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 조모상에 먹먹 "할머니 보고 싶어도 못 봐..잠 못 드는 새벽" [전문]

최혜진 기자  |  2024.08.29 13:52
배우 이주영/사진=스타뉴스 배우 이주영/사진=스타뉴스
배우 이주영이 할머니를 떠나보낸 후 먹먹한 심경을 드러냈다.

29일 이주영은 최근 조모상을 당했음을 알리며 할머니에게 작별 인사를 전했다.


이주영은 "올해 여름이 밉게도 너무 더워서 할머니가 힘들지 않았을지 걱정이야. 할머니가 가니까 이제야 선선한 가을 하늘이 됐다. 할머니이 지금 잘 자고 있어? 난 할머니 생각에 잠 못 드는 새벽이야.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데 이제 볼 수가 없네"고 했다.

이어 "어제오늘 할머니한테 술을 몇 잔을 올린지 몰라. 우리 할머니 너무 많이 취하는 거 아닌가 걱정되더라. 생전에 못 사드린 맛있는 음식 남들 다 하는 평범하고 행복한 시간 보내는 그런 거 못 해준 거 나는 왜 그런 생각만 날까, 할머니. 할머니한테 받은 것뿐이 없는 거 같아서 너무너무 슬퍼"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주영은 "3일 동안 할머니한테 고맙고 사랑한다고 500번은 말한 거 같아. 평생 동안 그 쉬운 말 더 못 해줘서 미안해, 할머니"라며 "나 할머니 너무 오래 붙들고 안 있을게. 할머니 꼭 바람 좋고 공기 좋은 평화로운 곳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할게. 우리 가족들 걱정은 하지 말고 잘 자고 있어 알겠지 할머니. 사랑해 할머니"라고 전했다.

한편 이주영은 2012년 영화 '조우'로 데뷔했다. 이후 영화 '협상', '메기', '야구소녀', 드라마 '역도요정 김복주', '이태원 클라쓰', '타임즈' 등에 출연했다.


다음은 이주영 글 전문

올해 여름이 밉게도 너무 더워서

할머니가 힘들지 않았을지 걱정이야


할머니가 가니까 이제야 선선한 가을 하늘이 됐다

할머니이 지금 잘 자고 있어?

난 할머니 생각에 잠 못 드는 새벽이야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데 이제 볼 수가 없네

겁 많고 잠도 쉬이 못 들고 악몽도 많이 꾸는 어린이였을 시절

자다 꼭 새벽에 깨서 울면서 할머니 침대로 쪼르르 들어가면

할머니가 옆자리를 내주고 토닥토닥 안아줬던 기억이 선명해

거의 매일을 그렇게 할머니 침대로 찾아갔던 탓에

제 침대에서 편하게 자는 날에도 꼭 찾아와서 잘 자고 있나 확인하던 할머니 지금 생각해 보면 나 그거 다 알았었다

난 지금도 그 어린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데

내가 안아주고 날 안아줄 할머니가 없네

할머니 손의 감촉이랑 아흔에도 숱 많고 빳빳한 머리카락 귀여운 볼 나보다 고운 피부 다 너무너무 생생해

어제오늘 할머니한테 술을 몇 잔을 올린지 몰라

우리 할머니 너무 많이 취하는 거 아닌가 걱정되더라

생전에 못 사드린 맛있는 음식 남들 다 하는 평범하고 행복한 시간 보내는 그런 거 못해준 거 나는 왜 그런 생각만 날까 할머니

할머니한테 받은 것뿐이 없는 거 같아서 너무너무 슬퍼

오늘 스님께서 슬퍼하는 거, 기도드리는 거, 그런 건 다 이제 스님이 해주신다고 울지 말고 마음 편히 있어야 된다고 해주셔서 마음의 위안이 됐는데

당분간은 그건 어렵겠어 할머니

마지막에 할머니 보러 간 게 7월 12일이었어

할머니는 그날 전에 없게 이상했어

나 보자마자 뿌앵 우는 귀엽고 아기 같은 모습은 똑같았지만

나더러 왜 이제 왔냐고 몇 년 만에 온 거냐고 할머니 나 몇 년 만에 온 거 아니야 얼마 전에도 왔잖아 해도 듣지도 않고 이제 나 까먹은 거냐고 계속 말해서 우리 할머니 왜 이러지 이상타! 했는데

이렇게 급하게 인사하려고 그때부터 그랬던 거지?

내가 좀 더 빨리 알아챌걸

그로부터 한 달 내내 할머니를 보러 갈걸

난 지금 후회만 막심한 못난 손녀야!

할머니

3일동안 할머니한테 고맙고 사랑한다고 500번은 말한 거 같아

평생 동안 그 쉬운 말 더 못 해줘서 미안해 할머니

나 할머니 너무 오래 붙들고 안 있을게 할머니 꼭 바람 좋고 공기 좋은 평화로운 곳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할게 우리 가족들 걱정은 하지 말고 잘 자고 있어 알겠지 할머니

사랑해 할머니

사랑해 잘 자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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