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취점 내주고 2패' 한 점이 절실한 SSG, 타격감 좋은 타자를 왜 1회에 볼 수 없나 [준PO]

김동윤 기자  |  2023.10.25 07:59
SSG 한유섬이 2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NC를 상대로 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SSG 한유섬이 2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NC를 상대로 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SSG 하재훈이 2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NC를 상대로 홈런을 치고 있다. SSG 하재훈이 2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NC를 상대로 홈런을 치고 있다.
2023년 KBO리그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친 SSG 랜더스가 5전3션승제 준플레이오프에서 2연패로 업셋을 당할 위기에 처했다. 벼랑 끝에 선 SSG에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SSG는 2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릴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NC를 상대한다.

기세에 완전히 밀린 SSG다. 1, 2차전 NC가 '20승 에이스' 에릭 페디를 내지 못하는 유리한 상황에서 SSG는 로에니스 엘리아스, 김광현 원투펀치를 내고도 1승을 챙기지 못했다. 신민혁-송명기로 이어지는 NC 하위 선발진이 SSG 타선을 상대로 실점을 최대한 억제하는 '최선의' 피칭을 하면서 SSG의 경기 운영이 꼬인 것이 가장 컸다. 득점권만 되면 타선은 침묵했고 이틀간 낸 6점 중 적시타로 인한 점수는 한 점도 없었다. 1, 2차전 모두 초반부터 안타와 볼넷으로 3루까지 나아가는 데는 무리가 없었지만, 한 끝이 모자랐다.


선취점의 중요성은 SSG의 모두가 알고 있다. 21일 준플레이오프 마지막 훈련을 앞두고 만난 추신수는 "아무래도 선취점, 특히 1회가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원형 SSG 감독도 2차전을 앞두고 "7~9회까지 가지 않고 초반에 점수를 내야 한다. 그래야 뒤에 던지는 투수들도 부담 없이 공을 던질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1차전에서도 득점 찬스에서 1점이라도 선취점을 뽑았으면 경기 양상이 달라졌을 텐데, 점수가 나오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변화를 시도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테이블세터를 1차전 오태곤-박성한에서 2차전 추신수-최주환으로 바꿨고 6타수 무안타 0출루에서 8타수 2안타 4출루로 한층 나아졌다. 하지만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은 여전했다. 햄스트링 부상에서 복귀한 최정이 7타수 1안타 1타점으로 주춤한 탓이다. 그렇다고 깜짝 카드로 라인업에 변화를 주기는 어려웠다. 2차전 선발 라인업보다 꾸준한 안타를 생산해 줄 타자는 벤치에서 보이지 않았다.


필라델피아의 카일 슈와버. /AFPBBNews=뉴스1 필라델피아의 카일 슈와버. /AFPBBNews=뉴스1
필라델피아의 카일 슈와버. /AFPBBNews=뉴스1 필라델피아의 카일 슈와버. /AFPBBNews=뉴스1


다시 한 번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다. 1점이라도 선취점이 절실히 필요하다면 그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를 우선 배치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 전략을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것이 현재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을 앞두고 있는 필라델피아 필리스다. 필라델피아의 1번 타자는 메이저리그 역대 단일 시즌 1할 타율과 40홈런을 동시에 달성한 카일 슈와버다. 슈와버는 올해 정규시즌 타율이 0.197에 불과하지만, 무려 47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공포의 1번 타자로 군림했다.

그 기세는 포스트시즌에서도 이어졌다. 슈와버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만 무려 5개의 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리드오프로 나온 탓에 5개 모두 솔로 홈런이었다. 그러나 효과는 굉장했다. 슈와버의 홈런으로 필라델피아는 선취점을 가져갔고 선발 투수들이 안정적인 피칭을 이어가면서 그가 홈런을 친 3경기 모두 필라델피아가 승리를 가져갔다.

SSG에도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는 타자들이 있다. 최근 SSG에서 뜨거운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는 한유섬과 하재훈이다. 10월 타율 0.415 OPS 1.130의 한유섬, 타율 0.432 OPS 1.110의 하재훈은 SSG가 10월에 최고의 성적(10승 2패)을 찍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준플레이오프 대비 프리 배팅에서도 담장 근처로 타구를 날리던 두 사람은 1, 2차전에서도 담장 밖으로 공을 보내며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했다. 현시점에서 솔로 홈런을 때려서라도 SSG에서 선취점을 안길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들이지만, 정작 1회에 볼 수 없었다. 1, 2차전 모두 5번과 6번에 나란히 배치됐고 이들의 호쾌한 타격은 뒷북을 칠 수밖에 없었다.

SSG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 2회말 우익선상 안타를 때려내고 있다. SSG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 2회말 우익선상 안타를 때려내고 있다.


이들의 선구안이 걱정이라면 두 사람 못지 않게 괜찮은 타구를 보내는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기존의 4번 타순보다 앞선 전진 배치도 고려해볼 만하다. 에레디아는 타율 0.323에 출루율 0.385로 정규시즌 준수한 성적을 냈고 75개의 삼진을 39개의 볼넷을 골라내는 등 선구안도 나쁘지 않았다.

어떻게든 선취점을 내려는 노력은 그만큼 타선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증거다. 한때 6위까지 떨어지며 가을야구 탈락도 걱정했던 SSG를 3위로 끌어올린 것이 타자들의 막판 활약이었다. 10월 팀 OPS 1위(0.787)로 방망이는 충분히 예열돼 있었고, 실제로 준플레이오프 1, 2차전 모두 출루 자체에 어려움을 겪진 않았다.

탈락 위기에 놓인 SSG는 3차전에서 외국인 선발 태너 털리를 상대한다. 태너는 정규시즌 11경기 5승 2패 평균자책점 2.92를 기록했다. SSG를 상대로는 1경기에 나와 5⅓이닝 8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썩 좋지 않았다.

SSG는 좌완 오원석을 선발로 내세운다. 오원석은 정규시즌 28경기 8승 10패 평균자책점 5.23으로 좋지 않았으나, 터닝포인트가 된 9월 23일 인천 롯데전 구원승 이후 4경기 평균자책점 3.38로 안정 궤도에 올랐다. 앞선 두 경기에서 투수들에게 힘이 되지 못한 타선이 어린 오원석의 어깨를 가볍게 해줄 수 있을지 모든 시선은 창원NC파크로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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