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머니투데이 스타뉴스
2014년이 저물어 가고 있다. 올해 한국영화계는 엄청난 기록과 수많은 사건들, 그리고 핑크빛 소식까지 여러 일들을 겪었다. 다사다난하다는 말로는 다 담을 수 없었던 2014년 영화계 소식을 10대 뉴스로 정리했다.
1.'명량'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이순신 장군 신드롬
할리우드 영화 '아바타'에 내줬던 한국 역대 흥행 1위 기록을 4년 만에 되찾았다. 김한민 감독의 '명량'을 무려 1761만명이 관람하면서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다. '명량'은 정유재란 당시 330척의 왜선에 12척으로 맞선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영화 절반이 해상 전투 장면으로 구성돼 당초 투자가 쉽게 되지 않았다. 무모한 시도로 여겨졌기 때문.
하지만 '명량'은 보란 듯이 관객을 끌어 모아 각종 흥행기록을 모두 경신했다. '명량' 흥행은 자칫 위기에 빠질 뻔 했던 올해 한국영화산업을 구했다. 올해 한국영화계는 기대작들이 잇따라 흥행에 참패하면서 위기감이 감돌았다. 자칫 3년 연속 한국영화 1억 관객 돌파가 어려울 뻔 했다. '명량'과 '해적'이 올 여름 2500만 관객을 동원했기에 3년 연속 1억 관객 돌파가 가능하게 됐다. '명량' 흥행은 한국영화계에 숙제도 안겼다. 스타 감독이 제작사를 세워 투자배급사와 직거래로 대박을 거둔 사례가 됐다. 갈수록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 영화제작자, 프로듀서 등에게는 안 좋은 선례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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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어벤져스2' 한국 로케이션
마블 스튜디오의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어벤져스2')은 블록버스터 최초로 한국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한국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둔 핫한 블록버스터의 한국 촬영에 영화팬도, 나라도 들썩였다. '어벤져스2' 제작진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직접 SNS 홍보에 나설 만큼 전폭적인 협조 속에 지난 4월 약 2주에 걸쳐 마포대교, 강남대로, 상암동 DMC월드컵 북로, 청담대교 등지에서 한국의 풍경을 담았다. '캡틴 아메리카' 크리스 에반스가 내한해 직접 연기를 펼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벚꽃놀이 철을 맞은 시민들이 현장에 몰려 할리우드의 촬영 시스템을 구경하기도 했다. 한국 여배우 수현의 캐스팅도 내내 화제였다. 그러나 아쉬움도 따랐다. 국가브랜드 가치 상승 및 관광효과 등 2조원의 경제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 속에 유래 없는 교통 통제가 이뤄졌고 시민들의 불편이 뒤따랐다. 영화계에서는 '할리우드 역차별'이라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어벤져스2'의 개봉은 내년 4월. 과연 할리우드의 눈에 비친 한국이 어떤 모습일 지, 어느 정도의 분량으로 등장할 지는 영화를 봐야 확인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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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부산영화제 뒤흔든 '다이빙벨'
다큐멘터리 '다이빙벨'이 20년을 향해 가는 부산국제영화제를 흔들었다. '다이빙벨'은 지난 4월 300명 넘는 희생자를 낸 세월호 침몰 사건을 진실 규명을 다룬 작품. 영화계는 참사 직후 각종 행사를 취소하고 여러 인사, 배우들이 진실규명을 촉구하는 등 목소리를 내 왔다. 격앙된 분위기 속에 단역 배우의 '황제단식' 댓글이 애꿎은 영화 보이콧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던 중 '다이빙벨'이 부산영화제 초청작에 선정되자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 대책위가 상영중지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서병수 부산시장이 영화제 측에 상영 취소를 요청하는 등 잡음을 빚었다. 급기야 영화제의 존폐위기가 달린 문화부의 국고지원 중단 압력까지 불거져 나왔다. 외압설에도 불구하고 영화제 측은 상영을 강행했고 '다이빙벨'은 전회 매진되며 부산영화제 최고 화제작 반열에 올랐다. 이용관 위원장이 나서 국고지원 중단 압력은 없었다고 해명까지 했으나 괘씸죄에 걸린 것일까. 부산영화제는 지난 11월 감사원의 특별 감사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