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왼쪽위부터 시계방향), 김혜수, 이종석, 남궁민, 송중기 /사진=스타뉴스
'우리들의 블루스' 포스터 /사진=tvN
이병헌은 '우리들의 블루스'로 명배우임을 또 한 번 증명했다.
'우리들의 블루스'는 삶의 끝자락, 절정 혹은 시작에 서 있는 모든 사람들의 달고도 쓴 인생을 응원하는 드라마다. '히트 메이커' 노희경 작가의 작품인데다 옴니버스 형태로 완성된 작품인 만큼 여러 스타 배우들이 출연해 열연을 펼쳤지만, 이병헌의 명품 연기가 단연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이병헌은 제주 태생 트럭 만물상 이동석 역을 맡아 찰떡 같은 캐릭터 소화력을 뽐냈다. 그는 무뚝뚝하고 투박한 이동석 캐릭터에 온전히 녹아든 열연으로 몰입도를 높였다. 낯선 제주 방언까지 맛깔나게 소화하며 호평을 받았다.
극 말미 엄마 옥동 역의 김혜자와 마지막 여행을 하는 장면은 '우리들의 블루스'의 여러 명장면 중에서도 백미로 꼽힌다. '우리들의 블루스'는 최고 시청률 14.6%(이하 닐슨 코리아 기준, 전국 유료가구)를 기록했다.
'슈룹' 화령 역의 김혜수 /사진=tvN
김혜수는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배우 중 한 명이다. '슈룹'을 통해 브라운관에 복귀한 그는 대체 불가한 열연으로 극을 이끌었다. '슈룹'은 사고뭉치 왕자들을 위해 치열한 왕실 교육 전쟁에 뛰어드는 중전의 파란만장 궁중 분투기다. 극 중 중전 화령 역을 맡은 김혜수는 사극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진취적이고 능동적인 중전 캐릭터를 보여주며 존재감을 뽐냈다.
'슈룹' 마지막 회 시청률은 16.9%(전국 유료가구 기준). '재벌집 막내아들', '소방서 옆 경찰서' 등 쟁쟁한 작품들 사이에서도 눈에 띄는 성적을 거뒀다. 무엇보다 김혜수의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극 중 왕, 대비, 왕자들, 후궁들, 대신들 등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 속에 능수능란하게 인물의 서사를 풀어가며 연기 내공을 발휘했다. 디테일한 표정 연기와 발성도 인상적이었다. 2003년 '장희빈' 이후 19년 만에 사극 드라마 출연이지만,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열연을 보여줬다. 지상파처럼 연말 시상식이 있었다면, 단연 대상 후보로 손색이 없다.
'재벌집 막내아들' 포스터 /사진=JTBC
'재벌집 막내아들'은 올해 JTBC의 최고 흥행작으로 거듭났다. 마지막회 시청률은 26.9%(전국 유료가구). 극심한 시청률 부진을 겪었던 JTBC의 2022년 방영 드라마 중 유일하게 20%를 넘겼다. 주인공을 맡았던 송중기는 JTBC의 구원투수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재벌 총수 일가의 오너리스크를 관리하는 비서가 재벌가의 막내아들로 회귀해 인생 2회차를 사는 판타지 드라마다. 송중기는 극 중 가난한 집안의 흙수저 윤현우와 순양그룹 진양철(이성민 분) 회장의 손자인 금수저 진도준 캐릭터를 맡아 1인 2역을 소화했다.
송중기는 내면은 같지만, 시대도, 캐릭터의 나이 및 배경도 양극단에 서 있는 두 인물을 설득력 있게 연기하며 호평을 받았다. 또한 우월한 비주얼과 섬세한 연기로 시청자들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작품 결말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지만, 송중기의 호연과 흥행 파워에 대해선 이견이 없다는 평가다.
'빅마우스' 포스터 /사진=MBC
송중기가 JTBC를 살렸다면, 이종석은 MBC를 구해냈다. 이종석은 '빅마우스'로 3년 4개월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소녀시대 출신 임윤아와 함께 부부로 연기 호흡을 맞췄다. '빅마우스'는 최종회 시청률 13.7%(전국가구 기준)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옷소매 붉은 끝동' 이후 이렇다 할 흥행작이 없던 MBC는 이종석의 활약에 힘입어 체면 치레를 했다.
'빅마우스'는 승률 10%의 생계형 변호사가 우연히 맡게 된 살인 사건에 휘말려 하루아침에 희대의 천재 사기꾼 빅마우스(Big Mouse)가 되어 살아남기 위해, 그리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 거대한 음모로 얼룩진 특권층의 민낯을 파헤쳐 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종석은 타이틀롤인 생계형 변호사 박창호 역을 맡아 열연했다.
'빅마우스'는 지난해 1월 이종석의 소집 해제 후 첫 작품이기도 했다. 작품 선택에 탁월한 안목을 보여온 그는 2016년 출연한 드라마 'W-두 개의 세계'에 이어 또 한 번 MBC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에 올해 'MBC 연기대상'에서 유력한 대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천원짜리 변호사' 천지훈 역의 남궁민 /사진=SBS
남궁민은 '시청률 보증수표'로서 제 몫을 톡톡히 했다. '천원짜리 변호사'로 2년 7개월 만에 SBS 드라마에 출연한 남궁민은 특유의 능청스럽고 코믹한 연기로 안방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천원짜리 변호사'는 수임료는 단돈 천원 실력은 단연 최고, '갓성비 변호사' 천지훈(남궁민 분)과 의뢰인의 이야기를 다룬 통쾌한 변호 활극이다. 잦은 결방과 조기 종영으로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최고 시청률 15.2%로 선전하며 SBS 금토드라마의 부활을 이끌었다.
특히 힘없는 의뢰인들을 돕는 괴짜 변호사 천지훈 역으로 분한 남궁민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시청률 견인차 역할을 했다. '스토브리그'로 2020년 'SBS 연기대상' 대상, '검은 태양'으로 2021년 'MBC 연기대상' 대상을 거머쥔 남궁민이 3년 연속 '연기대상' 대상의 영예를 안을지 주목된다.
윤성열 기자 bogo109@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