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사진=뉴시스
16년 간 메이저리그 생활을 하면서도 추신수(39·SSG)에게는 고픈 것이 있었다. 바로 고국의 품이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생활을 끝내고 SSG와 계약하면서 한국에 돌아왔다. 가족과 생이별을 해야 하는 힘든 생활을 감수하면서 택한 일이다. 확실히 타지보단 고국이 낫다. 추신수는 매일 감격 중이다.
지난 13일 첫 훈련을 소화하고 나서도 "여기가 '내가 있어야 할 곳',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행복하다"고 말했었던 추신수다. 이후 연습경기에 나서지 않고 묵묵히 컨디션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한 추신수는 KBO리그 데뷔전을 앞두고 있다. 비록 20일 경기가 비로 인해 취소되면서 그의 첫 실전 경기는 미뤄졌지만 설렘을 여전하다.
추신수는 "미국에서 마이너리그, 메이저리그 모두 많이 뛰어봤지만 어제(19일) 저녁에 라인업을 받고 나서, '한국에서 진짜 뛰는구나' 생각을 했다. 많이 설레었다"고 이야기했다.
첫 타석도 상상해봤다. 정확한 감정을 표현하긴 힘들다고 했지만 "예전에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롯데 선수들과 연습경기할 때가 있었다. 그때의 기분이 아닐까. 떨리는 건 없고 설렐 것 같다. 기분 좋은 흥분이다"고 웃어보였다.
특히 우리 말로 대화하는 것과 한국 음식은 추신수에게 최고의 감동으로 다가왔다. 추신수는 "우리말로 선수들과 마음 속 깊은 말을 하고 내 의사를 잘 전달할수 있다는 게 너무나 좋다. 또 하루 세끼 다 한국음식 먹을 수 있다. 미국에서는 먹고 싶어도 내 위주로 할 수 없으니, 쉽지 않은 부분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연습 경기 중계 방송을 보면 추신수가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이야기하는 장면이 많이 잡혔다. 팀 내의 소통왕이다. 동료들의 이름 및 가족 관계, 결혼 유무 등을 파악하는데 열중하고 있다. 상대팀에 대한 분석도 하고 있다. 그는 "경기를 보면서 투수들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배워야 하는 입장이다. '방금 마운드에 오른 투수가 25명 로스터에 들어갈 수 있는 선수인가. 잘 던지는 구종은 뭔가. 작년에 어떻게 했나' 등을 물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역할은 또 있다.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 중이다. 추신수는 "나는 이기려고 이 팀에 왔다. 그런데 선수들이 너무 다 착하다. 미리 일어나지 않는 일에 대해 걱정하는 부분이 있다. 이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굳이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고민하면서 자기 자신을 다운시킬 필요는 없다"면서 "내 말이 다 맞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리 잘 치는 타자도 10번 중 7번은 못 친다'고 이야기해주고 있다. 나도 이렇게 생각하기까지 오랜 시간 걸렸다. 안 되면 될 때까지 해봤었다. 다 도움이 되는건 아니었다"고 자신의 경험을 선수단에게 전수하고 있다.
새로운 도전이 될 그의 KBO리그 무대는 이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