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경질 임박' 정몽규 회장 마침내 입장 밝힌다, 대한축구협회 16일 긴급 회의 소집

김동윤 기자  |  2024.02.15 23:05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왼쪽)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왼쪽)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위르겐 클린스만(60) 감독 경질 논란에서 한발 물러나 있던 정몽규(62)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마침내 입장을 밝힌다.


대한축구협회(KFA)는 "16일 오전 10시 축구대표팀 사안과 관련해 KFA 임원회의를 개최한다. 회의는 비공개이며 회의 결과 발표는 미정"이라고 15일 밝혔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참석자 명단에 포함된 정몽규 회장이다. 지난 8일 귀국한 이후 정 회장의 첫 공식 행보다.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경기 외적으로 끊임없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석연치 않은 과정을 통해 부임한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을 맡은 약 1년 동안 태업 논란에 시달렸다. 재임 기간 대부분의 시간을 해외에 체류하면서 국가대표 선수들 관리와 파악에 소홀했다는 이유다.

한국보다는 미국 스포츠 매체 ESPN 패널로서 더 자주 모습을 드러냈으며, 해외파를 본다는 핑계로 유럽 출장이 잦았다. 클린스만 감독이 K리그 경기를 본다거나 직접 챙긴다는 이야기는 듣기 힘들었다. 계속된 논란에도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 결과로 증명하겠다"고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상처뿐인 아시안컵 4강이었다. 이번 대표팀은 역대급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했다. 손흥민(32·토트넘 홋스퍼)-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 등 각 포지션마다 세계구급 선수들이 포진된 라인업은 일본을 제외하면 상대할 팀이 없다는 평가였다.

그러나 6경기 내내 철저히 선수 개인 기량에 의존한 전술로 답답한 경기를 풀어나갔다. 속시원한 승리는 바레인에 3-1로 이긴 조별리그 1차전뿐이었다. 요르단과 2차전에서는 상대 자책골에 힘입어 2-2로 겨우 비겼고, 말레이시아와 3차전에서는 종료 직전 동점골을 허용해 3-3 무승부를 거뒀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7일 요르단과 아시안컵 4강 경기 후 손흥민을 안아주고 있다. /사진=뉴스1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7일 요르단과 아시안컵 4강 경기 후 손흥민을 안아주고 있다. /사진=뉴스1
이강인(오른쪽에서 두 번째). /사진=뉴스1 이강인(오른쪽에서 두 번째). /사진=뉴스1


졸전은 계속됐다.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에서는 후반 추가 시간 종료 직전 간신히 동점골을 넣어 승부차기로 향했고, 골키퍼 조현우의 선방 덕분에 가까스로 8강에 올라갔다. 호주와 8강전에서도 전반전 점유율 7대3으로 앞서는 상황에서도 유효슈팅 0의 굴욕을 안은 채 손흥민의 극장 프리킥골로 연장전 끝에 겨우 승리를 거뒀다. 결국 요르단과 4강전에서는 유효슈팅 한 번을 기록하지 못한 채 0-2로 패배했다.

설상가상으로 요르단과 4강전 하루 전날 팀 내 핵심인 이강인과 손흥민 사이에 신체적 접촉이 동반된 격한 다툼이 있었다는 사실이 14일 영국 매체 더 선을 통해 공개됐다. 선수단 관리와 리더십 면에서도 큰 비판을 받을 수 없었고 결국 15일 열린 2024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에서 클린스만 감독 경질로 뜻이 모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회 결과에 대해 변명으로 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보관 KFA 기술위원장은 "클린스만 감독이 직접 선수단 내 불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것(선수단 불화) 때문에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고도 했다. 전술적인 문제는 인정하지 않았다"고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끝까지 무책임한 태도에 전력강화위원회도 그동안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공개했다. 황 위원장은 "클린스만 감독은 재임 기간 중 선수 선발과 관련해 논란이 있었다. 다양한 선수를 보고 발굴하려는 의지가 부족했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국내 체류 기간이 적었다. 국민을 무시하며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표팀 감독은 내용과 결과가 이슈가 됐는데, 이번에는 근무 태도 논란이 터진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가운데)이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 후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가운데)이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 후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 대표팀 감독이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 후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 대표팀 감독이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 후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아시안컵 귀국 당시에도 대표팀에서 밝은 사람은 클린스만 감독뿐이었다. 뉴스1에 따르면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8일 인천국제공항 귀국 인터뷰에서 "이번 대회의 결과가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긍정적인 부분들도 있었다"며 "우리가 조금 더 성장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팀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로부터 이틀 뒤인 10일에는 곧바로 한국을 떠나 팬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이 과정에서 정몽규 회장도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축구협회의 결정권자이자 클린스만 감독 선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사로서 어떠한 제스처가 필요했다. 하지만 아시안컵 리뷰와 클린스만 감독 거취를 논의하기로 한 13일 KFA 임원 회의에 불참 통보하면서 축구 팬들의 분노도 폭발했다.

서울특별시 종로구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 앞에는 팬들이 직접 정 회장과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요구하는 현수막을 내걸어 들끓는 심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했다. 전력강화위원회가 경질로 한뜻을 모은 가운데 정 회장은 직접 임원 회의에 모습을 드러내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축구팬들이 15일 서울특별시 종로구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 앞에 '축구협회 개혁의 시작, 정몽규와 관계자들 일괄 사퇴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사진=박건도 기자/사진=박건도 기자 축구팬들이 15일 서울특별시 종로구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 앞에 '축구협회 개혁의 시작, 정몽규와 관계자들 일괄 사퇴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사진=박건도 기자/사진=박건도 기자
축구팬들이 15일 서울특별시 종로구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 앞에 '클린스만 즉각 경질하라'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사진=박건도 기자 축구팬들이 15일 서울특별시 종로구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 앞에 '클린스만 즉각 경질하라'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사진=박건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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