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웅 '불트' 1위 만든 28만8973표..복잡한 제작진 속내 [★FOCUS]

윤성열 기자  |  2023.03.01 14:32
/사진='불타는 트롯맨' 방송 화면 /사진='불타는 트롯맨' 방송 화면
"제 과거의 부족함을 용서해 주십시오."


상해 전과가 알려진 뒤에도 완주를 결심한 황영웅의 간절한 호소가 어느 정도 먹혀든(?) 모양이다. MBN 경연 프로그램 '불타는 트롯맨' 유력 우승후보 황영웅이 결승 1차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아직 결승 2차전이 남아있지만, 그는 이번 결과로 우승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참가자가 됐다.

황영웅은 방송 초반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승승장구했지만, 결승전을 목전에 두고 폭행, 상해 등 과거 사생활 관련 논란에 휩싸이면서 휘청였다. 황영웅은 지난 과오를 인정하고 고개를 숙였고 용서를 구했다. 제작진은 황영웅을 '퇴출'시키기보다 시청자의 판단에 맡기기로 했다. 황영웅의 사전 녹화분도 편집 없이 내보냈다.

'불타는 트롯맨' 출연을 강행한 황영웅을 향한 대중의 비난과 질타가 쏟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황영웅을 떠받친 것은 바로 열성적인 그의 팬들이었다. 황영웅은 지난달 28일 공개된 결승 1차전에서 1528점을 받아 1282점을 얻은 손태진을 제치고 최종 1위에 올랐다.

이는 총점 50%의 비율을 차지한 실시간 문자 투표가 결정적이었다. 황영웅은 28만 8973표(20.52%)로 가장 많은 문자 투표를 받았다. 10명의 시청자 중 2명이 황영웅을 선택한 셈이다. 이에 그는 1위 득표율로 비례해 산정되는 실시간 문자 투표 점수에서 1000점을 챙겼다. 결승 1차전 1,2라운드에서 집계된 연예인 대표단과 국민 대표단 점수(도합 30%)에선 손태진이 황영웅을 앞섰지만, 막판 최종 순위가 뒤집힌 배경이다.

나머지 20%는 지난 2월 2일부터 집계된 대국민 응원 투표 점수다. 황영웅은 지난 2월 21일부터 27일 사이 집계된 9주 차 응원 투표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과거사로 한참 하차 시비가 일었던 와중에도 여전히 많은 팬들이 황영웅에게 표를 던진 것이다. 오히려 이번 논란으로 팬들의 지지가 결집되는 모양새다.

'불타는 트롯맨' 결승 1차전은 전국 시청률 16.4%, 분당 최고 시청률 17.7%를 기록했다.(닐슨 코리아 유료가구 기준) 황영웅은 현재 막강한 팬덤을 기반으로 1위를 질주하며 시청률을 견인하고 있지만 제작진 입장에선 마냥 반길만한 일은 아니다.

'불타는 트롯맨'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서혜진PD는 TV조선 경연 프로그램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을 통해 임영웅, 송가인, 김호중 등을 배출한 명실상부 '스타 메이커'다. 그런 그가 TV조선을 떠나 야심 차게 선보인 '불타는 트롯맨'의 첫 왕관을 '전과자' 낙인이 찍힌 황영웅에게 씌운다는 것은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다. 황영웅은 분명 유력한 우승 후보 중 한 명이지만, 최근 불거진 과거사로 인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참가자다. 사과에도 불구하고 하차하지 않고 계속해서 기회를 얻으려는 그를 향한 찬반 논란이 거세다.

'불타는 트롯맨' 제작진은 "출연자 선정에 있어 사전 확인과 서약 등이 있었으나 현실적인 한계로 유감스러운 상황이 발생했다는 점, 시청자분들과 팬분들께 죄송한 말씀을 드린다"며 "명확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입장 정리가 늦어진 점 사과드린다. 향후 본 사안과 관련해 면밀히 살펴 올바른 회복이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황영웅의 하차 여부에 대해선 한발 물러섰다. 결국 제작진도 '황영웅 감싸기' 비판에 직면했고, 결승 1차전 결과 오류까지 겹치면서 집중포화를 받고 있다.

제작진이 이러한 우려와 비판에도 불구하고 황영웅의 하차를 결정짓지 못하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공정성' 때문이다. '불타는 트롯맨'은 '대국민 오디션'을 표방하고 있는 만큼, 참가자들의 당락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민감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황영웅은 이미 법적으로 죗값을 치렀고, 팬들의 지지가 탄탄한 상황에서 황영웅을 제작진 재량으로 탈락시킬 경우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황영웅을 계속 끌고 가자니 부정적인 '꼬리표'가 달린다.

후폭풍도 만만치 않다. 제작진은 '불타는 트롯맨' 종영 이후 참가자들과 함께 여러 스핀오프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다. 이미 톱8에 진입한 황영웅의 출연 여부는 또 한 번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 일각에선 '미스트롯2'에서 학교 폭력 의혹을 인정한 진달래처럼 스스로 하차를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러모로 제작진의 속내가 복잡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윤성열 기자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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