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투데이신문
이번 직장인신춘문예는 시 부문 616편(투고자 137명), 소설 부문 125편(투고자 118명), 수필 부문 165편(투고자 76명) 등 많은 예비 문인들이 다채로운 작품으로 응모했다.
이 가운데 당선작으로 △구봄의 ‘자물리다’(시 부문) △김남희 ‘에이나’(소설 부문) △남영화 ‘각하의 웃음’(수필 부문)이 선정됐다.
시 부문 당선작인 '자물리다'(구봄의)는 악화된 기업환경에서 계약직 사무원으로서 살아가는 일상을 실감나게 그리고 있다. 매일 야근하면서 연장계약을 기대하는 불안정한 조건을 ‘핏빛 노을과 서로 자물리는 나’로 묘사하는 ‘시의 말맛’이 볼만했다는 평을 받았다.
소설 부문 당선작인 '에이나'(김남희)는 인공지능 로봇으로서 자유의지까지 보유하게 된 ‘에이나’와 그 구매자 부부가 빚어내는 나날이 전혀 낯설지 않게 그려진다. 설명하지 않고 보여준다는 소설적 어법을 특히 종반부의 반전효과로 드러낸 데서 그 수준을 인정받았다.
수필 부문 당선작인 '각하의 웃음' (남영화)은 요양병원에서 요양보호사로 산 체험을 구체적으로 드러낸 글로, 겪은 일을 간결하게 전달하고 있다. 도식과 작위를 한껏 줄이면서 삶의 성찰하는 태도를 견지해 신뢰를 느끼게 했다는 것에 큰 점수를 받았다.
이번 직장인신춘문예 심사는 시 부문에 시인 김흥기·최대순(이상 예심), 시인 박덕규(본심), 소설 부문에 소설가 김선주·김현숙·김경(이상 예심), 소설가 이순원(본심), 수필 부문에 소설가 오은주·김희원(이상 예심), 문학평론가 이경철(본심) 등 중견작가들이 예심과 본심을 나누어 맡았다.
심사위원장인 박덕규 심사위원장은 총평에서 "직장인들만 투고하는 신춘문예라는 소문이 조금 더 난 것인지 지난해보다 투고자 직업군의 스펙트럼이 훨씬 더 넓어졌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문학작품은 소위 문학적 장치라는 것이 필요해서 자칫 ‘수사적 기교’를 지나치게 중시하는 경향을 보이기 쉬운데, 이 직장인신춘문예만큼은 그런 것보다는 실감나는 직장 체험을 다양한 내용과 형식으로 엿볼 수 있는 행사로 자리매김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투데이신문 박애경 대표는 "코로나19 확산 위기로 시상식이 연기되고, 늦게나마 열린 이번 행사가 너무 조촐하게 진행돼 많이 안타깝고 송구하다. 하루 속히 바이러스를 극복해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길 희망한다”면서 “얼마 전 읽은 이기주 작가의 ‘언어의 온도’ 속 글귀에 따르면 ‘글’이라는 단어가 동사 ‘긁다’에서 파생했다는 시각이 있다. 아마도 긁어 새기는 행위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글은 여백 위에만 새기는 게 아니라 머리와 가슴에도 새겨지기 때문이다. 때로는 단출한 문장 한 줄이 상처를 보듬고 삶의 허기를 달래기도 한다는 이기주 작가의 말처럼 투데이신문 직장인신춘문예로 당선된 신인작가들이 그러한 역할을 해주길 바라고 또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투데이신문 직장인신춘문예’는 투데이신문사(대표 박애경), (사)한국사보협회(회장 김흥기), 한국문화콘텐츠21(대표 김선주 외)이 공동주최하고, (사)한국문인협회(이사장 이광복)가 후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