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 '옴므파탈' 이주현 "'꽃중년'보다 '섹시중년'이 좋아"

KBS 1TV 일일드라마 '별난가족' 구경철 역 이주현 인터뷰

이경호 기자  |  2016.08.18 09:16
배우 이주현/사진=김휘선 인턴기자 배우 이주현/사진=김휘선 인턴기자


불혹의 나이가 됐지만 '섹시', '옴므파탈'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배우가 있다. 세월이 지날수록 멋이 깊어지는 이주현(40)이 그 주인공이다.


이주현은 지난 5월 첫 방송한 KBS 1TV 일일드라마 '별난가족'(극본 손지혜 정지은, 연출 이덕건)에서 경찰서 지능 범죄 수사팀 형사 구경철 역으로 출연 중이다.

'별난가족'은 꿈과 사랑을 향한 치열한 청춘들과 그 곁에 별난 가족들의 이야기다. 젊은 남녀부터 중년까지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해 매회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그 중 한 명이 바로 이주현이다.


이주현이 맡은 구경철은 경찰서 지능 범죄 수사팀 형사로 친근한 이미지에 생활 밀착형 경찰이다. 그는 아내의 가출 후 신장병을 앓고 있는 7살 딸 공주(한서진 분)를 애지중지 키우는 부성애 강한 아버지이기도 하다. 최근 설공주(서유정 분)과 전처 영실(정시아 분)과 얽히고설키면서 극적 재미를 더하고 있는 구경철이다. 가출한 전처가 돌아오면서, 설공주와 이별까지 한 상황에 딸마저 자신의 속은 몰라주고 그저 엄마 타령만 하고 있어 하루도 속이 편할 날이 없다.

요즘 좀처럼 웃기 힘든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찡하게 하고 있는 이주현을 스타뉴스가 만났다.

배우 이주현/사진=김휘선 인턴기자 배우 이주현/사진=김휘선 인턴기자



-'별난가족'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다. 시청률도 꾸준히 20%를 유지하고 있어 배우의 기분도 남다를 것 같다.

▶제가 출연했던 일일드라마들 중 시청률이 안좋은 적은 없었다. 하하하. '일일드라마 불패'라고 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시청자들께서 꾸준히 관심 가져주시니까 감사하다. 앞으로도 나올 에피소드가 많으니까 기대하셔도 좋다.

-일일드라마에 대한 자신감이 느껴진다. 무엇보다 또래 배우들과 달리 수년 간 유독 일일드라마 출연이 잦았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었나.


▶체력이 강하니까 그렇다. 또 호흡이 긴 작품을 하면 사실 힘들긴 한데, 그것을 버틸 수 있는 멘탈이 있으니까 가능했던 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일일드라마, 주말드라마 등을 많이 하다보니까 아직까지 저를 의리로 찾아주는 분들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그렇다고 제가 일일드라마만 한다고 오해하진 말아주셨으면한다. 미니시리즈도 많이 했다. 작품을 가리는 건 아닌데, 꽤 오랫동안 일일드라마를 한 상황이라 이제는 미니시리즈도 해보고 싶다. 한 번에, 짧고 굵게 연기 열정을 쏟아 부을 수 있는 작품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요즘 '별난가족'에서 구경철의 러브라인이 시청자들에게 크고 작은 재미를 안기고 있다. 특히 구경철 앞에 나타난 전처 영실이 설공주와 결혼을 망쳐 놓았고, 영실이 밉상 캐릭터로 떠올랐다. 시청자들 사이에서 화제의 인물인 영실, 그녀에 대한 본인의 생각이 궁금해다.

▶솔직히 영실 역을 맡은 정시아는 착하고 괜찮다. 하지만 극 중 영실은 진짜 싫다. 저도 극 중 캐릭터(구경철)에 감정 이입이 되는데, 영실은 진짜 밉다. 정시아가 영실로 제 앞에 서면 막 화가 난다. 연기자 본인의 상황은 아니고, 진짜 삶이 아닌데도 그렇다. 보는 사람도 그렇지만 연기하는 사람도 진짜 욱 할때가 있다. 영실은 보기 싫을 때가 많다. 하하."

배우 이주현/사진=김휘선 인턴기자 배우 이주현/사진=김휘선 인턴기자


-설공주, 영실 사이에 놓인 구경철은 딸 한공주 때문에 누구 하나를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앞으로 세 사람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 궁금해다. 본인이 예상하는 시나리오가 있나.

