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구자욱이 26일 두산전에서 4회말 결승 솔로 홈런을 날리고 루상을 돌고 있다. /사진=뉴시스
삼성은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두산 베어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홈경기에서 데이비드 뷰캐넌과 구자욱의 솔로 홈런으로 1-0 승리를 거뒀다.
삼성은 4연패를 끊어내며 8승 12패, 두산은 연승 행진이 3경기에서 끊겼고 11승 8패 1무를 기록했다.
전날 우천취소로 선발 로테이션에 숨통이 트인 양 팀은 이날 각각 1선발을 내세웠다. 삼성은 데이비드 뷰캐넌, 두산은 라울 알칸타라.
상대 1선발을 얼마나 잘 공략할지가 관건이었다. 삼성은 김지찬(2루수)-호세 피렐라(좌익수)-구자욱(우익수)-이원석(지명타자)-강민호(포수)-오재일(1루수)-공민규(3루수)-이재현(유격수)-김성윤(중견수)로 타선을 구축했다. 두산은 정수빈(중견수)-조수행(우익수)-양석환(1루수)-김재환(지명타자)-양의지(포수)-호세 로하스(좌익수)-강승호(2루수)-허경민(3루수)-이유찬(유격수)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뷰캐넌이 역투를 펼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날부터 두산 유니폼을 입은 이승엽 감독의 라이온즈파크 첫 방문경기로 관심이 집중됐다. 이날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구자욱에게도 이승엽 감독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그는 "우리팀 코치님, 감독님 얘기를 해야 하는데 왜 삼성 라이온즈 상대편 코치님, 감독님 얘기를 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이승엽 감독이) 다시 야구장에 돌아오셔서 너무 기쁘고 야구 팬분들도 다 기뻐하시는 것 같지만 승리는 또 저희 박진만 감독님에게 안겨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두 투수의 호투 속에 팽팽한 0의 행진이 이어지던 4회말 대포 한 방이 경기 흐름을 바꿔놨다. 타석에 선 선두타자 구자욱이 알칸타라의 시속 149㎞ 빠른공을 통타, 우측 담장을 넘겼다. 자신의 말그대로 박진만 삼성 감독에겐 미소를, 이승엽 두산 감독에겐 씁쓸함을 안겨준 한 방이었다.
투구수가 많아진 뷰캐넌은 6회초 흔들렸다. 선두 타자 정수빈에게 안타를 맞았고 조수행이 기습 번트로 출루했다. 2사에서 양의지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만루 위기에 놓였다. 뷰캐넌의 투구수가 100구에 달했다.
경기 전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는 이승엽 두산 감독. 외야에 그의 선수시절 모습을 담은 벽화가 눈에 띈다. /사진=뉴스1
뷰캐넌은 6이닝 동안 105구를 던지며 5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 호투한 뒤 7회부터 이승현에게 공을 넘겼다. 알칸타라도 6이닝 동안 111구를 뿌리며 3피안타 9탈삼진으로 호투했지만 구자욱에게 맞은 홈런 한 방이 뼈아팠다.
7회를 깔끔히 막아낸 이승현에 이어 8회 오승환이 등판했다. 삼성의 마무리지만 최근 난조를 겪으며 박진만 감독은 왼손 이승현을 임시 마무리로 낙점했다. 오승환의 올 시즌 기록은 9경기에서 1승 1패 4세이브 1홀드에 블론세이브가 2차례 있었다. 피안타율은 0.317, 이닝당 출루 허용(WHIP)도 1.71에 달했다.
1점 차 살얼음판 리드 상황이었기에 오승환에 대한 불안감이 더 커졌다. 심지어 두산의 타순은 1번 정수빈부터 시작됐다. 선두 타자 정수빈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불안하게 시작했다. 강민호가 완벽한 송구로 도루하는 정수빈을 잡아냈지만 오승환은 조수행에게 다시 한 번 볼넷을 허용했다. 양석환의 큼지막한 타구가 좌익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갔고 삼성 벤치에서는 오승환 대신 새로운 마무리 이승현을 올려보냈고 김재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리드를 지켜냈다.
9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이승현은 양의지에게 잘 맞은 타구를 허용했으나 중견수 김성윤이 믿기지 않는 슈퍼캐치로 두산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승현은 로하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승리까지 아웃카운트를 단 하나 남겨두고 강승호와 허경민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이유찬을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승리를 지켜냈다.
뷰캐넌은 2승(2패) 째를 수확했고 우완 이승현은 시즌 첫 홀드, 오승환은 2홀드 째를 챙겼고 좌완 이승현은 시즌 첫 세이브를 따냈다.
구자욱(왼쪽)에게 솔로포를 맞고 허탈해하는 두산 알칸타라. /사진=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