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김민재(오른쪽)가 27일 우루과이 경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인터뷰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위르겐 클린스만(59) 신임 감독도 김민재의 심적·체력적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유럽으로 건너가 김민재와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29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김민재 상황을 보고받은 클린스만 감독이 내달 미국으로 가서 정비한 다음 바로 유럽으로 향해 투어를 진행한다. 유럽코치들이 지속적으로 관리하겠지만, 클린스만 감독이 유럽구단들을 방문해 인사를 나누고, 우리 선수들에게도 코치진이 항상 옆에 있다는 것을 각인시킬 것이다. 클린스만 감독이 나폴리로 가서 김민재와도 면담할 것"이라고 전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독일 대표팀 사령탑 시절에도 선수들과 끝없이 소통하며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유명했다. 한국 대표팀 부임 당시에도 가장 먼저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했다. 사건이 마무리되기는 했지만, 김민재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만큼 클린스만 감독이 '동기부여', '격려' 등을 심어주고 줄 수 있다면 큰 힘이 될 전망이다.
김민재는 지난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 평가전을 마치고 충격 발언했다.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통해 "지금은 좀 힘들고 멘탈적으로도 많이 무너져 있다"며 "축구적으로 힘들고 몸도 힘들다. 대표팀보다는 소속팀에 더 신경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민재가 대표팀 경기를 가볍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냐는 일부 축구팬들의 지적과 비판이 뒤따랐다. 대표팀 은퇴를 뜻하는 것이라는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김민재는 29일 SNS을 통해 "힘들다는 의미가 잘못 전달됐다"며 "대표선수를 하면서 한 번도 최선을 다하지 않거나 국가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을 때, 국가대표팀 경기에 선발로 출전할 때 단 한 번도 당연시 여기지 않았다. 모든 걸 쏟았고, 죽어라 뛰었다"고 태극마크에 진심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대표선수로서 신중하지 못한 점, 성숙하지 못한 점, 실망했을 팬, 선수분들께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민재는 6월 A매치 일정, 내년 1월에 열리는 아시안컵도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출전할 예정이다. 이번 김민재와 발언과 맞물려, 이 두 일정에 김민재가 불참할 수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하지만 협회 관계자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한민국 수비수 김민재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 경기에 출전해 드리블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실제로 김민재는 올 시즌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지난 해 이탈리아 나폴리 유니폼을 입은 뒤 새로운 팀에 적응할 시간도 없이 핵심 수비수로 활약 중이다. 거의 매 경기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다. 나폴리도 여러 우승에 도전하는 중요한 시즌을 보내고 있어 김민재의 역할은 더욱 가중됐다. 나폴리는 리그 선두를 달리면서 33년 만에 우승을 차지할 기회를 잡았다. 유럽챔피언스리그 8강에도 올랐다. 김민재가 제대로 쉴 시간이 없었다. 게다가 김민재는 시즌 중 카타르 월드컵 일정을 소화했다. 당시 김민재는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닌 상황에서도 투혼을 발휘해 한국의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이후 곧바로 나폴리로 복귀해 소속팀 일정을 보냈다. 카타르 월드컵 탓에 유럽 리그는 더욱 빡빡하게 진행되고 있다. 김민재의 부상 위험과 체력 부담도 더 커졌다. 여기에 각종 이적설이 김민재 주위를 맴돌았다. 이런 요소들이 김민재를 힘들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김민재(오른쪽)가 27일 우루과이 경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인터뷰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