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홍 안되고 강경준 되고..SBS 다시보기 기준이 뭔가요 [★FOCUS][윤성열의 참각막]

윤성열 기자  |  2024.07.26 07:56
강경준(왼쪽)과 박수홍 /사진=스타뉴스 강경준(왼쪽)과 박수홍 /사진=스타뉴스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린 연예인들에 대한 방송사의 다시보기 제재 기준이 고무줄처럼 오락가락한다. 배우 강경준이 상대 여성의 남편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를 받아들여 사실상 불륜 의혹을 인정한 모양새가 됐지만, SBS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 시즌2-너는 내 운명'(이하 '동상이몽2')은 여전히 강경준 출연분에 대한 다시보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강경준과 아내 장신영은 물론 미성년인 두 아들도 함께 출연했던 터라 이들의 2차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웨이브(Wavve)는 '동상이몽2' 강경준 출연분에 대한 다시보기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웨이브는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이 합작해 만든 OTT 플랫폼이다. 다시보기 서비스 중단은 통상 콘텐츠에 대한 권한을 가진 방송사에 요청에 따라 이뤄진다. SBS 홈페이지와 유튜브에서도 여전히 '동상이몽2' 강경준 출연분을 시청할 수 있다.

이는 재판 결과가 나온 이후 즉각 흔적 지우기에 나선 KBS와 사뭇 다른 모습이다. KBS는 전날 진행된 손해배상청구 소송 첫 변론에서 강경준이 사실상 불륜을 인정하는 태도를 취하자, 발빠른 대응에 나섰다. KBS 2TV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 강경준 방송분에 대한 다시보기와 VOD 서비스를 모두 중단한 것.


이에 KBS 측은 스타뉴스에 "강경준이 출연한 '슈퍼맨이 돌아왔다' 영상과 다시보기는 모두 내려간 상태"라며 "제작진이 강경준의 아이들을 보호하는 마음에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강경준과 함께 출연한 자녀들의 2차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

반면 SBS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SBS 측은 '동상이몽2' 강경준 출연 회차 다시보기 서비스 중단 여부와 관련 "결정된 건 없다. 추후 정리되면 말씀드리겠다"고 전했다.


강경준은 '동상이몽2'에서도 가족들과 함께 출연했다. 그는 2017년부터 배우 장신영과 '동상이몽2'에 출연해 부부가 되고 가정을 이루는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 장신영이 전 남편 사이에 얻은 아들 정안을 살뜰하게 보살피는 강경준의 모습은 훈훈함을 안겼다. 2020년 '동상이몽2'에 재합류한 강경준, 장신영 부부는 둘째 아들 정우를 육아하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예능을 통해 쌓아온 가정적인 이미지는 상간 스캔들이 터지면서 단숨에 추락했다. 그를 향한 시선은 싸늘하게 변했다. 이 과정에서 강경준의 가족들도 큰 상처를 입었다.

하지만 '동상이몽2' 해당 회차들은 다시보기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가족들에게 심리적으로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SBS는 일단 강경준의 경우 법적 처벌을 받은 사안이 아닌 사생활 영역이라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강경준 가족을 향한 사회적 정서를 고려하지 않은 태도다.


기준도 일관적이지 않다. SBS는 과거 출연자 보호를 위해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한 사례가 있다. 2021년 4월 당시 '미운 우리 새끼' 고정 출연자였던 박수홍이 친형과 갈등으로 논란을 빚자, 박수홍과 모친의 '미운 우리 새끼' 출연분을 삭제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당시 SBS 측은 "출연자 보호 차원에서 서비스 중단을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다시보기 서비스가 여전히 제공되고 있는 강경준의 경우와 대조를 이룬다. 비록 방송사마다 기준이 다르다고 할지라도, 일관성이 없는 조치는 혼란을 야기한다. 오락가락한 '고무줄 잣대' 적용은 논란의 불씨를 키우기 마련이다. 게다가 출연자들의 2차 피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파급력이 있는 방송사라면 마땅히 책임감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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