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 투입 '개천용', 최고 시청률 7.3%..유종의 미 [종합]

김미화 기자  |  2021.01.24 08:40
/사진=SBS ‘날아라 개천용’ 최종회 방송 캡처 /사진=SBS ‘날아라 개천용’ 최종회 방송 캡처


'날아라 개천용'이 마지막까지 진한 여운을 남겼다.

지난 23일 SBS 금토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연출 곽정환·극본 박상규, 기획&제작 스튜디오앤뉴)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최종회 시청률은 6.8%(2부, 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를 기록, 순간 최고 시청률이 7.3%까지 치솟으며 호평 속에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날 방송에서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한 개천용들의 고군분투는 불합리한 세상에 변화를 일으켰다. 눈앞의 돈과 권력, 명예보다 소외되고 차별받으며 살아가는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했던 박태용(권상우 분)과 박삼수(정우성 분). 수많은 위기와 좌절 속에서도 정의구현을 멈추지 않았던 두 개천용은 새로운 재심 사건으로 다시 손을 맞잡았다.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알린 두 사람의 모습은 '날아라 개천용'다운 뭉클하고 뜨거운 엔딩을 선사했다.

장윤석(정웅인 분)은 정계로 진출할 결정적 기회를 눈앞에 두고도 쉽사리 가족을 배신할 수 없었다. 박태용은 진퇴양난에 빠진 장윤석에게 각자의 길을 가자며 돌아섰고, 그는 시간을 달라고 했다. 아무런 소득도 없이 자신들의 수를 던져버린 개천용들의 마음은 초조해져만 갔다. 박태용은 "남들이 다 질 거라고 했던 재심도 다 이겼잖아요. 흔들리지 말고 증인, 증거 더 모아봅시다"라며 앞으로 나아갔다. 엘리트 집단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강철우(김응수 분)는 박태용, 박삼수가 승운 공고에 잠입했다는 사실을 숨긴 장윤석을 의심했고, 자신의 뒤를 치려는 것을 눈치챘다. 으름장을 놓는 강철우에게 장윤석은 "검찰은 지는 태양을 때려잡지 같은 편을 절대 건드리지 않습니다. 배신이 난무하는 정치판에서 가족인 제가 아니면 누가 아버님을 지키겠습니까"라며 엄승택(이준석 분) 사망 사건을 묻겠다고 약속했다.


결국 장윤석과의 협상은 결렬됐다. 하지만 개천용들의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은 전화위복의 기회를 가져왔다. 박태용과 박삼수의 진정성에 진실을 알고도 묵인했던 교사와 학생들이 힘을 보태기 시작한 것. 김형춘(김갑수 분)의 딸 김미영(김경화 분)을 통해 인사 청탁 리스트를 얻었던 이유경(김주현 분)은 강철우 시장의 재산 은닉 파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개천용들은 강철우의 대선 출마 날을 디데이로 삼아 계획을 준비했다.

드디어 결전의 날이 밝아왔다. 강철우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자, 박태용과 박삼수 그리고 이유경도 작전을 개시했다. 학생들과 교직원들은 피켓을 들고 엄승택의 죽음을 밝히기 위해 분투했다. 라이브 방송을 켠 이유경은 승운 재단에 얽힌 비리들을 폭로했고, 박삼수는 미리 작성해두었던 기사들을 순차적으로 공개하며 여론을 움직였다. 시위의 규모가 커지기 시작했고, 엄승택의 할머니(박승태 분)는 위조된 취업 증명서를 꺼내 보이며 손자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비리를 부정할 수 없는 증거들이 터져 나오자, 강철우의 딸 강채은(김윤경 분)과 이상혁(이양희 분) 교장, 허성윤(이종혁 분)은 잘못을 인정하고 고개 숙여 사과했다. 이렇게 개천용들은 또 한 번의 통쾌한 역전극을 이뤄냈다.


강철우는 자신을 둘러싼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주도면밀한 장윤석이 재빨리 강철우를 구속기소 하면서 정·재계 진출에 한 발짝 다가섰다. 개천용들도 변화를 맞았다. 사학재단 비리 사건을 해결한 박태용은 국회의원 출마를 선언했고, 박삼수는 조용한 시골 마을로 내려갔다. 그런 박삼수를 찾은 박태용은 "나 잡을 수 있는 기회 딱 3초 줄게요"라며 손을 내밀었다. 이에 박삼수는 "나한테 잡히면 나중에 후회할 겁니다. 멋지게 비상하세요"라며 그를 놓아줬다. 하지만, 여기서 물러설 박태용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을 찾아온 남자의 억울한 사연에 원점으로 돌아가기로 마음을 먹었고, 국회의원 출마를 포기했다. 박삼수를 다시 찾아간 박태용은 연쇄살인 사건의 재심을 함께 해결하자며 그를 설득했다. 거듭 거절하는 박삼수지만, 박태용은 그의 진심을 알고 있었다. "이거 해결 안 할 거예요? 평생 후회 안 할 자신 있어요? 나 혼자 해야지 뭐"라며 능청스럽게 돌아선 박태용을 서둘러 쫓아가는 박삼수의 모습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알리며 가슴 벅찬 엔딩을 안겼다. 두 개천용들의 정의구현 역전극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었다.

'날아라 개천용'은 따스한 위로와 공감,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며 진한 여운을 안겼다. "시장님이 돈으로 막은 입, 저랑 박태용 변호사가 다 열었습니다. 침묵했던 사람들이 진실을 말하고, 힘을 합치면 세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여드릴게요"라는 박삼수의 말처럼, 작은 힘들이 모여 만들어낸 변화는 놀라웠다. 무모한 열정과 정의감 하나로 사법 역사의 한 획을 그은 박태용과 박삼수.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억울한 사연에 귀를 기울인 두 사람의 진정성은 그 어떤 영웅담보다도 통쾌한 카타르시스 선사했고, 묵직한 울림을 남겼다.

마지막까지 부조리한 현실의 이면을 날카롭게 짚어낸 '날아라 개천용'은 돈과 야망, 명예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깊이 새겼다. 권력 앞에서 묵인된 진실들은 작은 용기를 시작으로 봇물 터지듯 흘러나왔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없기에 하소연조차 할 수 없었던 이들은 박태용과 박삼수를 통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기본조차 지켜지지 않는 현실 속에서 정당한 권리를 되찾아 나갔다. "정의가 돈이 되는 세상을 위해 뛰어봅시다"라는 당찬 포부처럼, 박태용과 박삼수의 정의구현 역전극은 마지막까지 뜨거운 엔딩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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