▶글쎄, 저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먼저 제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당연히 설공주한테 가야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극 중) 딸이 있지않나. 딸이 엄마(영실)를 보고 싶어 하고, 그걸 또 무작정 막을 수는 없지않나. 그게 실제로도 고민이 되더라. 영실은 보기 싫지만 딸한테 "엄마가 우리 버리고 갔었어"라고 밝혀서 상처 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저 좋은 것만 할 수도 없으니 저도 힘들더라. 살면서 싫어도 해야되는 것들이 있으니까.

-구경철과 영실의 재결합 가능성도 있을까.

▶딸 때문에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경철이 성격상 받아들일 수는 없을 것 같다. 아이만 교류할 수도 있겠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또 경철이가 영실이랑 친구처럼 지내지도 않을 것 같다.

-영실, 딸과 관계도 문제지만 설공주의 임신도 문제다. 이 일이 구경철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시청자들도 궁금해하고 있는데, 어떻게 될까.

▶만약 (설공주가) 임신하지 않았다면, 아이(한공주) 편을 들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설공주가 임신을 했지않나. 이게 진짜 변수다. 새로운 아이가 생겼는데, 경철이가 이를 모른 척할 성격이 아니다. 저 역시 궁금하다.

-서유정, 정시아가 '별난가족'에서 극과 극의 캐릭터인데 실제 두 여배우와 호흡은 어떤가.

▶두 사람 다 사랑스러운 후배들이다. 열심히 하고 있다. (정)시아는 뻔뻔한 연기, (서)유정은 배려심 많은 연기로 극과 극의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제가 딱 그 중간에 서 있는데 앞으로 어떤 에피소드로 시청자들께 재미를 안길지 기대해 주셨으면 한다.

-이주현이 맡은 구경철은 주연진인 강단이(이시아 분), 구윤재(김진우 분), 설혜리(박연수 분), 강삼월(길은혜 분), 설동탁(신지훈 분) 못지 않게 극의 중심 인물로 떠오른 상황이다. 일일드라마 특성상 주인공 외 인물이 극의 중심이 되는 일이 많다. 본인이 생각하는 극 중 캐릭터는 어떤 인물일까.

▶숙제를 던져주는 캐릭터가 아닐까 싶다. 배우 입장에서는 어떤 선택을 하든지 (작가가) 정해 놓은 것을 하는 거지만, 시청자 입장에서는 캐릭터 또는 배우를 보면서 같이 고민하고 감정 이입을 한다고 생각한다. 극 중 제 캐릭터가 여러 상황에서 생각을 많이 하고, 감정을 드러내니까 시청자들도 공감한다고 본다.

배우 이주현/사진=김휘선 인턴기자 배우 이주현/사진=김휘선 인턴기자


-사실 2000년 대 초반만 해도 여러 작품에서 주연으로 활약했다. 20, 30대 시절을 보내고 이제 중년이 된 그는 최근 몇 년 간 작품을 통해 '섹시', '옴므파탈'이란 수식어를 붙여도 전혀 어색하지 않게 됐다. 일각에서 이런 표현을 해주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사실 어릴 때는 섹시하다는 말이 싫었다. 불건전해 보이는 느낌이 들더라. 그런데 요즘은 그런 말을 들으면 '아, 내가 남성적인 이미지를 잘 드러내고 있구나'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꽃중년'보다는 '섹시 중년', '옴므파탈 주현' 등의 표현이 좋더라. 제가 꽃중년은 아니니까, 이왕이면 '섹시 중년'으로 불러주시면 좋겠어요.

-불혹의 나이에도 여전히 나이 어린 후배들과 꾸준히 연기 호흡을 맞추고 있다. 함께 연기하는 후배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

▶'별난가족'에서 조카로 나오는 김진우는 하루도 몸을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매일 운동하고, 노래도 배우러 가는데 쉬는 날이 없더라. 또 아프면 약 먹고 일어나서 촬영하기도 한다. 그런 모습 보면 '나도 저런 열정으로 신체를 단련하면서 살았는데'라는 생각을 하면서 나태해진 저를 바로 잡는다. 저는 젊음이 부럽다기 보다는 후배들과 연기로 경쟁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나이가 들수록 멋짐도 깊어지는데 이제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들 앞에 서게 될까.

▶'섹시 중년', '옴므파탈'이라는 말이 좋다. 그렇게 더 불리고 싶다. 연기적인 측면에서는 모든 배우들이 "난 이주현하고 연기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듣고 싶다. 제가 누구랑 하기보다는 어떤 배우든지 우리 오빠, 형, 연인 등으로 호흡하고 싶다고 하면 좋겠다. 그렇게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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