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26일 LG전 7회말 맥키넌의 송구 실책으로 주자의 진루를 허용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삼성은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9회말 끝내기 실책에 1-2로 졌다.
2연패에 빠진 삼성은 43승 34패 1무로 LG(44승 34패 2무)와 순위를 맞바꿔 3위로 내려앉았다.
LG를 만나기 전까지 5연승을 달리던 삼성이지만 박진만 삼성 감독은 25일 경기를 앞두고 "연승보다는 꾸준하게 가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위닝 시리즈를 거듭해나가고 싶다는 것이다. 연승을 달리다가도 연패에 빠지는 일이 많았던 기억 때문이다.
전날 경기는 자연재해 수준이었다. 올 시즌 부진에 빠져 방출 위기에 있던 LG 선발 케이시 켈 리가 8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펼쳤다. 삼성으로선 9회초 윤정빈이 퍼펙트를 끊어낸 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 있는 경기였다.
코너 시볼드가 역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삼성은 올 시즌 기대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근본적인 이유는 젊은 선수들의 동반 성장에 있다. 김영웅과 이재현, 이병헌, 이성규, 윤정빈 등의 동반 활약 속에 분위기를 탈 때는 무섭게 탔다. 올 시즌 5연승만 4차례 있었다.
그러나 연승이 끊긴 뒤 연패가 이어지는 경우도 많았다. 박 감독은 선수들이 분위기를 타는 경향이 있다고 이 부분을 경계했다.
분위기는 좋았다. 선발 코너 시볼드가 7회까지 96구를 던지며 3피안타 1볼넷 9탈삼진 1실점(비자책) 호투를 펼쳤다. 올 시즌 2번째 7이닝-비자책 투구였다.
단 하나 아쉬운 건 실점 장면이었다. 7회 코너가 1루 주자 오스틴 딘이 리드 폭을 늘린 것을 보고 절묘한 견제를 했는데 1루수 데이비드 맥키넌이 2루에 악송구를 해 주자가 3루를 밟았다. 김범석의 희생플라이 때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삼성이 7회말 실책으로 오스틴(오른쪽)에게 3루 진루를 허용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선취점을 가져가는 김범석(오른쪽)의 희생플라이. /사진=김진경 대기자
다음 장면에도 아쉬운 장면이 이어졌다. 바뀐 투수 김재윤이 투구 동작을 준비할 때 2루 주자 김대원이 일찌감치 3루로 스타트를 끊었고 결국 더블스틸을 허용했다. 도루가 많은 LG이기에 충분히 견제를 해볼 수도 있었지만 완벽히 허를 찔렸다. 삼성에는 선택지가 없었다. 다시 1루를 채웠다.
볼카운트 1-2로 유리한 상황에서 김범석에게 3루수 방면 땅볼 타구를 유도했는데 다급했던 김영웅이 포구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끝내기 실책. 허무하게 2연패에 빠졌다.
또 하나 곱씹어볼 장면은 9회말 마무리 오승환과 셋업맨 김재윤도 아닌 김태훈을 먼저 등판시켰다는 점이다. 문보경에게 안타를 허용했고 보크까지 저지른 뒤 김재윤이 공을 넘겨 받았고 이후 안타 하나 맞지 않고 패배를 당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연장 승부에 대비한 판단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9회말 수비에서 점수를 내주면 다음을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강한 투수를 앞에 내세우지 않은 점에도 결과적으로 씁쓸한 뒷맛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명품 투수전이 펼쳐졌던 터라 더욱 허탈한 패배였다. 야구계엔 '져도 잘 져야 한다'는 말이 있다. 5연승 후 2연패를 당하는 과정이 끝내기 실책에서 비롯됐다는 점이 더욱 뼈아프게 느껴질 삼성이다.
김범석이 9회말 끝내기 실책으로 이어진 3루 방면 땅볼을 날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끝내기 승리 이후 김범석(가운데)에게 격한 축하를 보내는 LG 선수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