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이 10일 V리그 시상식에서 여자부 MVP를 받고 미소짓고 있다. /사진=KOVO
김연경은 1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시상식'에서 역대 2번째 만장일치 MVP에 올랐다. 개인적으로는 5번째 여자부 MVP 대업이다.
지닌 시즌 도중 은퇴를 암시했던 김연경은 이날 시상식 후 인터뷰에서 "선수 생활을 조금 더 하려고 한다. 흥국생명을 포함해 여러 구단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그 조건은 단연 '우승 전력'을 갖춘 팀이었다.
김연경은 앞서 한국도로공사와 챔피언결정 5차전에서 패한 뒤 현역 연장 의사를 나타내며 그 이유로 "팬분들이 내가 뛰기를 원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우승을 하지 못한 것도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 남녀부 배구를 통틀어 매진은 21번 나왔는데 이 중 흥국생명의 경기가 17차례나 됐다. 단연 '김연경 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 이 많은 팬들 앞에서 우승으로 보답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국내에서 3번 우승을 하고 해외로 진출한 김연경은 국제대회 때마다 맹활약하며 많은 배구 팬들을 끌어모았으나 정작 그들 앞에서 뜨거운 응원을 받으며 뛰어본 경험이 적었다. 데뷔 초반엔 배구 인기가 지금 같지 않았고 국제대회는 대체로 해외에서 열렸다. 해외리그에선 실력은 워낙 뛰어났지만 외국인 선수일 뿐이었다.
2020년 도쿄올림픽에 대비할 겸 국내 팬들 앞에서 뛰어보겠다는 생각으로 V리그로 돌아왔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무관중 경기로 진행된 경우가 많았고 관중이 들어와도 제한적이었다.
챔프전 준우승에 그친 뒤 웃지 못하고 있는 김연경. /사진=KOVO
2년 만에 다시 찾은 V리그. 이번에도 흥국생명은 우승후보로 꼽혔으나 권순찬 감독의 갑작스런 경질로 김연경과 동료들은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옛 은사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영입됐고 시즌 내내 많은 팬들의 폭발적 응원을 받으며 정규리그 우승을 이뤄냈다. 챔프전에서도 1, 2차전을 승리하며 우승에 가까이 다가섰지만 3연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박수칠 때 떠나겠다는 마음을 품고 있는 김연경에게 쉽게 납득할 수 없는 마지막이었고 결국 현역 연장 의사를 나타냈다.
김연경은 올 시즌 급여 7억원(연봉 4억 5000만원, 옵션 2억 5000만 원)을 받았다. 다음 시즌부터 샐러리캡(연봉 합산 제한)이 28억 원(승리수당 3억 원 포함)으로 늘어 김연경이 받을 수 있는 최고액은 7억 7500만 원(연봉 4억 7500만 원, 옵션 3억 원)으로 커진다.
다만 모든 구단이 김연경을 노릴 수는 없다. 김연경을 영입하기 위해서는 연봉은 물론이고 원 소속구단에 9억 원(지난해 연봉 200%)과 보상선수 1명 혹은 13억 5000만 원(지난해 연봉 300%)을 추가로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김연경은 이미 흥국생명을 비롯한 몇몇 구단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스스로도 각 구단이 가질 이런 부담을 고려해 "우승 전력이라면 조건을 더 낮추는 것이 가능하다"며 "팀의 비전이나 어떤 배구를 하길 원하는지가 내겐 중요하다. 샐러리캡 안에서 선수를 영입해야 하기 때문에 제약적인 것이 많다. 구단들이 어떻게 운영할진 모르겠지만, 선수 영입이나 이런 것도 당연히 생각하고 움직이려 한다"고 전했다.
결국 많은 팬들 앞에서 우승으로 마무리를 지으려한다는 김연경이다. 이번 FA 시장엔 박정아, 김수지, 배유나, 염혜선 등 대어급들이 즐비하다. 그 중에서도 김연경은 온 관심을 독차지하고 있다. FA 협상은 오는 22일 오후 6시까지 자유롭게 가능하다. 늦어도 2주쯤 뒤면 다음 시즌 김연경의 행선지가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