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교 손에 피 안 묻혔다..'더 글로리'의 찬란한 파멸 [★FOCUS]

김나연 기자  |  2023.03.11 11:38
사진=넷플릭스 사진=넷플릭스
찬란한 파멸이다. 복수의 당사자인 송혜교의 손에는 피가 묻지 않았고, '악인'들은 덫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무너졌다. '용두용미'의 엔딩으로 마무리한 '더 글로리'다.


지난 10일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 파트2가 공개되며 막을 내렸다.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더 글로리' 파트1에서 오랜 기간 극야의 시간을 버티며 복수의 설계를 마친 동은(송혜교 분)이 가해자인 연진(임지연 분), 재준(박성훈 분), 사라(김히어라 분), 혜정(차주영 분), 명오(김건우 분)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자신을 돕기로 한 여정(이도현 분) 그리고 현남(염혜란 분)과 함께 손잡는 과정을 그렸다면, 파트2에서는 온 인생을 건 동은의 복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사진=넷플릭스 사진=넷플릭스
문동은이 온 인생을 걸어 준비한 복수의 덫에 '약점이 많은' 가해자들은 걸려들 수밖에 없었다. 문동은의 복수와 가해자들의 파멸이 더욱 찬란했던 것은 문동은의 손에 직접적인 피가 묻지 않았다는 것. 손명오 실종 사건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시작됐고, 연진의 무리는 누군가가 아닌 서로에게 칼을 겨누며 점차 균열했다.

가해자들은 자신의 잘못이 드러나고, 무너지는 순간에도 "혼자 죽지 않겠다"며 옆에 있는 사람의 머리채를 잡고 함께 끌어내렸다. 복수의 판을 깐 문동은의 입장에서는 손을 안 대고 코를 푼 격이다. 마지막까지 가해자들에게 그 어떠한 서사도 부여하지 않은 '더 글로리'이기에 시청자들은 더 짜릿함을 느꼈을 터. "없는 것들은 인생에 권선징악과 인과응보만 있는 줄 안다"라고 비아냥대던 연진과 그 무리는 결국 철저한 '권선징악', '인과응보'의 결말을 맞게 됐다.

이렇듯 동은의 전 피해자였던 윤소희(이소이 분)의 죽음과 경란(안소요 분)의 복수까지, 동은의 죽음을 포기하고 인생을 건 결심은 완벽하게 마무리됐다.여기에 문동은과 연대했던 현남의 복수 또한 마찬가지다. 현남의 복수 대상인 남편을 연진의 모와 엮어 남편의 죽음과 연진 모녀의 균열까지, '1타 2피'로 처리하며 깔끔하고 통쾌한 복수의 끝을 완성했다.

배우들의 연기는 두 말할 나위 없다. 특히 파트1에서 무표정하고, 버석한 얼굴로 차근차근 복수를 준비해가던 문동은 역의 송혜교는 파트1의 감정을 이어가면서도 인생의 첫 번째 가해자였던 엄마의 등장에 분노하고, 폭발하는 감정까지 완벽하게 표현했다. 끝까지 힘 있고, 단단하게 극의 중심을 잡은 송혜교는 첫 장르물 도전임에도 '역시 송혜교'라는 찬사를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송혜교와 연대한 이도현, 염혜란은 물론 '가해자'였던 임지연, 박성훈, 김히어라, 차주영, 김건우, 또 정성일까지 '더 글로리'는 '연기 구멍'이 단 하나도 없이 각자의 자리를 120% 채웠다.

김은숙 작가가 "내가 봐도 잘 썼다"고 자화자찬할 만한 짜임새다. 연출, 대본, 연기까지. 기대를 짜릿함을 보답한 '더 글로리'에 박수를 보낼 만하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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