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효진 꽁꽁' 백전노장 정대영의 자신감 "3·4라운드면 1위 갈 것 같아요"

장충=안호근 기자  |  2023.11.04 07:47
GS칼텍스 정대영이 3일 현대건설전 승리 후 팬들을 바라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KOVO GS칼텍스 정대영이 3일 현대건설전 승리 후 팬들을 바라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KOVO
정대영(오른쪽)이 득점 후 강소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KOVO 정대영(오른쪽)이 득점 후 강소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KOVO
강산이 변한 뒤에야 다시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많은 게 달라져 있었고 새롭게 적응해야 했지만 정대영(42·서울 GS칼텍스)은 다시금 새 팀에 녹아들었다.


GS칼텍스는 3일 서울시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수원 현대건설과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16, 25-20, 25-14)으로 이겼다.

3위 GS칼텍스는 4승 1패(승점 11)를 기록, 2위 현대건설(3승 3패, 승점 10)과 순위를 맞바꿨다. 리그 선두 인천 흥국생명(승점 12)도 매섭게 추격했다.


현대건설의 예봉을 효과적으로 차단한 성과였다. 지난 시즌까지 GS칼텍스에서 뛰었던 모마는 12점에 그쳤고 국내 최고 미들블로커인 양효진도 7득점으로 묶었다. 특히나 올 시즌 공격성공률 51.16%로 압도적인 활약을 펼치는 양효진에게 27.78%의 공격 성공만 허용한 게 매우 성공적이었다. 시즌 42.64%에 달하는 공격 효율도 16.67%에 그쳤다.

양효진(아래)의 공격을 가로 막는 정대영(왼쪽). /사진=KOVO 양효진(아래)의 공격을 가로 막는 정대영(왼쪽). /사진=KOVO
서브를 넣는 정대영. /사진=KOVO 서브를 넣는 정대영. /사진=KOVO



돌아온 베테랑 정대영의 역할이 지대했다. 블로킹 득점 없이도 서브에이스 2개 포함 7점을 낸 정대영은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현대건설을 괴롭혔다.

양효진을 꽁꽁 묶으면서도 자신의 공격 성공률은 83.33%를 기록했다. 효율 또한 83.33%. 유효 블로킹은 4개를 기록했다.

경기 후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양효진을 얼마나 잘 마크하는지가 첫째였다. 적절하게 잘 따라다니면서 노련미를 보였다"며 "오늘 경기를 통해 팀에 녹아들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정대영은 "현대건설이 높이가 있는 팀이라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잘 흔들어서 쉬운 경기를 했다"며 "도로공사에 있을 때에도 효진이를 마크했다. 잘 알고 있었고 부담은 없었는데 특히 오늘은 마크를 잘한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예리한 서브도 돋보였다. 경기 내내 현대건설의 리시브 라인을 흔들었고 2개의 에이스도 기록했다. 정대영은 "요 근래 서브감이 안 좋아 더 집중해서 넣었다. 현대건설 선수들이 뒤로 물러나 있는 것 같아 짧게 잘 공략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대영(오른쪽)이 실바(왼쪽에서 2번째)의 자녀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KOVO 정대영(오른쪽)이 실바(왼쪽에서 2번째)의 자녀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KOVO
정대영(가운데). /사진=KOVO 정대영(가운데). /사진=KOVO
코트 안팎에서 베테랑으로서 팀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날 양 팀 최다인 21점을 올린 실바에겐 벌써 '대영 언니'로 불리며 큰 버팀목이 되고 있다. "나도 그렇지만 실바도 애를 낳고 복귀한 선수다. 실바가 한국에 들어올 나이 때 나도 힘들었다"며 "애기가 혼자 와있고 함께 할 시간이 없으니 안됐다고 하면서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나중에 좋은 추억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둘 다 무릎도 아파서 '이런 걸 하면 무릎이 덜 아프다', '보강 운동을 해야 한다' 등 조언해주고 한국이 시즌이 길기에 주의해야 할 점 등을 말해줬다"고 밝혔다.

10년 만에 돌아온 친정팀은 여전한 점도, 달라진 점도 많았다. "먼저 시설이 진짜 많이 달라졌다. 당시보다 지원도 최고 수준으로 잘 해줘서 좋다"면서 "그대로인건 감독님이다. 나가기 전엔 수석코치라 편했고 의지도 했었다. 몰래 술 한잔도 하면서 편하게 얘기도 했다. 지금은 감독님이고 팀을 이끌어가는 위치다. 그땐 둘 다 30대였는데 지금은 40대와 50대로 다르다보니 보이지 않는 거리감도 있는 것 같다"고 웃었다.

팀에 적응도 마쳤기에 자신감도 커진다. 정대영은 "저번 흥국생명전 때도 매 세트마다 한 순간 잘못된 판단으로 못 이겼다고 생각한다"며 "점점 팀도 좋아지고 강해지고 있다. 돌아온지 얼마 안 돼 혼란스럽기도 했지만 팀도 잘 조율이 돼 가는 것 같다. 당장은 아니지만 3,4라운드가 지나면 1위로 올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동료들을 다독이는 정대영(오른쪽). /사진=KOVO 동료들을 다독이는 정대영(오른쪽). /사진=KOVO
경기 중 동료들을 격려하는 정대영(가운데). /사진=KOVO 경기 중 동료들을 격려하는 정대영(가운데). /사진=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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