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클로저 떠나보내고...' 왜 삼성 153㎞ 파이어볼러를 보상 선수로 영입했나 'KT의 숨은 자신감'

김우종 기자  |  2023.11.29 17:33
문용익. 문용익.
문용익. 문용익.
문용익. 문용익.
'169 세이브' 기둥 클로저를 떠나보낸 KT 위즈의 선택은 최고 구속 '153km' 파이어볼러 문용익(28)이었다. 비록 제구가 덜 다듬어진 측면은 있지만, '투수 조련사' 이강철 감독의 지도와 함께 KT 현장 코칭스태프의 도움을 받으면 즉시 전력감이 될 수 있다고 봤다. KT의 숨은 자신감이었다.


KT 위즈는 29일 "삼성 라이온즈와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맺은 김재윤(33)의 보상 선수로 우완 투수 문용익을 지명했다"고 밝혔다. 김재윤은 FA 등급이 B등급이었다. 만약 B등급의 선수가 FA로 타 구단에 이적할 경우, 원소속 구단은 '직전 시즌 연봉 100%와 보호선수 25명 외 선수 1명' 또는 '보상 선수 없이 직전 시즌 연봉의 200% 금액'을 받을 수 있다. 이에 KT는 문용익과 함께 보상금으로 김재윤의 올 시즌 연봉 3억6000만원을 추가로 받게 됐다.

애초부터 KT는 보상금 200%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나도현 KT 단장은 29일 발표 후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삼성 라이온즈가 제출한) 보호 선수 25인 외 선수를 놓고 다양한 영상과 각종 데이터 분석을 통해 심도 있는 회의를 했다. 이강철 감독을 비롯한 현장과 이야기를 나눈 결과, 문용익을 영입하는 쪽으로 결정을 내렸다. (200%) 보상금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25명 외 선수 중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자원을 영입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육성에 일가견이 있는 현장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이 없었다면 내리기 어려운 결단이었다.


문용익은 덕양초-양천중-청원고-세계사이버대를 졸업한 뒤 2017 2차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6라운드 전체 59순위로 삼성 라이온즈의 지명을 받았다. 문용익은 2019년 정식 선수로 전환한 뒤 최근 3시즌 동안 1군 무대를 누볐다. 2021시즌에는 22경기에 출장, 2승 무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4.50을 마크했다. 이듬해인 2022시즌에는 39경기에 나서 1승 2패 1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3.35, 2023시즌에는 14경기에서 1승 무패 평균자책점 4.15의 성적을 각각 올렸다.

문용익의 최대 강점은 최고 구속이 153㎞에 달하는 빠른 속구다. 또 각도 큰 슬라이더 역시 문용익이 보유한 최고 무기로 꼽힌다. 나 단장은 "빠른 속구와 슬라이더에 큰 강점이 있는 투수"라면서 "RPM(Revolutions Per Minute·분당 공전 수)이 2500 정도 나오는데, 이는 KBO 리그 전체 우완 투수 기준, 상위 8% 정도에 속하는 기록이다. 슬라이더 역시 헛스윙 유도 비율이 높다"고 좋은 평가를 했다.


문용익. 문용익.
문용익. 문용익.
문용익. 문용익.
문용익은 퓨처스리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2017년부터 퓨처스리그 통산 84경기에 나서 6승 4패 7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5.91을 마크했다. 총 141⅔이닝 동안 152피안타(11피홈런) 95볼넷 10몸에 맞는 볼 135탈삼진 105실점(93자책). 1군 무대 통산 성적은 4승 2패 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3.84를 찍었다. 72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60피안타(5피홈런) 44볼넷 5몸에 맞는 볼 54탈삼진 37실점(31자책)의 세부 성적을 거뒀다. 다만 이닝에 비해 아무래도 볼넷이 많은 건 내년 시즌에 해결해야 할 과제라 할 수 있다. KT 역시 이런 점을 모를 리 없었다.

나 단장은 "다만 제구가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점이 있다. 속구보다 슬라이더의 제구가 더 잘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면서 "그런 면에서 피칭 디자인에 새롭게 변화를 줄 경우, 더욱 좋아질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 단장은 "2021년부터 계속 1군에서 생활하면서 오랫동안 경험을 쌓은 것도 강점이다. 문용익이 투수를 시작한 게 대학 때부터라고 하더라. (다소 늦은 편이라 할 수 있는데) 그렇기에 구위에 비해 제구에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 면도 있다고 분석했다"면서 "이강철 감독님의 지도하에 경험을 쌓으면, 충분히 1군에서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이라 할 수 있다. 또 불펜 자원은 다다익선이다. 가용할 수 있는 옵션을 넓힐 수 있는 카드다. 나아가 적응 여부에 따라 내년 신인 드래프트의 방향과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다양해질 수도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과연 문용익이 내년 시즌 KT 마운드에서 어떻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앞서 삼성은 KT에서 활약했던 클로저 김재윤을 FA로 영입했다. 4년 최대 총액 58억원(계약금 20억원, 연봉 합계 28억원, 인센티브 합계 10억원)의 조건이었다. 김재윤은 지난 2015년 KT 위즈에 신인 드래프트 2차 특별지명 13순위로 입단, KBO 리그 통산 481경기에 출장해 44승 33패 17홀드 169세이브 평균자책점 3.58을 마크했다. 특히 2021년 이후 3시즌 연속 30세이브 이상 수확하며 KT의 든든한 마무리 투수 역할을 해냈다. 김재윤을 FA로 영입한 뒤 이종열 삼성 단장은 "FA 투수 중 가장 좋은 자원이라고 생각한 김재윤을 영입했다. 올 시즌 팀에서 가장 부족한 부분이었던 불펜을 보강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두고 싶다"면서 "김재윤의 영입으로 뒷문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지게 되고 궁극적으로 선수단의 경기력 향상이라는 긍정적 결과를 만들게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했다.

지난 22일 삼성과 FA 계약을 체결한 김재윤(왼쪽)이 이종열 단장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지난 22일 삼성과 FA 계약을 체결한 김재윤(왼쪽)이 이종열 단장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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