지 못했다. 공민규와 김헌곤은 각각 2루수 땅볼 아웃로 돌려세웠다.

지난 3일 SSG 랜더스와 연습경기에서 첫 실전 등판해 1이닝 동안 10구를 던지며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호투했던 그의 최고 구속은 153㎞. 이날은 155㎞를 기록했다. 아웃카운트 3개를 잡아내기까지 필요한 공은 단 12구(직구 8구, 커브 2구, 포심패스트볼 1구, 투심패스트볼 1구)였다.

"지난 경기보다 긴장이 덜 됐다. 오늘도 직구만 한가운데로 자신있게 던지자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랐다"는 김서현은 "마지막날이니 더 좋은 투구를 하고 싶기도 했다. 캠프가 끝나고 시범경기를 하는데 경기에 나가게 된다면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어쩌면 올 시즌 구원왕을 놓고 경쟁을 펼칠 지도 모를 오승환과 김서현의 만남이었다. 풍부한 경험과 여전히 묵직한 공을 바탕으로 승부할 오승환과 시속 150㎞ 중반 빠른공을 앞세워 패기 있는 투구를 펼칠 두 투수의 시즌 행보를 기대케 하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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