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막툼 빈 라시드 경기장에서 열린 2019 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바레인의 연장전 경기 끝에 2:1으로 승리한 한국 손흥민이 힘들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 축구가 아시안컵 8강전을 남겨놓고 있다. 8강전은 오는 25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 아부다비에서 열린다. 상대는 '중동의 복병' 카타르다.
앞서 22일 열린 16강전에서 한국은 고전했다. FIFA 랭킹 113위 바레인을 상대로 연장까지 갔다. 연장 전반 막판 터진 김진수의 결승골이 아니었더라면 결과는 모를 수도 있었다. 결국 한국의 2-1 승리로 끝났다.
바레인전 부진을 놓고 다양한 이야기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먼저 감독도 경기력 저하를 인정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지난 경기들보다 경기력이 안 좋은 건 사실이다. 휴식을 충분히 취하고 회복을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이스도 비난을 피해갈 수 없었다. 손흥민의 경기력을 놓고 이런저런 말들이 나왔다. 사실 이날 손흥민이 힘겨워했던 건 맞다. 좀처럼 볼 수 없는 프리킥 실수도 나왔다. 물론 객관적이고 정당한 비판은 문제 될 게 아니다. 그렇지만 일부 팬들은 손흥민을 향해 '대충 뛰었다'는 등 과도한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손흥민은 바레인전을 마친 뒤 "1-0으로 리드하고 있는 상황에서 느슨해진 게 연장으로 이어진 것 같다"면서 "아직 많이 배워야 한다. 경기 내용은 불만족스럽다. 8강전부터는 좋아졌으면 한다"고 힘겹게 입을 열었다.
손흥민은 지난 16일 중국과 조별리그 3차전부터 선발 출전했다. 소속 팀 토트넘에서 그렇게 강행군을 펼치고도 바로 대표팀에 합류해 또 선발로 나선 것이다. 모두의 예상을 깬 선발 소식에 대표팀 관계자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사실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씨는 중국전을 앞두고 영국에서 함께 아랍에미리트연합으로 넘어오면서 출전 반대의 뜻을 표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손흥민은 동료들이 다 같이 고생하고 있다면서 출전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아버지도 아들의 굳은 집념에 두 손을 들었고, 그저 경기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중국전을 앞두고 아랍에미리트연합에 도착한 손흥민과 아버지 손웅정씨(왼쪽). /AFPBBNews=뉴스1
중국전이 끝난 뒤 한 선수는 이렇게 말했다. "축구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인 것 같다. 정말 좋다. 대표팀 옷을 입고 뛴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수 있는 사람은 몇 되지 않는다. 그 중 한 명으로 경기에 나가는 건 정말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마치 대표팀에 갓 들어온 신인 선수가 한 것 같은 이 인터뷰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손흥민이었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맨 왼쪽).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