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김민석이 29일 오후 3시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24 울산-KBO Fall League 결승전 종료 후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김민석은 29일 오후 3시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4 울산-KBO Fall League 결승전에서 팀의 2번 타자 겸 중견수로 출전했다.
1회 말 첫 타석부터 김민석은 NC 선발 이용준을 상대로 우익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를 치고 출루에 성공했지만 득점에는 실패했다. 이후 3회에는 떨어지는 커브볼을 공략했으나 유격수 쪽 평범한 땅볼로 물러나고 말았다.
하지만 김민석은 경기 중반 들어 맹타를 휘둘렀다. 0-2로 뒤지던 롯데는 5회 말 선두타자 이호준의 2루타로 찬스를 잡았다. 2사 후 타석에 들어선 김민석은 바뀐 투수 박주현을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를 펼친 끝에 우중간을 가르는 타구를 날렸다. 이호준이 홈을 밟았고, 김민석은 3루까지 내달려 살았다. 이어 추재현의 2루타 때 홈으로 들어오며 역전 발판을 마련했다.
김민석의 방망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롯데는 6회 말 이호준(2타점 2루타)과 서동욱(1타점 적시타)의 적시타로 3점을 뽑은 후 다시 무사 1, 3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김민석이 이번에는 좌중간을 완전히 꿰뚫는 2루타를 폭발시켜 주자 2명을 모두 불러들였다. 스코어 9-2를 만들면서 승리에 쐐기를 박는 순간이었다.
8회에도 내야안타로 출루한 김민석은 5타수 4안타 3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김민석과 추재현이 각각 4안타를 몰아치며 활약한 롯데는 결국 10-2로 승리, 초대 KBO 가을리그 챔피언에 등극했다. 결승전을 포함해 27타수 9안타(타율 0.333) 4타점을 올린 김민석은 대회 MVP에 등극했다. 그는 상금 100만 원을 받게 됐다.
롯데 김민석이 29일 오후 3시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24 울산-KBO Fall League 결승전에서 6회 말 득점을 올린 후 미소를 짓고 있다.
이번 가을리그에서 김민석은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임했을까. 그는 "기술적으로 바뀐 건 크게 없다"면서도 "시즌 때는 나와 싸우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투수가 누가 나오더라도 무조건 안타를 치겠다는 생각으로 멘탈을 바꿨다"고 말했다.
일본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등 외국 선수들을 상대한 것도 도움이 됐다. 김민석은 "소프트뱅크 투수들은 타자의 타이밍을 잘 갖고 놀더라. 처음 보는 투수들이고 해서 처음에는 어려웠다"며 "가면 갈수록 임팩트를 주고 세게 치려고 한다"고 했다.
휘문고 시절 이영민 타격상을 받을 정도로 타격에서 재능을 보였던 김민석은 2023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해 개막 엔트리에 포함된 그는 고졸 신인 역대 4번째 올스타 베스트에 선발됐다. 129경기에서 타율 0.255(400타수 102안타) 3홈런 39타점 53득점 16도루 OPS 0.652의 성적을 올렸다. 고졸 신인이 100안타를 넘긴 것도 역대 8번째였다.
하지만 올해는 3월 초 훈련 도중 오른쪽 내복사근 부상으로 인해 개막 엔트리 합류가 불발됐다. 1군 복귀 후에도 2군을 오르락내리락하는 일이 이어졌다. 결국 김민석은 2024시즌 1군 41게임에서 타율 0.211(76타수 16안타)에 그치며 시즌을 마감했다.
올 시즌을 돌아본 김민석은 "많이 아쉽다"며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스스로 느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그게 좀 더 크게 와닿았다"며 "2군에 있어도 내가 할 거 하면서 잘 준비하면 또 1군에 갈 수 있으니까 잘 준비했다"고 얘기했다.
상금으로 받은 100만원으로 어떤 걸 하게 될까. 생각하지 못한 듯 잠시 말을 멈췄던 김민석은 "올해 배트 산 게 결제 금액이 남아 있어서 (상금을) 받아서 써야겠다"고 밝혔다.
롯데 김민석이 29일 오후 3시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24 울산-KBO Fall League 결승전에서 6회말 무사 1, 3루 싹쓸이 2타점 2루타를 치고 있다.