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에 새로 합류한 아시아쿼터 교체 선수 다린 핀수완이 21일 정관장 경기에서 데뷔전을 앞두고 몸을 풀고 있다. /사진=KOVO
차상현(50) 서울 GS칼텍스 감독은 4연패에도 애써 긍정론을 펼쳐들었다. 그만큼 GS칼텍스의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아 있다는 것이다.
차 감독이 이끄는 GS칼텍스는 21일 서울시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대전 정관장과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0-3(21-25, 23-25, 23-25)로 셧아웃 패배를 당했다.
5라운드 1승 5패 부진이자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이던 정관장에 4라운드에 이어 다시 한 번 승점 3을 헌납해 더 뼈아픈 경기였다.
GS칼텍스는 16승 14패, 승점 45에 머물며 5위 화성 IBK기업은행(승점 43)의 추격으로부터 달아나지 못했다. 반면 정관장은 16승 14패, 승점 50으로 더 달아나며 단독 3위를 지켰다.
실점 후 아쉬워하는 GS칼텍스 선수들. /사진=KOVO
결정적인 상황에서의 집중력에서 차이가 갈렸다. 실바가 분투했지만 반대로 실바만큼 믿을 만한 선수가 없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주포인 아웃사이드 히터 강소휘는 공격 성공률 21.74%, 공격 효율 4.35%에 그치며 6득점에 그쳤다.
반면 정관장은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가 21점, 지오바나 말라나(등록명 지아)가 15점으로 훨훨 날았고 이소영이 9점, 정호영이 7점, 박은진이 6점으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들 중 가장 공격 성공률이 낮은 건 지아로 36.59%였고 나머진 다 40% 이상의 높은 적중률을 보였다.
GS칼텍스는 아시아쿼터 교체 선수 다린 핀수완(30·등록명 다린)이 이날 데뷔전을 치렀고 부상에서 복귀한 세터 안혜진도 복귀한 지 3경기에 불과해 아직 정상 컨디션이나 선수들과 호흡이 정상궤도에 올랐다고 보긴 어렵다. 이날도 선발 출전했으나 2세트엔 교체아웃됐고 3세트엔 벤치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차상현 감독은 경기 후 "0-3으로 지긴 했지만 긍정적인 건 이전보다 코트 안에서 움직이는 게 좋아졌다는 것이다. 그걸로 만족해야하는 경기"라며 "상대 멤버가 구성이 좋다. 분명히 좋은 팀이다. 블로커 역할이나 능력 비교하면 충분히 지금 위치에 있을 만한 팀이다. 나름 선방한 것 같다. 안 좋은 분위기에서 이겨보려고 애를 썼는데 세트를 못 뺏긴 했지만 그래도 긍정적으로 봐야 할 부분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린(위)이 정관장 블로커들을 앞에 두고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KOVO
어찌보면 6라운드에 더 나아진 경기력을 보일 수 있다는 희망이기도 하다. 다린은 이날 아웃사이드 히터로 선발 출전해 5점 서브에이스 하나에 공격 성공률 36.36%를 기록했다. 아직은 호흡이 잘 맞지 않은 탓인지 공격 점유율은 10.68%에 불과했지만 가능성을 찾을 수 있는 경기였다.
리시브 효율도 38.89%로 나쁘지 않았고 특히 수비에서 활약이 뛰어났다. 디그 시도 13개 중 12개를 성공시켰다. 강소휘(10/12), 리베로 한다혜(8/11)보다도 더 많이 상대의 공격을 걷어냈다.
차상현 감독은 경기 후 "어떤 경기력을 보일까 궁금했다"며 "수비 템포나 그런 건 괜찮아 보였다. 리시브도 완전한 범실 없이 잘 버텨줬다"고 평가했다.
선수들에게 박수를 치며 격려하는 차상현 GS칼텍스 감독. /사진=KOVO
GS칼텍스는 이번 시즌 아시아쿼터로 골머리를 앓았다. 첫 드래프트에서 지명한 아웃사이드 히터 메디 요쿠(인도네시아)가 전술상 이유로 팀을 떠났다. 이후 데려온 세터 소라야 폼라(태국)는 선수 개인 사정으로 팀에 안착하지 못했다. 우여곡절 끝에 세터 아이리스 톨레나다(등록명 톨레나다)를 영입했으나 올 시즌 주전 경쟁에서 입지를 다지지 못하고 단 3경기 출전에 그쳤다.
사실상 아시아쿼터의 도움을 받지 못한 GS칼텍스다. 그렇기에 첫 경기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친 다린에 대한 평가가 더 후할 수밖에 없다. 분명히 이날 가능성을 발견했고 주전 세터였던 안혜진은 점차 컨디션과 호흡 면에서 나아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그렇기에 차 감독은 이날 경기 내내 선수들에게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고취시키는데 집중했다.
6라운드 정관장과 맞대결은 물론이고 3위 탈환이 어렵더라도 준플레이오프를 통해 봄 배구를 노려볼 수 있다. 차상현 감독이 5라운드 저조한 성적에도 희망론을 펼쳐드는 이유다.
GS칼텍스 세터 안혜진이 토스를 올리고 있다. /사진=KOV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