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2차예선 태국전을 대비해 훈련을 펼쳤다. 이강인이 밝은 표정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 /상암=김진경 기자
황선홍 임시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는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2차전 태국과 홈경기를 치른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충격의 탈락 이후 처음 치르는 경기다. 그동안 사건사고가 많았다. 무엇보다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두 선수, 손흥민(32·토트넘), 이강인이 물리적 충돌을 빚은 '탁구 게이트' 사건이 뒤늦게 알려져 축구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사건은 이렇다. 대회 기간 이강인 등 어린 선수들이 탁구를 치려고 하자, 팀 화합을 중시하는 손흥민이 이를 제지하려다가 충돌이 일어났다. 후폭풍은 엄청났다. 이강인을 향해 거센 비난이 쏟아졌다. 10년 선배, 그것도 한국축구 최고 스타 손흥민에게 대든 사건이었다. 축구팬들도 분노했다.
하지만 많은 논란에도 황선홍 임시감독은 이강인을 대표팀에 선발했다. 이강인도 무려 3번이나 사과했다. 이 기간 손흥민이 있는 영국으로 직접 찾아가 사과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대선배답게 손흥민도 이를 받아들였다.
이강인은 전날(20일) 대국민 사과도 임했다. 대표팀 훈련에 앞서 이강인은 취재진 앞에 서 "축구팬들께서 아시안컵 기간 동안 너무 많은 사랑과 관심, 너무 많은 응원을 주셨는데, 그만큼 보답해드리지 못하고 실망시켜드려 너무 죄송하다"며 "앞으로도 좋은 축구선수뿐 아니라 좋은 사람, 팀에 도움이 더 될 수 있고 모범적인 사람이 되도록 많이 노력하며, 그런 선수와 사람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이강인은 인터뷰가 다 끝난 뒤에도 허리를 90도 숙여 다시 한 번 진심 어린 사과의 뜻을 전했다.
진심을 다해 사과한 이강인은 이제 한국 축구팬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강인은 태국전 선발 명단에서 제외돼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다. 하지만 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그라운드에 나와 몸을 풀었다. 전광판을 통해 대표팀 선수를 소개하는 시간. 이강인 차례가 되자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모인 팬들은 이강인을 향해 뜨거운 함성과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자칫 이강인에게만 야유가 쏟아졌다면 선수 본인은 크나큰 상처를 받을 수 있었는데, 우려했던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이날 한국-태국전 경기는 6만석이 모두 팔리는 매진을 기록했다. 경기 시작 전인데도 관중석은 빈 곳을 찾기 어려울 만큼 많은 팬들이 들어찼다. 이강인에게 쏟아진 함성도 엄청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