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CC 개론] 48. 'K-LCC' 탄생의 역사 ③

채준 기자  |  2023.11.29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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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CC업계는 2023년 이후 코로나19에서 가까스로 벗어나며 2019년 이전에 맛본 최대 융성기로 되돌아가고 있는 중이다.


몇몇 곳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K-LCC들이 발표하고 있는 분기실적은 전년대비 큰 폭의 성장과 흑자전환을 이어가고 있지만 관건은 내년이다. 내년 각 분기실적도 전년대비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이다.

여기에 더해, 현재 9개사나 되는 K-LCC 숫자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도 업계에 미칠 영향력은 막대하다. LCC 외에 소형항공사들의 신규 출범도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이다. 왜냐하면 소형항공사들의 최종 목적지는 결국 LCC업계 진입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당시에는 여러가지 이유로 FSC와 LCC, 소형항공사 등 모든 국적항공사의 숫자가 줄어들 여지가 팽배하더니 종식 이후에는 빠르게 분위기가 반전되어 오히려 그 숫자가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 세계에서 LCC 최다 보유국이라는 항공과잉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항공사는 여전히 창업중이다.

먼저, 하이에어가 운항을 중단한 울산공항의 발걸음이 부산하다. 울산시와 울산공항은 국내 15개 공항 가운데 항공사 유치의 역사가 가장 길고, 가장 활발했고, 그래서 가장 슬픈 스토리를 간직하고 있다. 울산시 북구 송정동 소재의 울산공항은 1970년 11월 울산비행장으로 개항했다. 다른 지방공항처럼 정치권의 선심행정이나 포퓰리즘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닌 울산지역 산업 경쟁력을 위한 필수시설로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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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항 직후 대한항공에서 울산~서울 간 정기노선을 개설했고, 1990년 6월 한국공항공단이 인수 운영한 이후 1992년 3월부터 아시아나항공에서 같은 노선을 개설해 복수민항시대를 열기도 했다. 이후 1993년 2월과 1993년 5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서 울산~제주 노선을 경쟁적으로 추가 취항하면서 1997년 12월에는 여객터미널을 증축해 신여객청사로 이전하는 등 울산공항의 융성기를 맛봤다.

그런 울산공항이 항공사 유치 역사에서는 눈물겨운 실패사례가 유난히 많아 '항공사의 무덤'이라는 오명마저 쓰고 있다. LCC 및 소형항공사의 울산공항 도전기는 지금으로부터 약 16년 전에 시작됐다. 울산공항 기반의 첫 항공사 도전은 엉뚱하게 전북 군산에서 설립된 중부항공이었다.

2005년 7월 군산공항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민관이 협력해서 설립된 전북항공은 2007년 중부항공으로 이름을 바꾸고 울산~김포~군산, 울산~제주~군산 노선을 2007년 말부터 취항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과정에서 울산공항 활성화가 시급했던 울산시의 일부 협조와 투자 약속도 받았다. 하지만 중부항공은 부정기항공사 설립자본금 50억원을 모으지 못해 모든 계획이 무산됐다.


이후 제주도에서 30인승 여객헬리콥터사업을 하고 있던 대양항공이 2008년 3월20일 코스타항공(Kostar Air)으로 이름을 바꾸고 울산공항으로 본사를 이전, 울산~김포, 울산~제주 노선의 취항을 준비했지만 이 또한 무산됐다. 2009년에는 젯코리아(Jet Korea)라는 신생항공사가 김포~울산 노선을 2009년 10월부터 취항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말잔치로 끝났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매년 울산공항을 기반으로 하는 신생항공사가 도전에 나섰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없었다. 역사적인 첫 취항은 2011년 10월 소형항공사 이스트아시아에어라인이 울산~제주 노선을 19인승 소형항공기로 취항에 성공하면서 울산공항 활성화에 단초를 마련했다. 하지만 이스트아시아에어라인은 영업 부진으로 5개월만에 운항을 중단하고 조기 퇴장했다.

2014년에는 울산(ulsan)의 영문 첫 글자를 딴 유스카이항공(uSKY-AIR)이 등장했다. 2014년 3월 울산에 본사를 두고 자본금 30억원으로 설립된 유스카이항공은 '국내선 전용 항공사'와 '네트워크 항공사'를 표방하며 김포~울산, 울산~제주 노선 등을 개설하겠다고 밝혔다. 2015년 3월19일 국토부로부터 '소형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발급받고, 2015년 5월30일에는 캐나다 봄바디아사의 50인승 CRJ-200 기종의 항공기 도입까지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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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운항증명(AOC) 절차에서 더 이상 진도를 내지 못하고 2016년 8월 유통전문기업 '더프라임' 측에 매각됐다. 유스카이항공을 인수한 측은 2016년 9월 프라임항공으로 이름을 바꾸고 취항에 나섰지만 여러 이유로 다시 무산됐다.

항공사들의 상흔이 진한 울산공항에서 2017년 12월 설립된 소형항공사 하이에어가 2년 만인 2019년 12월12일 울산~김포 노선에서 본격 취항했지만 곧바로 닥친 코로나19에 발목을 단단히 잡혀 운항 중단이후 매각절차에 들어갔지만 매수자가 나서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중부항공, 코스타항공, 젯코리아, 이스트아시아에어라인, 유스카이항공, 프라임항공, 하이에어에 이르기까지 울산공항에서 하늘길을 열고자 했던 항공사들의 도전기는 모두 실패로 기록되었다. 게다가 울산공항은 인근에 가덕도 신공항과 대구경북 신공항이라는 대규모 국제공항이 2028년과 2029년에 잇달아 개항하면 경쟁열위에 빠질 수 있어 초조해지고 있다.

전국에서 광역시 단위의 공항에 기반 항공사가 없는 유일한 곳이 된 울산시와 지역사회는 여전히 항공사 유치를 바라고 있다. 울산시는 울산공항 활성화와 줄어든 운항노선 공백을 메우기 위해 2023년 9월부터 지속적으로 국토교통부에 신규 항공사 유치를 건의한 것으로 전해져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양성진 항공산업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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