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선발 투수 류현진.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이글스는 올 시즌 7연승과 함께 화려하게 출발했다. 10년 만에 단독 1위에 올랐고 올 시즌은 다를 것이라는 기대를 안기며 연속 매진 행진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88경기를 치른 현재 한화는 38승 48패 2무, 승률 0.442로 9위에 머물고 있다. 여전히 5위(SSG 랜더스)와 승차는 5.5경기로 가을야구 진출을 노려볼 수 있는 위치에 있지만 이를 위해선 확실한 반전이 필요하다.
한화는 지난 5월말 최원호 감독과 결별했다. 그와 함께 박찬혁 대표이사까지 물러났다. 그리고는 가을야구 청부사인 김경문(66) 감독을 선임했다. 신구장에서 새롭게 시작할 내년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올 시즌 가을야구 진출 욕심도 결코 내려놓을 수 없다는 걸 명확히 보여준 대목이다.
김경문 감독도 부임 후 "이기는 야구를 하겠다"며 가을야구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분명히 효과가 없지는 않았다. 부임 이전 24승 32패 1무, 승률 0.429에 그쳤던 한화는 김 감독 부임 후 14승 16패 1무, 승률 0.467로 상승곡선을 탔다.
다만 확실한 반등을 이뤘다고 보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연승을 타지 못한 게 아쉬웠다. 두 차례 3연승 한 번이 전부였다.
그 이유 중 하나로 선발진의 꾸준함을 꼽을 수 있다. 한화가 시즌 초 잘 나갔던 배경이기도 하다. 타선은 사이클을 탄다고 한다. 연승을 이어가고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선 선발이 밑바탕을 까는 게 가장 중요하다. 야구를 투수 놀음이라고 하는 이유다.
지난 12일 1군에 복귀해 7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고 활짝 웃고 있는 문동주.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그 외엔 이렇다 할 선발을 찾기 어려웠다. 문동주는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다가 2군에 다녀왔고 황준서는 3차례 기회에서 모두 5이닝을 채우지 못한 뒤 결국 불펜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들의 빈자리를 메웠던 김기중도 3번의 선발 기회에서 한 번만 5이닝을 책임졌다.
다행스러운 건 류현진에 이어 바리아와 와이스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2군에서 돌아온 문동주가 최근 7이닝 무실점 호투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는 점이다.
김기중 또한 4명의 선발진이 제대로 자리를 잡아준 상황에서라면 한 자리를 맡겨볼 만하다. 같은 기간 한화의 불펜 ERA는 4.59로 전체 3위였다. 문동주까지 지난번 경기와 같은 투구를 이어갈 수 있다면 자칫 김기중이 조기에 강판되더라도 체력을 비축한 불펜진으로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선발이 안정적으로 버텨줘야 타선이 다소 주춤하더라도 승리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더구나 주포 노시환이 빠져 있는 상황이기에 더욱 선발의 힘이 중요하다. 불펜에 체력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4선발 체제만 제대로 갖춰져도 장마로 인해 우천 경기가 많이 생기는 여름 기간을 잘 헤쳐나갈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후반기를 2승 4패로 시작한 한화다. 2연패를 끊어내고 다시 상승세를 타기 위해 이날 창원 NC파크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전에 바리아가 등판한다. 이전 3경기에서 모두 4실점으로 주춤했지만 후반기 첫 경기에서 6⅔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를 챙겼던 그이기에 기대감이 커진다.
17일 NC전 선발로 등판하는 하이메 바리아.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