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루키 최다 SV 타이' 김택연, '혹사 우려'에 답하다 "나는 괜찮다, 힘들 땐 더 쉬려고 해"

포항=안호근 기자  |  2024.08.22 11:42
두산 김택연이 21일 삼성전에서 시즌 16번째 세이브를 달성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두산 김택연이 21일 삼성전에서 시즌 16번째 세이브를 달성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이쯤 되면 기록 제조기다. 무서운 고졸 신인 김택연(19·두산 베어스)이 고졸 신인 최다 세이브 타이 기록을 세웠다. 이제 한 걸음마다 새 역사가 쓰인다.


김택연은 21일 포항야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팀이 5-2로 앞선 9회말 등판해 1이닝을 깔끔히 막아내며 시즌 16번째 세이브를 수확했다.

이로써 김택연은 2006년 나승현(롯데)과 함께 고교 신인 최다 세이브 타이 기록을 세웠다. 더불어 대졸 신인으로서 16세이브를 달성한 오승환(삼성)과도 어깨를 나란히 했다. 더불어 전 구단 상대 세이브도 최연소로 달성했다.


9회 마운드에 오른 김택연은 이날 홈런을 기록한 이재현을 상대로도 거침 없는 투구를 펼쳤다. 주무기인 강력한 포심 패스트볼로 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간 김택연은 4구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통해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대타 이병헌에겐 포심과 슬라이더를 번갈아 던지며 유격수 땅볼을 이끌어냈고 또 다른 대타 윤정빈에게 6구 승부 끝에 좌전 안타를 맞았지만 김지찬에게 초구 포심 이후 슬라이더로 유격수 땅볼을 유도해 경기를 매조졌다.


김택연이 21일 삼성전에서 9회말 투구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김택연이 21일 삼성전에서 9회말 투구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이승엽 감독은 경기 후 "선발 최원준이 제 몫을 다했다. 그동안 잘 던지고도 팀 사정상 일찍 마운드를 내려간 적이 많았는데, 오늘은 아주 효율적인 투구로 실점을 최소화했다"며 "뒤이어 등판한 홍건희, 이병헌, 최지강, 김택연도 더할 나위 없는 피칭을 해줬다"고 칭찬했다.

경기 후 만난 김택연은 "오늘 세이브하면 (최다 세이브) 동률이라고 해서 생각이 날 줄 알았는데 막상 몸을 풀어보니까 생각은 안 났다"며 "3점 차라 볼넷, 볼넷을 주면서 흐트러지지 말고 빠르게 승부하려는 마음가짐을 갖고 올라갔는데 그게 잘 된 것 같다"고 말했다.

6월에서야 본격적으로 마무리 보직을 맡아 역대 신인 최다 세이브 기록인 2002년 조용준(현대)의 28세이브 기록에 도전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세이브 하나만 추가하더라도 고졸 신인 최다 세이브 기록을 경신하며 역대 신인 세이브 5위로 올라서게 된다. 이젠 20세이브를 목표로 달려 나간다.


김택연은 "당연히 그런 기록을 세우면 기분이 좋고 하나가 남았을 땐 이럴 때 못하면 '그런(기록을 신경 쓰는)것 때문에 아니냐'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아서라도 빨리 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서도 "그런데 기록을 달성 하려면 안 아픈 게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몸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로 첫 해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많은 경기에 나서다가 이후 부상 등으로 힘들어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일부 팬들은 '김택연이 혹사 당하는 게 아니냐'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한다.

김택연(오른쪽)이 세이브를 따낸 뒤 포수 양의지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김택연(오른쪽)이 세이브를 따낸 뒤 포수 양의지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김택연은 10개 구단 마무리 투수 가운데 주현상(한화)과 함께 가장 많은 52경기에 출전했고 소화 이닝도 55⅔이닝으로 박영현(KT·60⅔이닝) 다음으로 많다. 물론 6월 중순까지 중간계투로 활약했다는 차별점이 있기는 하지만 꽤나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낄 법한 상황이다. 마무리 보직을 맡은 이후 1이닝을 초과하는 등판 기회도 8차례에 달했다. 이 중 2이닝 세이브도 한 차례 있었다.

그럼에도 김택연은 혹사 논란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저는 괜찮다. 왜냐하면 이렇게 많이 던지기 전에 많이 쉬었기도 했고 4일에 한 번 던지는 적도 있었기에 큰 문제는 없다"며 "누구나 다 경기에 나가면 힘든 건 당연하다. 얼마나 잘 회복하냐가 부상이나 컨디션을 좌우한다고 생각해서 힘들 때는 그만큼 더 쉬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무리로서 크나 큰 책임감을 갖고 있다. "저도 이렇게 빨리 마무리 투수라는 보직을 두산에서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이르지 않나라고도 생각했지만 2군에도 다녀오면서 준비를 잘했던 것 같다"며 "전 경기처럼 저 때문에 질 수도 있는 보직이다보니까 정말 하루 하루 잘해야 하고 책임감 있게 항상 던져야 한다. 순위 싸움이 중요할 시기이기 때문에 더 집중해서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3승 2패 16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ERA) 1.94에 이닝당 출루허용(WHIP) 1.20, 피안타율은 0.207을 기록하고 있다. 사실상 신인상을 일찌감치 확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서도 "타이틀에 대해서는 시즌 전에 목표는 세워뒀지만 시즌 중반 이상 됐을 때는 신경을 정말 안 쓰고 있다"며 "그에 앞서 해야 할 게 너무나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안 다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최대한 의식을 안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신인으로서 아직 클로저의 보직이 낯설지만 김택연은 다른 선배 마무리들에 못지않게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였다. 8회 등판과 9회 등판의 차이를 묻자 "8회에 등판하는 건 위기 때 올라가는 상황이 많다. 그 상황에 따라서 어떻게 해야 될지, 이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야 될지 같은 걸 많이 생각하며 준비하고 9회에 올라갈 때도 비슷하지만 '첫 타자를 잘 잡자'는 생각으로 집중하고 또 2아웃이 됐을 때 '볼넷을 줄이자'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마무리 투수로서 남다른 사명감을 느끼는 김택연은 "(매력이) 많다. 마무리 투수는 이기는 상황에만 던질 수 있는 자리이고 팀에서 가장 믿음이 있는 투수에게 맡겨진다. 팀의 승리를 마지막에 지킬 수 있는 자리는 게 좋다"고 애정을 나타냈다.

승리 후 김택연(왼쪽)이 이승엽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승리 후 김택연(왼쪽)이 이승엽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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