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과 똑같다' 韓 떠난 수석코치도 SON·이강인 탓 "둘 싸움으로 모든 게 무너져"

이원희 기자  |  2024.02.18 08:02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왼쪽)과 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코치. /사진=뉴스1 제공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왼쪽)과 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코치. /사진=뉴스1 제공
4강 요르단전에 패한 뒤 이강인(왼쪽)과 손흥민(오른쪽). /사진=뉴시스 제공 4강 요르단전에 패한 뒤 이강인(왼쪽)과 손흥민(오른쪽). /사진=뉴시스 제공
위르겐 클린스만(60) 감독과 함께 한국 대표팀을 떠난 안드레아스 헤어초크(55) 수석코치가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실패를 선수들 탓으로 돌렸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룬트샤우의 17일(한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헤어초크 코치는 아시안컵에서 발생한 손흥민, 이강인 충돌에 대해 설명했다. 헤어초크 코치는 "격렬하고 감정적인 싸움이었다"며 "단 몇 분 만에 우리가 몇 달 동안 힘들게 쌓아 올렸던 모든 것이 무너졌다"고 떠올렸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4강 탈락했다. 4강에서 이미 조별리그에서 붙었던 요르단을 만났지만, 0-2로 완패했다. 당시 한국의 국제축구연맹 랭킹은 23위, 요르단은 87위였기에 더욱 아쉬운 결과였다.

또 4강 요르단 경기 전날,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대표팀 선수들의 충돌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큰 충격을 안겼다. 이강인 등 일부 젊은 선수들이 저녁식사 시간에 탁구를 치려고 하자, 대표팀 캡틴이자 베테랑 손흥민이 팀 결속을 주장하며 불만을 나타냈다. 이 과정에서 충돌이 일어났고 손흥민도 손가락을 다쳤다. 영국 더선조차 "손흥민이 한국 대표팀 동료들과 몸싸움을 벌이다가 손가락이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헤어초크 코치는 손흥민, 이강인의 충돌을 문제 삼아 한국축구가 4강에서 패한 이유라고 꼬집은 것이다.

그러나 클린스만호는 아시안컵 내내 경기력 부진에 시달렸다. 조별리그에서 '130위' 말레이시아와 3-3으로 비긴 탓에 E조 2위(1승 2무)로 16강에 진출했다. 16강에서 사우디아라비아, 8강에선 호주를 잡았으나, 이는 후반 막판 유럽파 선수들의 활약 덕분에 승리한 것이었다. 결국 4강에서 무너졌다.

한국은 1960년 대회 우승 이후 64년 만의 아시아 무대 정상에 오르겠다는 꿈을 이루지 못했다. 이번 대표팀의 경우 손흥민을 비롯해 이강인,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희찬(울버햄튼) 등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보유해 역대 최강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또 한 번 우승에 실패했다.

앞서 클린스만 감독도 "팀 내 불화 문제로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고 선수 탓을 돌렸다. 그 감독에 그 코치였다. 헤어초크도 똑같이 행동했다.

선수단 관리를 못했다는 것은 코치진도 비난을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특히 클린스만 감독은 스타플레이어 출신 감독으로서 선수단 관리에 유능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마저도 통하지 않았다.

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코치. /사진=뉴스1 제공 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코치. /사진=뉴스1 제공
클린스만 감독은 재임 동안 부진한 경기력, 전술적 부재뿐 아니라, 근무 태도 등으로 비난을 받았다. 국내에서 K리그 선수들을 직접 체크하는 것보다 세계 곳곳을 돌며 다양한 행사에 참석했다. 한국과 관련이 없는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 등 다른 유명 선수들을 평가하고 분석했고, 유럽챔피언스리그 조 추첨 행사에도 참석했다.

헤어초크도 마찬가지였다. 헤어초크 코치는 아시안컵에서 탈락한 직후 지난 15일, 바이에른 뮌헨(독일), 라치오(이탈리아)의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해설을 맡았다. 헤어초크 코치가 오래 전부터 스카이스포츠 오스트리아 해설로 일했다고 하지만, 한국축구의 탈락 충격을 만회하는 것보다 해설일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 축구팬들의 비난을 받았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대표팀 사안관련 KFA 임원회의를 마친 후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대표팀 사안관련 KFA 임원회의를 마친 후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한편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 소식을 알렸다. 정몽규(62) 대한축구협회장이 직접 발표자로 나섰다. 정 회장은 클린스만 경질에 대해 "대표팀 능력을 이끌어내는 경쟁력과 경기 운영, 선수 관리, 근무 태도 등 지도 능력과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능력과 태도가 국민들의 기대치와 정서에 미치지 못했고, 앞으로도 개선이 힘들 것이라고 판단해 사령탑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해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 감독은 1년도 되지 않아 한국축구를 떠났다. 클린스만 감독의 계약기간은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였다. 또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축구가 1992년 전임 감독제를 도입한 이후 가장 빨리 경질된 감독이라는 불명예 기록까지 남겼다. 클린스만호가 1년 동안 보여준 성적은 8승 6무 3패다.

경질 직후 클린스만 감독은 SNS을 통해 "모든 선수와 코칭스태프, 그리고 모든 한국팬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지난 13경기 동안 패배 없이 놀라운 여정을 이어갈 수 있었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에 진출할 수 있도록 응원해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하다. 앞으로도 파이팅"이라고 작별인사를 남겼다. 짧은 글 속에 '13경기 무패'라는 자신의 업적을 내세웠다.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아컵을 마치고 지난 7일 입국했을 때도 "여론이 왜 악화됐는지 모르겠다. 나도 우승하고 싶었다"며 "요르단을 만나기 전까진 결과를 가져오고 좋은 경기를 선보였다. 아시안컵 4강은 실패라고 볼 수 없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정 회장은 차기 대표팀 감독에 대해 "아직 상의한 것이 없다"며 "새로운 전력강화위원회를 구성해서 조속히 대표팀 감독을 선임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4강 요르단전에서 패한 뒤 고개를 숙인 손흥민. /사진=뉴시스 제공 4강 요르단전에서 패한 뒤 고개를 숙인 손흥민.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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