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리VS 김민기, 궁궐에 부는 세대교체 '피바람' [태종 이방원]

바람 잘 날 없는 이씨(李氏) 왕족의 수난 史

김수진 기자  |  2022.04.24 10:16
조선에 세대교체의 바람이 불고 있다.

23일 오후 9시 40분에 방송된 KBS 1TV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연출 김형일, 심재현/ 극본 이정우/ 제작 몬스터유니온) 29회 시청률은 10.2%(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가구 기준)로 동시간대 1위를 차지, 토요일 밤 안방극장을 꽉 사로잡았다.


어제 방송에서는 세자 자리를 놓고 양녕대군(이태리 분)과 충녕대군(김민기 분)의 경쟁을 공식화시키는 태종 이방원(주상욱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앞서 이방원은 민제(김규철 분)의 죽음 후 민무구(김태한 분), 민무질(노상보 분)에게 자결을 명해 원경왕후 민씨(박진희 분)와 극한의 갈등 상황을 만들었다. 결국 이방원과 원경왕후는 조선 최고의 부부에서 완전히 깨어져버린 부부 사이로 전락했고, 양녕과 충녕의 대립 구도도 본격화되며 긴장감을 높였다.


29회 방송에서는 왕위에 뜻이 없었던 충녕에게 의식의 변화가 시작됐고, 양녕도 반항심을 접고 왕위를 잇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이들 형제 사이의 경계심은 점점 커졌다. 이방원은 양녕이 대학연의를 마친 것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연회를 열었고, 자리에 함께한 양녕과 충녕에게 병풍에 있는 글귀를 풀어보라 일렀다. 그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은 듯 양녕은 훌륭한 답변을 내놨지만, 충녕은 그 글귀가 본래 어느 책에 실렸던 것인지도 알고 있어 양녕에게 굴욕감을 안겨줬다.

화가 난 양녕은 충녕을 후원으로 데려가 창술을 가르쳐준다는 명목으로 마구 구타했다. 양녕은 지지 않고 맞서며 "남 탓하지 마시고, 스스로를 돌아보십시오"라고 따끔하게 충고했다. 아직 분이 풀리지 않는 양녕은 궁궐 담을 넘었고, 구종수(장태훈 분)의 꼬임에 넘어가 어리(임수현 분)를 만나러 갔다. 하지만 어리는 곽선의 첩으로, 엄연히 지아비가 있는 인물이었다. 그럼에도 양녕은 어리를 향한 흑심(黑心)을 드러내, 거대한 후폭풍을 예고했다.


한편 이방원은 민씨 집안에서 후궁 효빈 김씨(이주은 분)와 아들 경녕군을 죽이려 했다는 사실을 알고 크게 노해 민무휼(이규영 분)과 민무회(강태우 분)를 잡아들여 국문했다. 이 소식을 들은 민씨는 국문장을 찾아 동생들의 참담한 모습을 보고 서럽게 통곡했고, 이방원을 향한 원망은 더욱 높아졌다. 그녀는 이방원에게 자신을 대신 벌해 달라고 부탁했고, 충녕도 증거를 먼저 찾을 것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양녕은 오히려 외숙부 민무휼과 민무회가 지난날 자신을 찾아와 민무구(김태한 분)와 민무질(노상보 분)이 억울하게 죽었다고 말한 적 있다고 고했다. 결국 이방원은 민무휼과 민무회를 유배 보내도록 했고, "스스로 자결하여 죄를 씻겠다고 한다면 그리해도 좋다고 전하시오"라고 말해 이들의 죽음을 암시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양녕은 어리를 궁궐에 가둬놓고 자기 사람으로 만들기 위한 욕망을 숨기지 않았다. 민씨의 갑작스러운 방문에 양녕은 깜짝 놀랐고, 어리를 뒷방으로 숨겼다. 이 사실을 모르는 민씨는 두 번이나 동생들을 죽음으로 내몬 것도 모자라 충녕을 험담하는 양녕에게 "널 낳고 흘린 기쁨의 눈물이 이렇게 피눈물로 변할 줄은 몰랐다"며 날카로운 비수 같은 말을 날렸다. 양녕은 아우보다 잘나지 못한 설움과 외숙부들을 죽인 죄책감에 서글픔을 느꼈다.

집안 문제로 지쳐 참혹한 심정인 이방원은 양녕의 끊이지 않은 일탈 소식과 어리의 존재를 알게 됐다. 양녕은 이번에도 충녕이 일러바친 줄 오해하고 숙위병들에게 끌려가면서도 충녕에게 "내가 보위에 오르면 너부터 처단할 것이다"고 경고했다.

방송 말미, 이방원은 충녕에게 형보다 더 나은 이 나라의 국왕이 될 수 있는지 물었다. 자신 있다고 답하는 충녕에게 "그럼 네 힘으로 세자의 자리에 올라 보거라"라며 "너의 학문과 정치력으로 네 형을 제압해 보거라. 그럼 내가 널 세자로 삼을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꼭 해내겠다는 충녕의 다짐이 마지막을 장식하며, 앞으로 그가 세자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어떤 선택과 행보를 보일 것인지 궁금증을 끌어올렸다. 더불어 양녕은 충녕의 본격적인 움직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바람 잘 날 없는 이씨(李氏) 왕족의 수난사가 다음 이야기를 향한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방송을 접한 시청자들은 "양녕 분노 게이지 상승.. 보는 내가 화난다", "와 박진희 연기 잘한다... 민씨만 보면 가슴 아파", "주상욱 볼 때마다 진짜 호랑이 같다. 연기 너무 잘함. 그냥 이방원 그 자체", "왕자들의 심리전이 생생하게 그려졌다. 고증도 좋고 작가 필려과 긴장감 있는 배우들의 연기도 연출도 좋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마지막까지 단 3회 만을 남겨놓고 있는 KBS 1TV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 30회는 24일 오후 9시 40분에 방송된다.

김수진 기자 (skyarom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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