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역사상 이런 악마는 없었다' 오재원, 징역 2년 6개월 선고... 초토화된 두산-상처 받은 야구팬

안호근 기자  |  2024.07.27 10:49
오재원. /사진=뉴스1 오재원. /사진=뉴스1
40년이 넘는 프로야구 역사에 이 같은 악인이 또 있었던가. 폭행, 마약, 음주운전, 성 추문 등 수 많은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프로야구라고 해도 대부분은 자신만의 문제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이처럼 많은 이들에게 피해를 안기고 떠난 이를 찾기는 쉽지 않다.


두산 베어스의 주장을 맡아 전성기를 이끌기도 했던 전직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39)이 마약 투약에 폭행 혐의 등으로 결국 감옥 신세를 지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판사 한대균)는 26일 특정 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 협박 등) 등 혐의를 받는 오재원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2400여만원 추징, 80시간의 약물 중독 재활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고 뉴스1과 뉴시스 등이 보도했다.


마약을 투약하고 자수하려다 오재원에게 협박·폭행을 당한 지인 A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마약 투약은 물론이고 오재원 측이 부인해 왔던 지인 A씨에 대한 보복 협박 및 폭행 혐의 역시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A씨의 진술 내용은 주요 부분에서 일치하고 구체적"이라며 "사건 직후 대화에선 피해자(A씨)가 협박·폭행 내용에 대해 피고인(오재원)에게 주장하자 피고인이 적극적으로 부인하기보다는 사과하는 취지의 내용도 들어 있다. 이런 점을 모두 종합해 보면 피해자의 진술이 더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오재원은 씻을 수 없는 잘못을 범했다. 2022년 11월부터 1년간 총 11회 필로폰을 투약하고 지인의 아파트 복도 소화전에 필로폰 0.4g을 보관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여기까진 프로야구 역사를 떠올릴 때 크게 놀라울 것도 없는 사건일 수 있었다.

오재원(왼쪽에서 3번째). /사진=뉴스1 오재원(왼쪽에서 3번째). /사진=뉴스1
그러나 오재원은 나아가 필로폰 투약을 신고하려는 지인 A씨의 휴대전화를 망치로 내리치고 협박하며 멱살을 잡은 혐의를 받았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난해 1월부터 지난 3월까지 지인 9명으로부터 89차례에 걸쳐 수면제인 스틸녹스정 2242정을 수수했는데 이 과정에서 지인 명의를 도용해 스틸녹스정 20정을 산 혐의도 받았다. 후배 선수들에게 수면제 대리 처방을 강요하고 협박까지 일삼았다. 주장을 맡기도 했던 오재원은 자신의 연차가 큰 2군급 선수들을 타깃으로 삼아 협박하고 수면제 대리 처방을 강요했다.

결국 그와 관계된 전현직 프로야구 선수 13명과 두산 트레이너 1명 등 총 29명이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상황이다.

자신을 있게 한 두산에 치명타를 안겼다. 1군급 선수가 없다고는 해도 2군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어졌다. 아무리 선배의 위계를 악용한 것이었다고 하더라도 사실이 확인될 경우 법적 처벌과 징계 등을 피할 수 없을 후배들이 줄을 잇게 됐다.

오재원은 현역 시절 16시즌 동안 두산 베어스에서만 뛰며 주장도 맡았고 팀의 3회 우승을 견인했다. 통산 1571경기에서 타율 0.267, 폭넓은 2루 수비의 지평을 연 선수로 활약했고 뛰어난 수비를 바탕으로 대표팀에서 태극마크도 달았다. 다소 얄미워 보일 수 있고 비매너로 여겨질 수 있는 플레이를 펼쳐 안티 팬도 많았지만 적어도 두산 팬들에겐 미워할 수 없는 선수였다.

오재원(가운데)이 우승 후 두산 선수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오재원(가운데)이 우승 후 두산 선수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걸 스스로 뒤엎었다. 선수 생활을 마치고 해설 위원으로 변신한 그는 '코리안특급' 박찬호에 대한 비방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고 후배 야구선수에 대한 노골적인 저격과 이어진 노골적인 비방으로 결국 마이크를 내려놓게 됐다.

여기까지만 해도 '유별나다', '그라운드에서 감춰져 있던 인성이 드러났다' 정도의 평가로 그칠 수 있었지만 마약 투약과 이 과정에서 협박과 폭행, 심지어는 후배들을 범법 행위로 끌어들이는 최악의 행위로 야구계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마약 동종 범죄로 기소유예라는 관대한 처분을 받았음에도 수개월 만에 범행을 저질렀고 지인까지 동원하는 등 죄질과 수법이 불량하다. 또 지인에게 허위 진술하도록 수사를 방해한 사실이 있고 피해자가 자수하려 하자 이를 막기 위해 폭행·협박을 저지르는 등 범행 경위 역시 좋지 않다"며 "이런 점을 고려하면 엄한 실형을 선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다만 "형사처벌 전력이 없고 이 사건 범행 전 보복협박 혐의 외 나머지 부분은 자백하고 반성한 점은 유리한 정상"이라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한편 오재원은 유흥업소 종사자인 지인으로부터 필로폰 약 0.2g을 수수한 혐의로도 추가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오재원 측은 해당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해 감옥 생활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던 오재원. /사진=뉴스1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던 오재원.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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