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스토어 1호점' 각 구단 유니폼. /사진=필자 제공
필자는 지난 17일 KBO 플레이오프 3차전이 열린 잠실 야구장으로 가는 길에 KBO 스토어를 들렀다. KBO 스토어는 한남대교 남단과 양재역을 관통하는 강남대로 한복판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 만큼은 최상급이다. KBO 사무국이 위치한 야구회관도 강남대로에 위치해 있다.
서울에서도 임대료가 가장 비싼 지역 가운데 한 곳이 강남역 상권(2023년 서울시 상가임대차 실태조사 보고서 기준 5위)인데 그 강남역으로 연결되는 강남대로변을 끼고 있는 건물 1층에 KBO 스토어가 위치해 있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지하철 신사역에서 하차해 도보로 찾아 갔는데, 골목에 있을 것이라고 상상했지만 대로변에 있었다. 올해 1000만 관중을 돌파한 프로야구의 인기를 여기서도 실감할 수 있었다.
KBO 스토어에는 현재 10개 구단 전체가 참여하고 있지는 않다.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 키움 히어로즈 구단은 입점하지 않았고 KIA 타이거즈는 유니폼이 없다. KBO 사무국은 통합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지만, 구단들의 입장이 제각각이라 10개 구단이 다 같이 하기가 쉽지는 않다.
'KBO 스토어 1호점' 국가대표팀. /사진=필자 제공
'KBO 스토어 1호점' NC 다이노스. /사진=필자 제공
평일 오후 시간이라 10여 명의 고객이 방문했는데 '프로야구의 신주류'로 자리잡은 2030 세대가 대부분이었다. 구단마다 진열된 상품들이 각양각색이다 보니 구단간 상품을 비교, 평가하기도 하고 스마트폰으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었다. 같은 시간대의 백화점 일반 매장과 비교해 보면 고객들의 반응이 더 뜨거워 보였다.
'KBO 스토어 1호점' LG 트윈스. /사진=필자 제공
'KBO 스토어 1호점' KT 위즈. /사진=필자 제공
'KBO 스토어 1호점' KIA 타이거즈. /사진=필자 제공
오프라인 상품 매장은 공간 확보가 필수적이고 향후 확장성을 감안해야 한다. 필자가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마케팅팀 기획파트장이던 2008년에 문학야구장(현 SSG랜더스필드) 상품 매장을 새로 만들었다. 기존의 매장은 고객이 입장해 상품을 직접 만져볼 수가 없었지만 새로운 매장은 넓은 공간을 확보해 고객이 상품을 선택한 뒤 직접 착용이 가능했다.
상품 매장은 1루 1층 복도에 만들었는데 이전에는 식음료를 이용할 수 있는 의자와 탁자가 있었다. 당시에는 상품 매출이 저조해 이렇게 넓은 공간을 차지해야 하냐는 반론이 만만치 않았지만 미래 확장성을 감안해 공간을 여유롭게 확보했는데 16년이 지난 지금은 좁은 느낌이 들 정도로 굿즈 판매가 활성화하고 있다.
'KBO 스토어 1호점' 한화 이글스. /사진=필자 제공
'KBO 스토어 1호점' 와펜존. /사진=필자 제공
'KBO 스토어 1호점' 마킹 키트. /사진=필자 제공
KBO 스토어는 이제 첫발을 내디뎠다. 10개 구단 모두가 참가하면 더 좋았겠지만 7개 구단이 모인 것만으로도 의미가 충분하다. KBO리그 공식 온라인 쇼핑몰인 KBO 마켓이 2019년 6월 오픈했으니 5년 만에 오프라인 매장이 일반인들에게 공개된 것이다.
KBO 스토어는 상품 매장으로서의 기능도 있지만 프로야구 체험 장소의 의미도 있어 보인다. 서울 외 다른 지역에도 KBO 스토어가 오픈하면 프로야구에 대한 접근성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 같다. KBO 스토어 2호점, 3호점의 개장을 기대해 본다.
류선규 전 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