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G 14볼넷→3이닝 91구 강판' 1순위 황준서 힘 빠졌나, 열흘 쉬어 간다 [수원 현장]

수원=안호근 기자  |  2024.06.04 20:15
한화 이글스 신인 투수 황준서가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원정경기이자 김경문 감독의 한화 사령탑 데뷔전에서 선발 등판해 1회말 투구를 펼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한화 이글스 신인 투수 황준서가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원정경기이자 김경문 감독의 한화 사령탑 데뷔전에서 선발 등판해 1회말 투구를 펼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한화는 젊은 투수들이 좋다. 젊은 선수들을 바탕으로 강해지는 팀이 돼야 한다"

2024시즌 전체 1순위 신인 황준서(19)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이다. 이미 리그 정상급 기량을 검증 받은 문동주(21)를 제외하면 젊은 투수들 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황준서가 김경문(66) 감독의 부임 이후 첫 경기에 무거운 책임감 속에 선발 등판했다. 황준서는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동안 91구를 던지며 4피안타 6사사구 2탈삼진 1실점한 뒤 강판됐다.

올 시즌 13경기(선발 9회)에서 47⅓이닝을 소화한 황준서는 이날 팀이 3-1로 앞선 4회말 물러나며 2승 5패를 유지했고 평균자책점(ERA)을 4.06에서 3.99로 낮췄다.


ERA는 낮췄지만 사령탑 앞에 눈도장을 찍을 만한 내용이 아니었다. 김경문 감독은 3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젊은 투수들의 장래성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문동주(2022년 입단)를 필두로 김기중, 김규연(이상 2021년 입단), 김서현(2023년 입단), 조동욱(2024년 입단) 등 잠재력이 풍부한 투수들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황준서는 가장 많은 주목을 받으며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황준서는 당초 5선발 경쟁에서 김민우에 밀려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기회를 잡았다. 지난 3월 31일 임시 선발로 나선 프로 데뷔전에서 공격적인 투구로 5이닝 1실점하며 류현진 이후 무려 18년 만에 한화 출신 신인 데뷔전 선발승을 따냈다.


시즌 2승 째를 거둔 지난달 29일 롯데 자이언츠와 홈경기에서 호투를 펼치고 동료의 격려를 받는 황준서.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시즌 2승 째를 거둔 지난달 29일 롯데 자이언츠와 홈경기에서 호투를 펼치고 동료의 격려를 받는 황준서.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이후 불펜으로 활용된 황준서는 김민우가 부상으로 이탈하며 선발로 복귀해 5이닝 1실점 호투했다.'

그러나 이후 3경기에서 5이닝을 버티지 못했고 지난달 17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5⅓이닝 투구했지만 5실점했다.

이후 안정감을 찾았다. 23일 LG 트윈스전에선 5이닝 동안 2실점했고 29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6이닝 동안 무실점 호투하며 5연패 이후 2번째 승리를 챙겼다.

다만 불안함도 있었다. LG전 피안타는 3개에 불과했지만 볼넷은 4개로 더 많았다. 롯데전에서도 2피안타 5볼넷을 기록했다. 체력이 빠진 듯한 느낌을 줬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스태프들과 미팅에서 신인으로서 선발에서 많이 던져서 한 번 쉬어가면 어떨까 하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이번엔 던지고 다음에 한 턴을 쉬고 10일 뒤에 올라올 계획"이라고 밝혔다.

896승을 챙긴 명장의 한화에서 첫 경기. 열흘의 휴식을 보장받은 신인의 씩씩한 투구를 기대했으나 이날도 제구 난조는 계속됐다. 1회 무려 36구를 던졌다. 제구가 흔들리며 안타 하나 없이 볼넷 3개를 내주고 스스로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문상철과 김민혁을 스플리터와 직구로 얼어붙게 만들며 가까스로 실점 위기를 지웠다.

한화 이글스 신임 사령탑 김경문 감독(가운데)이 4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원정경기 1회말 무실점을 이끈 포수 최재훈(왼쪽)이 이닝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오자 격려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한화 이글스 신임 사령탑 김경문 감독(가운데)이 4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원정경기 1회말 무실점을 이끈 포수 최재훈(왼쪽)이 이닝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오자 격려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더그아웃으로 향하자 김경문 감독이 황준서에게 향했다.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누며 황준서를 진정시키는 것처럼 보였다.

그럼에도 황준서는 쉽게 안정을 찾지 못했다. 2회에도 볼넷과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하며 실점 위기를 맞았다. 25구 만에 다시 한 번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고 이번엔 대선배 류현진이 다가와 조언을 건넸다.

3회말엔 무사에 강백호와 문상철, 장성우에게 3연속 안타를 맞고 1실점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행운이 따랐다. 무사 1,3루에서 김민혁이 번트를 실패하며 3루에서 문상철이 아웃됐다. 이어 김민혁이 우전안타를 더해 KT로선 더욱 아쉬움이 컸다. 배정대를 2루수 땅볼로 돌려낸 황준서는 오윤석에게 다시 볼넷을 허용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김상수를 3루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이미 91구를 던졌다. 이강철 KT 감독은 부상에서 복귀한 웨스 벤자민의 투구를 60구로 예상했는데 효율적 투구로 4회까지 책임졌지만 정작 황준서는 1이닝 더 먼저 강판됐다.

이날 던진 91구 중 직구가 60구에 달했는데 최고 시속은 144㎞로 아쉬움이 나타났다. 더 문제는 스트라이크가 50구로 55%에 그쳤다는 점이다. 주무기 스플리터는 30구 중 11구 만이 스트라이크로 기록됐다. 커브는 단 하나만을 던졌다.

프로 무대는 당연히 고교리그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그만큼 체력적으로나 다양한 면에서 많은 차이가 나타나는 게 당연하다. 다만 모든 선수가 체력적 문제로 제구 난조 문제를 겪는 건 아니다. 열흘의 휴식을 얻게 된 황준서가 복귀 후 다시 공격적이면서도 안정된 투구를 펼칠 수 있을까.

한화 이글스 신인 투수 황준서가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원정경기이자 김경문 감독의 한화 사령탑 데뷔전에서 선발 등판해 1회말 투구를 펼치고 있다. 황준서는 3이닝 만에 91구를 던지고 강판됐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한화 이글스 신인 투수 황준서가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원정경기이자 김경문 감독의 한화 사령탑 데뷔전에서 선발 등판해 1회말 투구를 펼치고 있다. 황준서는 3이닝 만에 91구를 던지고 강판됐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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