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형한테 계속 연락 와요" 김도영, KIA 형들 응원 듬뿍 받고 적시타 쾅! 득점권 악몽 지웠다 [APBC 현장]

도쿄(일본)=김동윤 기자  |  2023.11.19 08:31
김도영이 1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대만과 2023 APBC 예선 풀리그 3차전 2회말 1사 1,3루에서 적시타를 친 후 손뼉을 치고 있다./사진=뉴스1 김도영이 1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대만과 2023 APBC 예선 풀리그 3차전 2회말 1사 1,3루에서 적시타를 친 후 손뼉을 치고 있다./사진=뉴스1
박찬호(왼쪽)와 김도영. 박찬호(왼쪽)와 김도영.
"(박)찬호 형한테 계속 연락 와요. 어제(17일)도 연락 와서는...."

이만큼 끈끈한 관계도 보기 드물다. KIA 타이거즈 형들의 응원을 듬뿍 받은 김도영(20·KIA 타이거즈)이 한국을 결승 무대에 올려놓았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릴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예선 풀리그 3차전에서 대만을 6-1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로써 한국은 2승 1패로 대만(1승 2패)과 호주(0승 3패)를 제치고 19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일본(3승 무패)과 결승전을 치른다.


승부처는 4득점 빅이닝이 나온 2회말이었다. 1회말 노시환이 1타점 적시타로 선제점을 올렸으나, 뒤이은 1사 만루 찬스에서 김형준이 병살타를 쳐 대만으로 분위기가 넘어가는 듯했다. 하지만 2회말 1사 1, 2루에서 김혜성이 우전 2타점 적시타로 다시 분위기를 올렸고 김도영도 좌중간 외야를 가르는 1타점 적시타로 쐐기를 박았다. 김도영의 맹렬한 안타에 어떻게든 버텨내던 대만 선발 왕옌청이 강판당했다.

김도영에게는 악몽 같던 득점권 침묵을 지워낸 뜻깊은 적시타였다. 이번 대회에서 김도영은 득점권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다. 16일 호주전에서 두 차례 기회에서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고, 17일 일본전에서도 0-2로 뒤진 8회 2사 1, 2루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고개를 숙였다. 매 경기 강한 타구로 꼬박꼬박 안타를 생산했지만, 득점권에서는 유독 그런 타구가 나오지 못했다.


김도영이 1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대만과 2023 APBC 예선 풀리그 3차전 2회말 1사 1,3루에서 적시타를 치고 있다./사진=뉴스1 김도영이 1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대만과 2023 APBC 예선 풀리그 3차전 2회말 1사 1,3루에서 적시타를 치고 있다./사진=뉴스1


호주전에서는 낯선 환경과 투수의 공에 적응한 뒤에야 안타가 나왔고, 일본전에서는 선발 스미다 지히로(24·세이부 라이온즈)가 KBO리그에서 볼 수 없는 유형의 선수였다. 보통 체인지업과 스플리터 둘 중 하나만 갖고 있는 KBO리그와 달리 스미다는 두 구종을 포함해 5~6가지 구종을 완벽하게 제구해 던지는 기교파 투수였다. 그 탓에 김도영은 첫 타석에 각기 다른 변화구로 3구 삼진을 당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경기 전 만난 김도영은 "스미다를 상대로 직구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하나도 오지 않았다. 2스트라이크에서도 직구가 오지 않을까 했는데 스플리터가 직구처럼 오다가 뚝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고군분투하는 후배의 모습을 박찬호(28)와 최형우(40) 등 KIA 선배들이 멀리서 지켜보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함께 내야를 지키는 박찬호는 든든한 지원군이었다.

김도영은 "(박)찬호 형한테 연락이 정말 많이 온다. 일본 가서 홈런 4개 치고 오라고 했더니 안타 4개 치게 생겼다고 했다"고 웃으면서 "지금으로서는 안타 4개라도 쳐야겠다 싶다. 필요한 순간 그 안타 4개를 치고 싶다. 오늘(18일)은 첫째 날, 둘째 날과 다르게 연습 배팅 칠 때 감이 괜찮아서 인플레이 타구를 많이 내려 한다"고 다짐했다.

자신과 약속을 지켰다. 팀에 가장 필요한 순간 귀중한 적시타를 기록했고, 볼넷도 두 차례 얻어내 3타수 1안타 2볼넷 1타점 1득점으로 3출루 경기를 했다. 매 경기 안타 하나씩을 기록한 김도영은 이제 4번째 안타를 일본과 결승전에서 노린다.

김도영은 "최형우 선배님이 연락 오셔서 일본 투수 많이 경험하고 오라고 하셨는데 삼진을 3개나 먹었다. 그래도 그 삼진 3개 정말 도움이 많이 됐다. 다음 타석에는 어떻게 대처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잡혔다"고 말했다.

이어 "결승에 올라가면 또 다를 것 같다. 일본 투수들의 공 구위 자체는 솔직히 (KBO 리그 투수들과) 큰 차이가 안 나는데 변화구의 완성도나 자기가 원하는 곳에 던질 수 있는 제구력이 정말 좋았다. 그래도 자주 보면 빠르게 칠 수 있을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찬호(왼쪽)과 최형우./사진=KIA 타이거즈 박찬호(왼쪽)과 최형우./사진=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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